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설 시 독후감 (728) 썸네일형 리스트형 장 주네(Jean Genet)의 희곡 「하녀들」을 읽고 장 주네(Jean Genet)의 희곡 「하녀들 Les Bonnes」을 읽고1933년 프랑스 르망에서 벌어진 일명 '파팽 자매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 희곡, 프랑스 작가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가 1947년에 발표한 입니다. 파팽 자매 살인사건은 7년간 일한 주인집 모녀를 쌍둥이 하녀들이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으로 당시 범인들의 심리를 파헤치고자 한 지식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획 단계에서 이 사건을 참고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쌍둥이 하녀 솔랑주(언니)와 클레르(동생)는 집주인 마담이 집을 비우면 각자 마담과 하녀 역할을 맡아 연극놀이를 합니다. 부유층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된 놀이는 점차 불평등한 계급 관계를 드러내게 되고 하녀들로..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의 「메리 포핀스 Mary Poppins」를 읽고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의 「메리 포핀스 Mary Poppins」를 읽고1934년 처음 출간된 파멜라 린던 트래버스의 동화 를 그림책으로 재편한 작품입니다. 그림은 영국의 일러스트 작가 로렌 차일드(Lauren Child, 1965)가 그렸습니다.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Pamela Lyndon Travers, 1899-1996)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영국의 아동문학가로 1934년부터 여덟 편의 시리즈를 발표합니다. 로렌 차일드가 각색한 이 그림책은 그 가운데 첫 작품인 입니다. 런던 17번지에서 네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뱅크스 집안에 메리 포핀스라는 특이한 유모가 새로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노란색 대문의 17번지가 이야기에 잘 어울립니다. 바람은 마치 그 여자를 대문 앞에 ..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멍키스패너」를 읽고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멍키스패너」를 읽고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생환 기록을 담은 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장편소설 입니다. 이 작품은 저자가 전업작가로서는 처음 발표한 장편으로 출간된 그해 이탈리아 최고 문학상인 스트레가상(1978년)을 수상합니다. 는 프리모 레비의 이전 저서들과 달리 자전적 이야기라기보다는 순수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픽션입니다. '일(노동)'에 대한 성찰을 준다는 점에서 직장보다 직업이 중요시되는 지금 시대에 중요한 메시지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 주인공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떠돌이 조립공 파우소네입니다. 그는 여러 나라를 보고 싶고, 즐겁게 일하고 싶고, 버는 돈을 부끄러워하지 .. 폴 오스터(Paul Auster)의 「4 3 2 1」을 읽고 폴 오스터(Paul Auster)의 「4 3 2 1」을 읽고작가 스스로 자신의 인생 역작으로 꼽는 작품은 그 어떤 평론가의 추천사보다 강력합니다.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Paul Auster, 1947-2024)의 마지막 소설, 2017년 출간된 이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은 폴 오스터가 남긴 마지막 소설로 3년 6개월 동안 주 7일간 손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은 무턱대고 읽기 시작한다면 책의 절반도 못 가 분명히 길을 잃게 됩니다. 제목에서부터 암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소설은 주인공 아치 퍼거슨(Archie Ferguson)의 삶을 네 가지 버전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 네 개의 삶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사실 여기까지 알고 나서 책을 읽어도 퍼즐 맞추기 단계를 피할 순 없..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단편선 「밤이 오기 전에」를 읽고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단편선 「밤이 오기 전에」를 읽고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단편선 입니다. 총 열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프루스트가 청년 시절 써 내려간 초기 작품들입니다. 이 책은 번알못인 제가 봐도 번역이 정말 잘 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라는 대작을 탄생하게 한 초기 습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루스트가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까지 그가 청년 시절 짊어져야했던 고뇌와 절망, 문학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프루스트 특유의 긴 문장에 어느샌가 익숙해진 듯합니다. 조심스럽고 사려깊고 섬세한 프루스트의 성정이 투영된 긴 문장들. 이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출발해도 될지, 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의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의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정반대로 뒤집힌 가상의 세계 '이갈리아(Egalia)'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입니다. 노르웨이의 페미니스트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 1941)의 장편소설 입니다. 배경 설정에서 알 수 있듯 남성 중심적 사회 구도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주된 시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은 우선 이갈리아에서만 사용되는 용어 정의부터 시작합니다. 움(wom: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으로 분류되는 성의 인간), 맨움(manwom: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으로 분류되는 성의 인간), 부성보호(fatherhood-protection), 도나 제시카(Donna Jessica: 이갈리아인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의 「지복의 성자」를 읽고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의 「지복의 성자」를 읽고인도의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 1961)가 2017년 발표한 장편소설 입니다. 저자는 1997년 데뷔작 으로 바로 그해 제29회 맨부커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립니다. 이 책 는 아룬다티 로이가 꼬박 20년 만에 출간한 두 번째 소설입니다. 인도 델리와 카슈미르 지역을 배경으로 약 70여 년을 오가며 펼쳐지는 장대한 이야기로 분량도 580여 페이지에 달합니다. 저자는 애틋한 심정을 담아 상처와 분열로 고통받는 인도의 민낯을 내부자의 시각에서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프타브는 열다섯 살이라는 나이에, 그의 가족이 수세기 동안 살아온 터전에서 겨우 몇백 야드 떨어진 곳에 있는 평범한 문을 지.. 에쿠니 가오리의 「개와 하모니카」를 읽고 에쿠니 가오리의 「개와 하모니카」를 읽고2000년대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1964)는 라는 책으로 당시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 신드롬을 불러일으킵니다. 당시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팬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에쿠니 가오리가 2018년 발표한 단편집 로 가장 완성도 높은 단편소설에 주어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총 여섯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는데 작가의 전작들처럼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잔잔하고 감성적인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이번에도 놀라지 않았다. 어디에도 안착하지 못하는 아들에게 반은 기가 차고 반은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걸 아릴드도 잘 안다. 어릴 때부터 늘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 것에 서툴렀다. _본문 가운데 표제작 「개와 하모니카」는 ..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꼬마 철학자」를 읽고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꼬마 철학자」를 읽고프랑스 소설가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1840-1897)의 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단편소설 은 과 함께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는 교육적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는 알퐁스 도데의 첫 장편소설로 자전적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꼬마 철학자로 불리는 다니엘 에세트로 이 책은 다니엘이 어린 시절의 가난과 슬픔을 딛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한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나는 내 부모님들에게 불운을 안겨준 아이였다. 끔찍한 불행이 내가 태어난 날부터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그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_본문 가운데 다니엘이 꼬마 철학자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읽고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읽고기독교의 고전 가운데 하나인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 목사의 입니다. 1984년 처음 출간 이후 지금까지 종교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배 시간 설교말씀에도 여러 차례 언급된 책이라 찬찬히 읽어보기로 합니다. 책은 전체 5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동기 부여 / 2부 시간 사용 / 3부 지혜와 지식 / 4부 영적인 힘 / 5부 회복. 그 가운데 프롤로그인 1장 싱크홀 증후군과 15장 여가 이상의 쉼 두 부분이 제겐 와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지만 너무나 지쳐 있다! 그래서 싱크홀 같은 붕괴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고통에 반대하며」을 읽고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고통에 반대하며」을 읽고유대계 이탈리아인 화학자이자 작가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에세이 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회고록인 의 저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반파시스트로 활동한 프리모 레비는 1943년 체포되어 1944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옮겨집니다. 화학자였던 프리모 레비는 종전 후 고향 이탈리아 토리노로 돌아와 일생을 그곳에서 보내며 수용소에서 겪은 일들을 집필하는 작가로도 활동합니다. 는 1985년 출간된 에세이집으로 화학자이자 호기심 가득한 개인으로서의 여러 단상을 담고 있습니다. 고통(그리고 고통을 가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나 타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상받아야만 용인될 수 있다. _「고통에 반대하.. 일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을 읽고 일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을 읽고초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일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센류집)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일본의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에서 출간한 '실버 센류' 작품 모음집 입니다. 센류는 일본의 정형시로 5-7-5의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를 일컫습니다. 수록된 글의 저자는 대부분 65세 이상 실버세대로 이 책 한 권이 초고령 사회 일본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2007년에 이미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19%로 초고령사회까지 1% 남았습니다. 일본에 비해 약 20여년 늦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겠지요. 세 시간이나 / 기다렸다 들은 병.. 장 주네(Jean Genet)의 「렘브란트 Rembrandt」를 읽고 장 주네(Jean Genet)의 「렘브란트 Rembrandt」를 읽고프랑스 작가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의 예술평론서 입니다. 이 책은 와 함께 장 주네가 쓴 두 편의 예술평론으로 자코메티(Giovanni Giacometti)와 렘브란트에 매료된 장 주네는 시종일관 그들의 작품과 생애를 찬탄합니다. 는 크게 렘브란트의 삶과 예술적 가치관을 정리한 1부 「렘브란트의 비밀」과 렘브란트의 작품에 대해 서술하는 2부 「렘브란트의 그림을 반듯한 작은 네모꼴로 찢어서 변소에 던져 버린 뒤에 남은 것」으로 나뉩니다. 렘브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장 주네라는 작가 역시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봅니다. 보기 좋든 아니든 간에 노쇠함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토마스 만(Thomas Mann) 단편집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11편」을 읽고 토마스 만(Thomas Mann) 단편집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11편」을 읽고20세기 독일의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인 토마스 만(Thomas Mann, 1875-1955)의 단편집 입니다. 토마스 만의 대표작 「베네치아에서의 죽음(1912)」, 「토니오 크뢰거(1903)」, 「키 작은 프리데만 씨(1898)」를 비롯한 총 12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으로 엮었습니다. 토마스 만은 1929년 노벨 문학상, 1949년 괴테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섭렵합니다. 난 무척 오래 깊이 자. 늘 미치도록 피곤하거든. 지난 몇 년 동안 난 수천 번도 넘게 죽음과 대면해 왔어. 그런데도 죽지 않았어. 무언가 날 붙잡아 주는 게 있어. (...) 파올로는 죽었다. 결혼식 다음 날 아침에. 그가 그토록 오래 죽음을.. 제임스 설터(James Salter)의 「아메리칸 급행열차」를 읽고 제임스 설터(James Salter)의 「아메리칸 급행열차」를 읽고미국의 소설가 제임스 설터(James Salter, 1925-2015)가 1988년 발표한 첫 단편집 입니다. 표제작을 포함한 총 열한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진정한 단편답게 모든 작품이 낯설고 어렵습니다. 뭔가 숨겨진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반복해 읽으면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러니까 작가와 독자가 함께 써 내려가는 소설입니다. 설터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 밝힌 표제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입니다. 인생의 성공궤도에 막 발을 들인 두 젊은 변호사가 함께 여행을 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립니다.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그들의 뒤틀린 욕망과 치기 어린.. 이치카와 사오의 「헌치백 Hunchback」을 읽고 이치카와 사오의 「헌치백 Hunchback」을 읽고2023년 일본 최고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이름을 알린 작품, 이치카와 사오의 입니다. 직관적인 표제만으로도 이 책이 장애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자인 이치카와 사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인 샤카, 두 여성 모두 중증장애인입니다. 장애를 다룬 기존의 작품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위악적이고 파격적인 줄거리가 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밝고 유쾌합니다. 주인공 샤카는 부모님이 남겨준 막대한 유산으로 살아가는 중증척추장애인입니다. 매일 의사, 간호사, 간병인, 호흡기렌털기사 같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살아갑니다. 프리랜서 작가로 살며 종종 트윗을 하는데 샤카가 현재 고정 트윗으로 쓰고 있는 문장이 다소..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