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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장 주네(Jean Genet)의 「렘브란트 Rembrandt」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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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주네(Jean Genet)의 「렘브란트 Rembrandt」를 읽고


프랑스 작가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의 예술평론서 <렘브란트 Rembrandt>입니다. 이 책은 <자코메티의 아틀리에>와 함께 장 주네가 쓴 두 편의 예술평론으로 자코메티(Giovanni Giacometti)와 렘브란트에 매료된 장 주네는 시종일관 그들의 작품과 생애를 찬탄합니다.

 

<렘브란트>는 크게 렘브란트의 삶과 예술적 가치관을 정리한 1부 「렘브란트의 비밀」과 렘브란트의 작품에 대해 서술하는 2부 「렘브란트의 그림을 반듯한 작은 네모꼴로 찢어서 변소에 던져 버린 뒤에 남은 것」으로 나뉩니다. 

 

렘브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장 주네라는 작가 역시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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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든 아니든 간에 노쇠함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그리고 풍요롭다... 당신은 팔꿈치 같은 곳에 상처가 생겨 염증으로 덧난 적이 있잖은가? 거기에 딱지가 앉고 그 밑으로 고름 줄기가 이어지고... 그렇다, 그 상처를 위해 온몸이 작업 중인 것이다. 손가락뼈 마디마디 혹은 트립 부인의 입술, 이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누가 이런 일에 성공했나? _1부 본문 가운데

 

이 묘사는 렘브란트의 1661년경 작품인 《야코프 트립의 부인, 마르하레타 더 헤이르의 초상》에 관한 것으로 그림과 대조해서 읽으면 장 주네의 관찰력이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렘브란트에 대한 그의 연구가 얼마나 깊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하층민들을 그렸지만 흔히 그들을 몹시 화려하고 요란한 옷들로 치장했는데, 렘브란트는 호사를 동경했던 듯 보이며 동시에 얼굴은 소박한 쪽을 편애했던 듯하다. _1부 본문 가운데

 

개인적으로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얼굴'이고 끝까지 시선을 떼기 어려운 것도 '얼굴'입니다. 그리고 그 얼굴은 피사체가 입고 있는 화려하고 깨끗한 옷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것이 또한 인상적이죠. 특히 눈빛은 사진으로 담아도 그보다 진실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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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그의 매력적인 혹은 끔찍해 보이는 외관 뒤에 어떤 자질을 간직하고 있으며, 최후의 보루 같은 그것은 아마도 환원할 수 없는, 아주 은밀한 영역에서 그 사람을 모든 사람이게 만들어 준다." _2부 본문 가운데

 

장 주네는 렘브란트에 대해 '이 세상에서 회화와 그의 모델을 동시에 존중한 유일한 화가'라고 극찬합니다. 피사체 모두가 나름의 웅대함을 갖고 있음을 렘브란트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렘브란트>에는 화려한 외양 뒤의 진실을 일생 탐구해 온 위대한 화가 렘브란트를 한 눈에 알아본 장 주네의 안목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전문가가 쓴 예술론보다 문학가의 눈으로 묘사한 렘브란트에 관한 글이 더 와닿는 것은 자신에게 감동을 준 화가에게 글을 헌정하고자 한 장 주네의 집필 의도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24.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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