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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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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콘래드의 「로드 짐 Lord Jim」 1, 2권을 읽고ㅣ장편소설 러시아 제국ㅡ현재 폴란드ㅡ 출신 영국 소설가 조셉 콘래드(Joseph Conrad, 1857-1924)의 대표작 입니다. 조셉 콘래드는 어릴 때 양친을 모두 잃고 외숙의 보살핌으로 성장했으며 1874년 폴란드를 떠나 선원으로 프랑스와 영국 상선을 탑니다. 이후 1886년 영국으로 귀화한 후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67세로 별세하기까지 무수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은 그가 작가로서 전성기이던 1900년에 발표한 소설로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핵심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소설은 주인공 짐에 대한 자세한 소개로 시작됩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짐은 선원이 되기로 하고 2년간의 훈련을 마친 후 승승장구하여 파트나 호의 일등항해사로 취직합니다. 800여 명의 순례자들을 싣고 항해를 떠나지만 한 밤..
알바츄 우랄, 페리둔 오랄의 「고양이는 언제나 고양이였다」를 읽고ㅣ그림책 쇼츠나 릴스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사는 튀르키예의 길고양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가 고양이의 나라라는 건 정설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런 튀르키예의 작가 두 사람이 고양 이 책을 냈습니다. 아동문학가 알바츄 우랄(Yalvac Ural)이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페리둔 오랄(Feridun Oral)이 그림을 그린 입니다. 표지부터 귀여운 고양이 그림이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두 사람 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작가로 이 책은 온전히 고양이들의 세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장각입니다.   고양이에게 김이 올라오는 찻주전자는 / 우리 집은 / 모든 것이 다 괜찮다는 / 그런 의미야 _「찻주전자 끄는 고양이」 제 고양이도 전기포트에 물을 끓이거나 커피머신에 커피를 내릴 때면 언제 왔는지 그 옆..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을 읽고ㅣ건축 에세이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명이죠. 스위스 출신 철학자이자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의 에세이 입니다. 2006년에 출간한 작품으로 그가 바라본 건축에 대한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의미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작가답게 도 한국인으로서 와닿는 부분이 많은 산문집입니다.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이 한국인의 정서와 닮은 듯합니다.   집은 물리적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성소가 되었다. 집은 정체성의 수호자였다. 소유자들은 밖으로 떠돌던 시절을 끝내고 돌아와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했다... 방들은 행복의 증거를 보여준다. 이 행복에 건축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기여했다. (p11) 집은 거주자와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고 ..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를 읽고ㅣ장편소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소설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Carlos Ruiz Zafon, 1964-2020)의 대표작 입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데뷔 이후 줄곧 청소년 소설을 써오다 2001년 장편소설 를 출간하면서 문단의 조명을 받았으며 이 책은 스페인어로 쓰인 최고의 책 100권에도 포함되었습니다.  는 스페인 내전이 종식된 이후 1945년의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건축물이나 도로 지명들이 언급되는데 같이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는 10대의 다니엘 셈페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다니엘은 희귀본과 헌책을 다루는 작은 서점 주인의 아들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잊힌 책들의 묘지'라는 오래된 도서관에 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네가 보는 책들, 한 권 한 권이..
율리우스 베르거의 「이슬의 소리를 들어라」를 읽고ㅣ예술 에세이 독일의 첼리스트 율리우스 베르거(Julius Berger, 1954)의 에세이 입니다. 2019년에 '이슬방울 Tautropfen'이라는 제목으로 독일에서 출간되었으며 율리우스 베르거가 직접 촬영한 여러 장의 이슬방울 사진과 인생과 음악에 관한 짧은 글과 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60대 중반에 내놓은 이 에세이는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예술가는 모든 예술 분야를 어느정도는 무리 없이 다루어내는 듯합니다. 에 담긴 사진도, 글도, 시도 참 좋습니다.     내게 늘 찾아오는 예감은 우리 인생이 / 선이라는 것, 신이 그리시는 어떤 그림의 / 일부라는 것, 그러나 누가 고치리 / 잘못 엇나간 선들을. 우리네 삶이 / 거룩한 도화지를 스치지조차 / 못할 때면? _「예..
요른 릴의 「즐거운 장례식: 북극 허풍담 시리즈 1」을 읽고ㅣ단편소설 유쾌하고 재미있는 시리즈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덴마크의 철학자이자 작가 요른 릴(Jorn Riel, 1931-2023)의 소설 제1편, 「즐거운 장례식」입니다. 는 1974년부터 약 20년간 출간된 10권의 소설집으로 요른 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명세계와는 거리가 먼 그린란드 북동부에서 살아가는 괴짜 사냥꾼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각 단편이 옴니버스식으로 엮여있습니다. 는 덴마크에서 태어난 요른 릴이 19세에 그린란드 북동부 탐사에 참여했다가 그곳의 매력에 빠져 16년간 지내면서 겪었던 놀라운 체험이나 들었던 이야기를 쓴 것으로 '허풍담'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초가 됩니다.   에는 표제작 「즐거운 장례식」을 포함한 모두 10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이 가볍고 유쾌합니다. ..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를 읽고ㅣ에세이 1900년대 중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Thornton Chandler, 1888-1959)의 에세이집 입니다. 이 책은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들에게 쓴 편지 68편을 엮은 것으로 각 편지마다 그의 글쓰기에 관한 견해와 작가라는 일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탐정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작가로 그의 작품 속 사설탐정 '필립 말로' 역시 유명인입니다. , , , , , 등이 필립 말로 시리즈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42년 3월 15일에 어느 편집자에게 쓴 글을 보면 고집스러운 괴짜 같은 레이먼드 챈들러 역시 독자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작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 거칠고 빠르고 폭력이 난무하는 글..
페테르 우스펜스키의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을 읽고ㅣ장편소설 니체의 영원회귀 이론, 불교와 힌두교에서 말하는 윤회설, 이 같은 사상들은 오래전부터 이야기되고 있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영적 교사이자 철학자인 페테르 우스펜스키(P.D. Ouspensky, 1878-1947)는 1915년 소설 에서 니체의 영원회귀 이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이반 오소킨이 자신의 이전 삶을 바꾸기 위해 마법사를 통해 과거로 인생 여행을 하는 것이 기본 서사인데 이를 통해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 내용입니다. 소설의 주인공 이반 오소킨은 학교 생활에서도, 가정 생활에서도, 사랑에도 실패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모든 게 엉망이고 자신만 홀로 동떨어져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멈춰있는 듯합니다. 그는 지난날에 대한 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죽음의 병」을 읽고ㅣ단편소설 어느 남녀의 기묘한 계약관계와 그로 인한 며칠의 밤을 그려낸 독특한 플롯의 소설입니다.   20세기 프랑스 문학계의 거장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 1914-1996)의 단편소설 입니다. 1983에 발표한 이 작품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장장 2년여에 걸쳐 덜어내고 덜어내 '더 이상 지울 수 없을 만큼 얇아지도록' 감정의 본질만을 남기려는 작업을 거듭하며 완성했습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다듬어낸 문학적 고뇌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 등장인물은 '당신'과 '여자' 오직 두 사람으로 이들의 행동과 대사는 매우 간결한고 건조한 문체로 묘사됩니다. 출판사 소개글에 따르면 은 마르그리트 뒤라스보다 서른여덟 살 어린 팬이자 연인 얀 앙드레아와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당..
안톤 체호프의 4대 장막 「벚꽃동산」을 읽고ㅣ희곡 19세기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의 4대 희곡 중 하나인 입니다. 1904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4막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은 1861년 알렉산드르 2세가 농도 해방령을 선포한 이후 19세기말 귀족들이 경제적 기반을 상실하던 때로 볼 수 있습니다. 희곡 은 막대한 토지와 농노를 소유하며 부를 누리던 귀족들이 변화하는 경제 구조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벚꽃동산'을 소유한 어느 귀족 가문의 비극을 그리고 있습니다.    1막은 영지의 지주인 라넵스까야가 딸 아냐와 함께 파리에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라넵스까야는 과거 이곳에서 어린 아들과 남편을 잃었습니다. 현재 영지는 라넵스까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을 읽고ㅣ장편소설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러시아 출신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Vladimirovich Nabokov, 1899-1977)의 장편소설 입니다. 1941년 출간한 소설로 1940년 그가 미국으로 이주한 후 영어로 집필한 첫 작품입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 제국에서 태어났으나 1917년 2월 혁명이 발발하면서 스무 살 무렵부터 러시아를 떠나 영국, 프랑스, 미국, 스위스로 망명하며 일생을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은 나보코프가 40세 무렵 인생의 전환점에 자신의 진짜 인생을 더듬어 보는 자전적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 속 서배스천 나이트는 러시아계 영국 작가로 1899년 12월 31일에 태어나 1936년 사망합니다. 은 그 보다 6살 아래의 이복동생 V가 형의 전기를 쓰..
게오르크 뷔히너의 「보이체크 Woyzeck」를 읽고ㅣ희곡 독일의 극작가 카를 게오르크 뷔히너(Karl Georg Buchner, 1813-1837)의 대표 희곡 입니다. 게오르크 뷔히너는 '요절한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스물넷에 장티푸스로 사망하기까지 3편의 희곡과 1편의 장편소설을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으로 당대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문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는 뷔히너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희곡으로 그의 작품 가운데 무대에 가장 많이 오르는 작품입니다. 에서는 독일 문학 사상 최초로 하층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미완성 희곡인 는 전체 27막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인공 프란츠 보이체크는 대위의 이발사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
미셸 투르니에 산문집 「예찬 Celebrations」을 읽고ㅣ에세이 요즘 에세이에 손이 가는 시기인가 봅니다. 두세 권의 에세이집을 책상 위에 놓고 번갈아가며 아껴 읽는 중입니다. 그 가운데 한 권인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1924-2016)의 산문집 입니다. 모두 82편의 짧은 글을 묶은 산문집으로 세상의 무궁무진한 풍요로움을 '예찬'하는 책입니다.  저자 서문에서 미셸 투르니에는 대상을 예찬함으로써 그들과 우정을 나누고자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호기심은 곧 발견하고 보고 알려는 욕구, 그리고 예찬하고자 하는 욕구다."라고 말하며 이 존재와 사물의 아름다움과 이상함에 대한 근원적 호기심에 관한 글이라고 소개합니다. 서문에서부터 감동이 밀려오네요.   아무러면 어떤가! 우스운 주둥이에 음정이 안 맞는 소리로 짖어대며 진창에서 질벅거리는 저 쾌..
조르주 페렉의 「W 또는 유년의 기억」을 읽고ㅣ장편소설 제가 특별히 애정하는 작가의 책입니다. 이 작가의 책을 원서로 읽어보고 싶어 프랑스어를 배우기로 했을 정도인데 감사하게도 훌륭한 번역 덕분에 모국어로도 잘 읽고 있습니다.  프랑스 소설가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 1936-1982)의 자전적 소설 은 조금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서사가 교차하며 서술되는데 하나는 W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또 하나는 조르주 페렉의 자전 소설입니다. 책에서는 글씨 폰트에 변화를 주며 서로 다른 이야기라는 구분을 해주고 있습니다. 해설에 따르면 이 책이 조르주 페렉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자주 연구되었을 만큼 단순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W에 다녀온 여행담을 털어놓기까지 나는 오랫동안 망설였다. 오늘, 나는 어떤 강력한 당위에 떠밀려, 내가..
미셸 투르니에의 「마왕 Le Roi del Aulnes」을 읽고ㅣ장편소설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1924-2016)에게 공쿠르상을 안겨준 그의 대표작 입니다. 데뷔작인 에 이어 1970년 출간한 미셸 투르니에의 두 번째 작품으로 유럽과 게르만의 신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공인 아벨 티포주의 일기로 시작되는 은 주인공 티포주의 삶을 통해 나치 독일이 자행한 수많은 악행과 참사를 고발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고 소설은 아벨 티포주가 한 유대인 소년을 만나고 시대를 자각한 후 회개하고 구제와 희생의 길로 돌아서는 데까지 이어집니다. 의 손길을 마침내 벗어난 희망과 회복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은 전체 6부로 구성됩니다. 1부 「아벨 티포주의 불길한 기록」은 1938년 1월 3일에서 193..
세스 노터봄(Cees Nooteboom)의 「유목민 호텔 Nomad's Hotel」을 읽고ㅣ에세이 여행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세스 노터봄(Cees Nooteboom, 1933-)의 팬이라면 더없이 좋아할 책입니다. 세스 노터봄의 여행기 입니다. 세스 노터봄은 여행을 즐기는 작가로 1950년대에 네덜란드에서 남미 수리남까지 운항하는 선박의 선원으로 장기 여행을 한 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여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이 'Nootebooms Hotel'인걸 보면 그의 여행가로서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에는 전체 14개의 이야기가 수록돼있는데 세스 노터봄이 유럽, 중동, 아프리카, 호주 등을 다니며 관찰하고 느낀 것들을 언어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여행자는 폭풍의 눈 안에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폭풍은 이 세상이고, 폭풍의 눈이야말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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