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설 시 독후감 (756) 썸네일형 리스트형 커트 보니것의 「고양이 요람 Cat's Cradle」을 읽고 커트 보니것의 「고양이 요람 Cat's Cradle」을 읽고독일계 미국인 작가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 Jr, 1922-2007)이 1963년 발표한 장편소설 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943년 자진 입대한 커트 보니것은 독일군의 포로로 잡혀있다 드레스덴 폭격으로 죽을 뻔했고 이때의 경험을 모티브로 그의 대표작 을 집필합니다. 이 책 은 그보다 6년 앞서 출간된 소설로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아이스-나인(Ice-Nine)'이라는 물질을 놀이하듯 만들어내는 과학의 비윤리성과 배금주의, 그로 인한 인류의 절망적인 미래를 냉소적인 시각으로 풍자한 작품입니다. 커트 보니것은 자신의 작품 가운데 앞서 언급한 과 이 책 을 최고로 꼽고 있습니다. 표제로 사용된 고양이 요람(Cat's Cra.. 코맥 매카시의 「로드 The Road」를 읽고 코맥 매카시의 「로드 The Road」를 읽고핵전쟁 혹은 대규모 재앙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세상, 디스토피아적 세계에서 살아남았다...면 그것이 과연 행운일까요 비극일까요.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 1933-2023)가 2006년 발표한 소설 에서는 황폐해진 세상에 살아남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생존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인간 세계의 종말, 인류 대멸종, 아니면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의 또 다른 시작을 다룬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코맥 매카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이듬해인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합니다. 남자는 깜깜한 숲에서 잠을 깼다. 밤의 한기를 느끼자 손을 뻗어 옆에서 자는 아이를 더듬었다. 밤은 어둠 이상으로 어두웠고, 낮도 하루가 다르게 잿빛이 짙어졌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를 읽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를 읽고엘러리 퀸의 , 윌리엄 아이리시의 과 함께 세계 3대 추리 소설로 꼽히는 애거서 크리스티(Agatha Christie, 1891-1976)의 1939년 작품 입니다. 영국에선 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으며 1940년 미국판에서는 소설에 나오는 동요의 마지막 가사를 따서 이라는 표제로 출판됩니다. 추리 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작품 를 일컬어 '가장 쓰기 어려웠던 책'이라고 말합니다. 그 덕분인지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미스터리 소설 목록에 이름을 올립니다. 1등 열차 흡연실에 몸을 실은 전직 판사 워그레이브는 시가를 피우면서 타임지의 정치면 기사를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다. (p.9).. 팀 오브라이언의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을 읽고 팀 오브라이언의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을 읽고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이력이 있는 미국의 소설가 팀 오브라이언(Tim O'Brien, 1946-)의 대표작 입니다. 1990년에 출간한 장편소설로 당시 전쟁 경험에서 영감을 받은 반자전적 이야기들을 엮은 작품입니다. 2010년 뉴욕타임스는 이 책을 "현대 전쟁 소설의 고전"이라고 평했습니다. 책의 표제에서도 느껴지듯 에서는 전쟁 소설에 우리가 으레 기대하는 대단한 서사나 메시지보다는 평범한 미군 보병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전쟁과 관련한 전후 일련의 시간들에서 벌어지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이 단편처럼 연작 소설 형식으로 이어집니다. 무언가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이를테면 지미 크로스 중위가 마사에 대한 사랑을 구부정하게 지고서 .. 폴 존슨의 「지식인의 두 얼굴 Intellectuals」을 읽고 폴 존슨의 「지식인의 두 얼굴 Intellectuals」을 읽고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폴 존슨(Paul Bede Johnson, 1928-2023)의 책 입니다. 이 책은 '위대한 명성 뒤에 가려진 지식인의 이중성'이라는 부제에 맞게 여러 지식인들의 사상과 성과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숨겨진 위선적인 면모를 밝히고 있습니다. 은 모든 인간은 위대한 면과 부끄러운 면이 있음을 말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지성인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중 일부는 말과 글만 번지르르한 위선자임을 고발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식인이라면 덮어놓고 비판 없이 수용하는 대중의 게으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판단은 결국 우리 독자가 하는 것이니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읽어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ㅣ.. 벵하민 라바투트의 「매니악 Maniac」을 읽고 벵하민 라바투트의 「매니악 Maniac」을 읽고칠레 작가 벵하민 라바투트(Benjamin Labatut, 1980-)의 네 번째 소설, 2023년에 출간된 입니다. 저자의 전작 소설 와 같은 논픽션 소설로 "20세기 가장 똑똑한 사람이자 외계인"으로 불린 전설적인 과학자 존 폰 노이만에 관한 허구화된 전기입니다. 벵하민 라바투트의 작품은 전작도 그랬듯 단편인 듯, 장편인 듯 특이한 구성에 읽다 보면 해설을 뒤적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각기 다른 이야기같지만 결국 한 가지 주제로 모이는 글, 벵하민 라바투트는 천재일까요? (이미 팬이 돼버린 1인) 의 서사구조는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의 삶을 중심에 두고 전편 1부에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Paul ..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불멸의 산책: 내 마음 같지 않은 산티아고 순례」를 읽고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불멸의 산책: 내 마음 같지 않은 산티아고 순례」를 읽고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습니다. 때마다 여러 핑계를 갖다 대며 아직 시도하진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이 책 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장 크리스토프 뤼팽(Jean-Christophe Rufin, 1952-)의 기행 에세이입니다. 부제가 '내 마음 같지 않은 산티아고 순례'인 것을 보고 얼른 집어 들었습니다. 제게 또 다른 '핑계'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역설적이고 꼼수 가득한 기대로 말이죠. 장 크리스토프 뤼팽이 에서 택한 산티아고 순례길 루트는 전체 순례자의 5퍼센트만이 택한다는 고즈넉하고 험준한 카미노 북쪽 길입니다. 저자는 2010년 은퇴 후 긴 도보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이 에 .. 카롤린 엠케의 「혐오사회 Against Hate」를 읽고 카롤린 엠케의 「혐오사회 Against Hate」를 읽고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카롤린 엠케(Carolin Emcke, 1967)의 2016년 저서 입니다. 저자는 전 세계 분쟁지역을 취재해 온 경험을 통해 오늘날 왜 이토록 혐오와 증오, 차별이 우리 삶에 만연하는지를 탐구해 왔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사회적으로 공모되고 있는 '혐오'라는 감정, 집단적 광기와 폭력의 거름이 되는 혐오와 증오의 메커니즘을 에서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혐오 관련 범죄가 심심찮게 뉴스에서 들려오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동적인 혐오 역시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의 메시지는 특정 국가나 개인의 일이 아닌 전 세계가 처한 현실에 관한 것입니다. 증오와 폭력을 고찰할 때는 그것.. 데번 프라이스의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Unmasking Autism」을 읽고 데번 프라이스의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Unmasking Autism」을 읽고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이자 작가 데번 프라이스(Devon Price)의 저서 입니다. 책의 부제, '자폐인 심리학자가 탐구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자폐를 다루고 있습니다. 데번 프라이스는 성인이 되어 자폐를 진단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여러 사회적 어려움과 '가면 쓰기ㅡ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자폐 성향을 감추는 행동'을 통한 자신의 경험,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 책을 비롯한 여러 자폐 관련 책을 집필했습니다. 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단순히 병리적 관점에서 다루는 것을 벗어나 자폐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폐가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꿈을 빌려드립니다」를 읽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꿈을 빌려드립니다」를 읽고소설 그 자체로서의 소설을 읽고 싶을 때 마르셀 프루스트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찾아 읽게 되는데 이 두 작가의 작품은 이야기 자체로 재미있습니다. 이야기꾼입니다. 이번에 고른 책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Jose de la Concordia Garcia Marquez, 1927-2014)의 1992년 작품집 입니다. 이 작품집은 저자의 대표작인 이후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중단편소설과 에세이들, 그리고 그가 정치적 망명을 해야 했던 배경과 당시 인터뷰 관련 기사들을 함께 수록하고 있습니다. 《제1부 중단편소설》에 실린 아홉 편의 중단편 가운데 표제작인 「꿈을 빌려드립니다」에서는 꿈 꾸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알레한드로 카소나의 「봄에는 자살 금지」를 읽고 알레한드로 카소나의 「봄에는 자살 금지 Prohibido suicidarse en primavera」를 읽고20세기 스페인이 사랑한 극작가 알레한드로 카소나(Alejandro Casona, 1903-1965)의 희곡 입니다. 저자의 본명은 알레한드로 로드리게스 알바레스로 필명 '카소나'는 그가 스페인 베수요에서 살았던 집의 애칭이라고 합니다. 는 1937년 멕시코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죽음, 그것도 자살을 직접적으로 다루며 역설적이게도 삶의 의미를 고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상징하는 '봄'과 극단적인 위험이자 소멸인 '자살'이 표제에 같이 사용된 것 역시 이 작품이 종국에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아리엘 박사의 마음 치료소, 일명 자살.. JMG 르 클레지오의 사막기행 「하늘빛 사람들」을 읽고 JMG 르 클레지오의 사막기행 「하늘빛 사람들」을 읽고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Jean-Marie Gustave Le Clezio, 1940-)와 그의 아내 제미아 르 클레지오가 함께 쓴 사막기행 입니다. 이 나오게 된 계기는 사하라 사막 아루시 족 유목민의 후예인 모로코인 아내의 시원(始原)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기아 엘 함라 골짜기를 찾아가는 길, 그러니까 르 클레지오와 제미아의 뿌리는 찾는 여정인 것입니다. JMG 르 클레지오의 감각적인 문체에 더해 에세이의 곳곳에 수록된 브뤼노 바르베의 사진이 두 사람의 사막여행을 더 아름답고 흥미롭게 해줍니다. 덕분에 책 자체에서 사막의 기운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사막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일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붉은 인간의 최후 Secondhand Time」를 읽고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붉은 인간의 최후 Secondhand Time」를 읽고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 1948-)가 2013년 출간한 논픽션, 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데 큰 기여를 한 작품으로 20세기말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된 이후를 살아가는 러시아인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영문판 제목은 로 붕괴한 과거의 유산을 짊어진 채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의 내적 갈등을 비유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특유의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기법이 이 작품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공산주의 이념 아래 살아온 이들ㅡ붉은 인간ㅡ이 겪는 자본주의의 충격.. 메릴린 로빈슨의 「길리아드 Gilead」를 읽고 메릴린 로빈슨의 「길리아드 Gilead」를 읽고미국의 소설가 마릴린 로빈슨(Marilynne Summers Robinson, 1943-)의 두 번째 소설, 2004년에 발표한 입니다. 이 책으로 마릴린 로빈슨은 2005년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에는 타임지가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는 1950년대 미국 아이오와 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목사인 존 에임스가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남기는 편지 형식으로 자신의 삶과 신앙, 가족사와 미국의 역사를 잔잔한 서간체 문장으로 들려줍니다. 어젯밤에 내가 떠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더니, 넌 "어디요?"라고 물었어. 내가 "주 하나님과 함께 있으러"라고 말하니까, 넌 왜냐고 물었지. 내가 "늙었으니까"라고 대답하니..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의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No Visible Bruises」를 읽고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의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No Visible Bruises」를 읽고 "입법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 "내장을 뒤집어놓는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과 같은 추천사가 줄줄이 이어지는 책입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학교수, 가정폭력 전문가인 레이철 루이스 스나이더(Rachel Louise Snyder)가 2019년 출간한 책 입니다. 표제에서 암시하듯 이 책은 가정폭력의 심각성,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한계를 조명하는 논픽션으로 출간 전부터 주목을 받았고 출간 직후에는 《뉴욕 타임스》,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유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는 순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히.. 충격적입니다. 의 도입부.. 템플 그랜딘의 「나의 뇌는 특별하다 The Autistic Brain」를 읽고 템플 그랜딘의 「나의 뇌는 특별하다 The Autistic Brain」를 읽고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유명한 자폐인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작가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1947-)의 저서 입니다. 템플 그랜딘은 2살 때 뇌에 장애가 있다고 진단받은 자폐성 장애아였으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자신만의 특별한 인식체계 발전을 통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게 됩니다. 성인이 된 이후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습니다. 템플 그랜딘 자신이 비언어적 지능이 뛰어난 자폐성 장애 당사자로 살아온 경험을 통해 여러 저서를 출간했으며 동물의 세계관이나 감정을 잘 이해하는 특별한 재능으로 동물학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뇌 구조와 그들이 세상을 경.. 이전 1 2 3 4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