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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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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 1권, 2권을 읽고 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 1권, 2권을 읽고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2016)가 2011년 발표한 소설  입니다. 권력의 거짓말과 모함, 그에 따른 정치적 음모론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설로 1권, 2권 각각 4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입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소설가, 역사학자, 건축학자이며 그것을 통해 정치와 사회 문화를 비평하는 박학한 지식인으로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는 그의 일생동안의 연구와 실천을 집약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당연한 수순으로 는 출간 즉시 유럽 각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화제를 불러일으킵니다.    의 주인공은 19세기 초, 1830년 이탈리아 피에몬테 출신 시모네 시모니니입니다. 열악하..
주제 사라마구의 「수도원의 비망록」을 읽고 주제 사라마구의 「수도원의 비망록」을 읽고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de Sousa Saramago, 1922-2010)의 1982년 작품 입니다. 국내에서 주제 사라마구는 와 로 잘 알려진 작가인데 은 와 함께 1998년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에 소개됩니다. 노벨 문학상의 파워입니다.  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중 유일한 러브스토리입니다. 18세기 포르투갈의 대규모 공사인 마프라 수도원 건립을 배경으로 한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계급 격차, 그 속에서 소설 전체 스토리를 끌어가는 발타자르와 블리문다의 애절한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녀의 딸 블리문다는 마녀재판에서 전쟁에서 왼팔을 잃은 발타자르와 우연히 마주칩니다. 곧 화형을 당할 엄마를 발치에 두고 블리문다는 '저기 우리..
조르주 페렉의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읽고 조르주 페렉의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읽고미술업계와 미술애호가, 미술작품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담긴 작품입니다. 20세기 후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 1936-1982)의 1979년 작품, 입니다. 이 책은 1978년 출간된 의 속편으로도 불리는데 역자후기에 따르면 페렉 역시 자신의 역작 과 쉽게 작별하기 어려워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조르주 페렉은 오랫동안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살았으며 그림 그리기는 늘 그의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덕에 화가와 그림은 페렉의 작품 소재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이 책 은 부제가 '그림 이야기'일만큼 그림에 대한 페렉의 애착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은 화가 하인리히 퀴르츠..
앤드류 머레이의 「완전한 순종」을 읽고 앤드류 머레이의 「완전한 순종」을 읽고 스코틀랜드 출신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사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 1828-1917)의 대표 저서, 1895년 출간된 입니다. 앤드류 머레이는 선교를 교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여긴 목회자로 그의 부모님 역시 개혁교회 선교사였습니다. 일생동안 240여 권의 경건 서적과 소책자를 출간한 저술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 은 그리스도인에게 제목만큼이나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순종을 가장 잘하는 사람은 어린아이들입니다. 축복의 통로가 순종이니 어린아이들이 해맑고 기쁨이 충만한 것 역시 순종을 따라온 선물이겠지요. 그렇다면 세상의 때가 켜켜이 묻어버린 우리들은 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요.    하나님은 자기 종들에게 자신의 뜻이 무엇인지 계시하..
마거릿 렌클의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를 읽고 마거릿 렌클의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를 읽고미국의 프리랜서 시인이자 수필가 마거릿 렌클(Margaret Renkl, 1961년생)의 2019년 데뷔작 입니다. 책은 전체 열아홉 개의 자연 이야기ㅡ복숭아, 파랑새, 단풍나무, 일식 등ㅡ 속에 세세한 인생 이야기ㅡ고요하게, 향수병, 불면증, 작별 등ㅡ를 엮어 우리 인간의 삶 역시 자연세계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별다른 긴장이나 설렘 없이 편안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단아한 수필입니다.    숲 깊은 곳에서 안개는 어린 가지와 실처럼 가느다란 줄기를 따라 보석들을 하나하나 깔아 두면서 숨어 있던 거미줄을 꿈의 풍경 속으로 일깨운다. 안개는 우리가 아는 것을 감추고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우리 눈에 드러내느라 분주하다. _「드러내다..
장 그르니에의 「어느 개의 죽음」을 읽고 장 그르니에의 「어느 개의 죽음」을 읽고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의 메시지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바로 그들과 영원히 이별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으로 1957년 출간된 작품입니다. 저자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장 그르니에(Jean Grenier, 1898-1971)로 그는 이라는 작품 속에서도 고양이 물루 이야기를 통해 반려동물에 관한 단상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그래서 개를 보면, 나도 모르게 앞뒤가 안 맞는 욕구에 사로잡혀 곧바로 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나는 어느 정도는 내 개의 하인이었다. _#4 본문 가운데 은 장 그르니에가 반려견 타이오가 죽은 이후 며칠간 써내려간 99개의 짧은 글들을 엮은 책입니다..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2023년 우리나라에 로 처음 소개 된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 1968년생)의 대표작, 입니다. 아일랜드 현지에서는 2011년 발표된 소설로 클레어 키건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입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를 읽고 클레어 키건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드디어 재회했습니다.  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거대한 부패를 알게 된 한 남자가 그것을 모른척하지 않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남자가 겪는 도덕적 갈등, 그리고 자신과 가족의 안위라는 실존적 고민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혹독한 시기였지만 그럴수록 펄롱은 계속 버티고 조용히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척지지 않고, 딸들이 잘 커서... _..
무명의 그리스도인의 「무릎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을 읽고 무명의 그리스도인의 「무릎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을 읽고 1930년경 익명으로 쓰인 기독교 고전 입니다. 종교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저서로 여러 번 재판되었으며 수많은 다른 작품으로 파생되기도 했습니다. 익명이라고는 하지만 그 '무명의 그리스도인'은 앨버트 어니스트 리처드슨(Albert Ernest Richardson, 1868년경 출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1897년 성공회 목사 안수를 받은 뒤 1898년 아프리카 선교사로 파송됩니다. 이후 영국과 해외에서 선교와 전도 사역에 일생을 바칩니다.  제목만 봐도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한 소명이자 사역은 기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소홀하기 쉽고 또 올바른 방법을 ..
레프 톨스토이의 「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를 읽고 레프 톨스토이의 「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를 읽고 반평생을 무신론자로 살아오다 50세 무렵 기독교로 회심하게 된 거장 작가,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회심한 이후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글을 썼고 그 책이 바로 140여 년 전 출간된 입니다. 서문에 따르면 톨스토이는 모든 신앙을 불신하는 니힐리스트(Nihilist: 무신론자)로 살다 쉰살이 넘어서야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믿게 되었고 그로부터 5년 후 이 책을 집필하게 됩니다. 중도에 회심한 그리스도인 대부분이 그러하듯 톨스토이 역시 회심한 후 삶이 전적으로 변화했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내가 이전에 원했던 것을 더 이상 원치 않게 되었고, 이전에 원치 않았던 것을 이제 ..
타니아 슐리의 「글쓰는 여자의 공간」을 읽고 타니아 슐리의 「글쓰는 여자의 공간」을 읽고 35명의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타니아 슐리(Tania Schlie, 1961-)의 책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이 많고 인용문이 많아 책장이 잘 넘어갈 줄 알았는데 위대한 작가들의 의미심장한 말들이 독서 속도를 늦춥니다.  타니아 슐리는 프롤로그 「시작하며」에서 책에 수록된 35명의 작가를 선정한 과정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합니다. 실제 이 책에는 18세기 작가부터 현재 활동 중인 작가까지 시대를 초월한 여성 작가들이 나옵니다. 몰랐던 작가들, 그리도 몰랐던 뒷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는 이 책에서 작품 해석을 시도하지 않았다. 다만 작가의 글을 읽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하려고 노력했다. ..
헬무트 틸리케의 「신과 악마 사이」를 읽고 헬무트 틸리케의 「신과 악마 사이」를 읽고나치독일의 탄압 속에서 루터교 신학자이자 교수로 자신의 신념을 지켜 낸 헬무트 틸리케(Helmut Thieliche, 1908-1986)의 저서 입니다. 이 책은 1938년 처음 출간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듭했고 제가 읽은 판본은 1955년 제3판의 번역본입니다.   에서는 참된 신과 거짓 신(악마) 사이에 놓인 연약한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과 그분의 원수 사이에 있다. 그런데 언제라도 원수 편으로 뛰어들 태세다. 이것이 세상의 비밀이다. 이것이 시험의 시간이다. _본문 가운데  지식인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나치의 가공할 만한 악에 직면한 그리스도인, 헬무트 틸리케는 신과 악마를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특히 악의 실체에 대해서...
어슐러 K. 르귄 「바람의 열두 방향」을 읽고 어슐러 K. 르귄 「바람의 열두 방향」을 읽고 미국의 SF·판타지 소설가 어슐러 K. 르귄(Ursula Kroeber Le Guin, 1929-2018)의 단편집 입니다. 르귄은 과학소설과 판타지 문학의 대가로 일생동안 수많은 문학상을 섭렵하며 주목받아온 작가입니다. 2003년에는 SF·판타지 소설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로부터 '그랜드마스터' 칭호를 얻습니다. 은 1975년 출간된 르귄의 첫 번째 단편집으로 전체 열일곱 편의 초기 단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판타지 소설이라 자칫 길을 잃기 쉬운데 작품마다 저자의 짧은 코멘트가 달려있어 집필 의도나 배경 등을 알 수 있어 책을 읽는데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그래도 길은 잃어버립니다...만.   과하게 이성적인 저로서는 SF·판타지 소설의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삶을 견디는 기쁨」을 읽고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삶을 견디는 기쁨」을 읽고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에세이와 시를 엮은 입니다. '견디다'와 '기쁨'은 언뜻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이라는 정의에 둘은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도록 등에서 보이는 헤르만 헤세의 사진 가운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표지에 사용됐네요. 서로를 바라보는 고양이와 노인, 완벽한 구도입니다. 이 사진 속 헤세가 특히 저희 할아버지와 닮아 더 마음이 갑니다. 할아버지도 고양이를 좋아하셨죠.    화요일에 할 일을 / 목요일로 미루는 일을 /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이 나는 불쌍하다. / 그는 그렇게 하면 수요일이 몹시 유쾌하다는 것을 / 아직 알지 못한다. _시 「알지 못하..
렌세이 나미오카의 「큰 발 중국 아가씨」를 읽고 렌세이 나미오카(Lensey Namioka)의 「큰 발 중국 아가씨」를 읽고어릴 적 박물관에서 중국의 전족 문화를 알게 됐을 때 징그럽고 무섭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전족에 사용된 꽃신과 함께 전족을 한 여성의 발 사진을 같이 본 것이 이유였을 겁니다. 발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뭉개지고 어그러진 기괴한 살덩어리, 충격이 컸었죠.  중국계 미국인 작가 렌세이 나미오카(Lensey Namioka, 1929)의 에서는 약 1천 년을 이어 온 중국의 전족 문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1천 년이라니, 심지어 20세기 초까지 전족이 사용됐다는 게 믿기 어렵습니다.   는 전족을 거부한 렌세이 나미오카의 어머니를 모델로 한 소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중국계 미국인 아이린으로 어느 식당에서 어린 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 쪽으로-콩브레」를 읽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 쪽으로-콩브레」를 읽고도서관 서가에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전권 7권이 다 꽂혀 있는 걸 볼 때마다 '아, 아무도 안 빌려갔구나, 나도 읽어야 하는데..'라고 하면서 미루고, 1권을 읽다가 도저히 끝까지 못 읽고 반납하기를 반복한 게 벌써 여러 번입니다. 굳이 읽을 이유는 없는데 괜히 밀린 숙제처럼 부담입니다. 그러다 이 만화로 각색된 버전을 발견했습니다. 스테판 외에(Stephane Heuet, 1957)가 각색한 것으로 가볍게(!) 예습도 할 겸 읽어봅니다. 만화책이라고 하지만 마르셀 프루스트 소설 원문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는, 그러니까 축약본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자의 소개에 따르면 고등학생 정도의..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을 읽고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을 읽고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1954)의 대표 장편소설 입니다. 이 작품은 1989년 발표한 그 해 맨부커상을 받고 1993년 동명의 영화로 각색되며 큰 인기를 누립니다.  주인공은 대를 이어 집사 일에 헌신해 온 스티븐스라는 영국인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던 시기에 영국 귀족 달링턴 경의 저택에서 일하고 지금은 그 저택의 다음 주인인 미국 신사 페러데이를 모시고 있습니다.  의 도입부를 읽으면서는 중년인 스티븐스의 과거 회상이나 여행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심오하고 다소 어려운 통찰을 요구하는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책의 마지막 지점에 이르면 답답하고 묵직한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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