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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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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야 미우(Miu Kakiya)의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고 가키야 미우(Miu Kakiya)의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고 다소, 아니 매우, 자극적인 제목의 소설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출생과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일본의 작가 가키야 미우(Miu Kakiya, 1959)의 2021년 작품 입니다. 가키야 미우는 전작인 , 등으로 현 일본 사회의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린 작가로 이 책 역시 같은 주제 선상에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사실 이 책이 정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고나면 알게 됩니다. 책의 도입부입니다.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자는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예외는 왕족뿐이다. 더불어 정부는 안..
나렌드라 자다브(Narendra Jadhav)의 「신도 버린 사람들」을 읽고 나렌드라 자다브(Narendra Jadhav)의 「신도 버린 사람들 Untouchables」을 읽고 인도 사회의 비인간적인 카스트 제도, 그리고 카스트에도 속하지 못하는 최하위 신분인 '불가촉천민(Untouchables)'에 대해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가슴속에서 불의에 항거하는 뜨거움ㅡ미 일간지 트리뷴(Tribune)'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 불가촉천민 계급(Dalit, 달리트)으로 태어난 인도의 경제학자 나렌드라 자다브(Narendra Jadhv, 1953)의 회고록 에는 3대에 걸친 그의 가족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자유를 몰라서가 아니라 차별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인도 불가촉천민의 삶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카스트 제도의 잔인함을 볼 수 있습니다. 저자 나렌드라 자다브는 ..
존 콜라핀토(John Colapinto)의 「미안해 데이빗」을 읽고 존 콜라핀토(John Colapinto)의 「미안해 데이빗: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을 읽고 여자로 키워진 남자아이, 데이빗은 생후 8개월에 의료 사고로 음경을 잃은 후 12년 동안 물리적, 사회적, 정신적, 약물적 치료를 받으며 성전환을 '당합니다.' 이 책은 자신의 타고난 성별을 되찾고 잘못된 표준 치료법을 바로잡기까지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언론인이자 작가 존 콜라핀토(John Colapinto, 1958)의 저서
게일 콜드웰(Gail Caldwell)의 「먼길로 돌아갈까?」를 읽고 게일 콜드웰(Gail Caldwell)의 「먼길로 돌아갈까? Let's Take the Long Way Home」를 읽고 우정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제목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커튼」을 읽고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커튼 The Curtain: 소설을 둘러싼 일곱 가지 이야기」를 읽고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프랑스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1929-2023)의 12년 만의 에세이, 2006년 발표한 입니다. 이 책은 현대 소설의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역사적 의의를 날카롭게 분석한 '현대소설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가란 어떠해야 하는가,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하는가, 등등에 관한 밀란 쿤데라의 견해가 담겨있습니다. 표제인 '커튼(Curtain)'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궁금해서 이 책의 4부와 6부 소제목을 따라 '찢어진 커튼'에 대한 이야기부터 읽어봅니다.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숨기는 '커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튼 너..
나혜석의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을 읽고 나혜석의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한국의 페미니즘 고전」을 읽고, 장영은 엮음 근대 한국의 페미니스트 화가이자 작가 나혜석(1896-1948)의 작품을 엮어 해설을 곁들인 입니다. 나혜석 작가에 대해서는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글을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책은 희귀한 나혜석 작가의 작품을 집대성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장에는 그의 사진과 말이 실려있는데 근대 식민지 조선을 살다 간 여성 나혜석의 신념을 잘 보여줍니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은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오. 다행히 우리 조선 여자 중에 누구라도 가치 있는 욕을 먹은 자 있다 하면 우리는 안심이오." _나혜석 이 책에는 나혜..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의 「빨강머리 여인」을 읽고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의 「빨강머리 여인 The Red Haired Woman」을 읽고 , 으로 잘 알려진 튀르키예의 작가 오르한 파묵(Orhan Pamuk, 1952)의 소설 입니다. 오르한 파묵은 2006년 튀르키예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2014년 , 2016년 등 출간하는 모든 작품이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노벨상 '이후' 역작을 저술한 희귀한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의 첫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할 사건이 있은 후 지질학 엔지니어 겸 건축업자가 되었다. 책을 다 읽고난 후 첫 문장을 다시 읽었을 때의 그 감동이란. 죽음의 순간에 내 인생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기분이 이럴까요, 너무 갔나요, 훗. 의 주인공 젬은 ..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도덕적 혼란」을 읽고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도덕적 혼란 Moral Disorder」을 읽고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데 일생을 들인 캐나다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 1939)의 연작 단편소설 입니다. 제각각 다른 열한 편의 단편으로 유년에서 노년에 걸친 여성의 삶을 관통하듯 엮어내고 있습니다. 마거릿 애트우드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중반을 살아낸 여성 작가들에게 '여성'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간절한 주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Annie Ernaux, 1940)가 여성의 삶에 천착한 것 역시 같은 배경일지 모르겠습니다. 표제작인 에서는 아내가 있는 남자와 살림을 차린 서른 네살의 소위 '상간녀' 넬이 주인공입니다. 남자는 이혼을 진행중이지만 그 ..
J.D.밴스(James Donald Vance)의 「힐빌리의 노래」를 읽고 J.D.밴스(James Donald Vance)의 「힐빌리의 노래 Hillbilly Elegy」를 읽고 '힐빌리(Hillbilly)'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 사는 백인 하층민을 일컫는 말입니다. 햇볕에 그을려 목이 빨갛다는 의미로 교육 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의 시골 백인을 가리키는 모욕적인 표현인 '레드넥(Red-neck)'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책 는 '힐빌리' 출신 변호사이자 정치인으로 자수성가한 J.D.밴스(James Donald Vance, 1984)가 자신의 지난 인생을 담은 회고록입니다. 감동적인 성공담이라기보다는 문화와 교육면에서 소외되고 무너진 가족환경 속에서 일찌감치 미래를 포기해 버리는 '힐빌리'를 조명하며 빈곤층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 정책적 지..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힘겨운 사랑」을 읽고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힘겨운 사랑 Gli Amori Difficili」을 읽고 사랑의 어려움, 관계의 어려움을 극도로 섬세한 필체로 묘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탈리아의 언론인이자 작가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1923-1985)의 단편집 입니다. 이 책의 1부 '힘겨운 사랑'에는 열세 편의 단편이, 2부 '힘겨운 삶'에는 두 편의 단편이 포함돼 있는데 대부분 1949년에서 1958년 사이에 쓰였습니다. 1950년대 이탈로 칼비노는 같이 동화적 환상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을 썼지만 처럼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작품들도 집필했습니다. 두 스타일 모두 흥미롭지만 역시 후자의 경우가 익숙해서 읽기엔 수월합니다. 1부 '힘겨운 사랑'은 모험이라는 동일한 주제 아래 군인, 도둑, ..
디노 부차티(Dino Buzzati)의 「60개의 이야기」를 읽고 디노 부차티(Dino Buzzati)의 「60개의 이야기 Sessanta Racconti」를 읽고 이탈리아 환상문학의 거장 디노 부차티(Dino Buzzati, 1906-1972)의 소설집 입니다. 수록된 단편 60편 모두 어딘가 신비롭고 여운이 남는 이야기로 '어? 이런 작가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재미있습니다. 는 1958년 발표한 작품집인데 당시 단편으로는 이례적으로 이탈리아 최고의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절정에 오릅니다. 스스로를 "기자와 작가를 취미로 하는 화가"라고 소개하는 디노 부차티는 평생 기자로 살며 시, 소설, 희곡을 쓰고 화가, 만화가, 무대디자이너로도 활동한 다재다능한 인물입니다. 수록된 60편의 단편 가운데 특히 잔상이 남는 작품으로 「21. 무..
도메니코 스타르노네(Domenico Starnone)의 「끈」을 읽고 도메니코 스타르노네(Domenico Starnone)의 「끈 LACCI」을 읽고 운명이라는 끈에 묶인 가혹하고도 서글픈 가족사를 다룬 소설입니다. 이탈리아 작가 도메니코 스타르노네(Domenico Starnone, 1943)의 장편 은 색다른 구성으로 허를 찌르는 결말까지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제1권은 서간체 형식으로 바람난 남편에게 보낸 아내의 장문의 편지를 옮겨놓고 있습니다. 제2권은 다시 가족품으로 돌아온 남편의 시점에서 바라본 서사, 대망의 제3권은 부부의 두 자녀가 주인공이 되어 마치 부모에게 복수하듯 불행이 대를 잇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실수하고 용서하는 것으로 끝이나는 게 아니라 숙명으로 묶인 끈처럼 불행이 가족의 대를 이어 내려가는 잔혹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 의 첫 문장입니..
캐럴라인 냅(Caroline Knapp)의 「명랑한 은둔자」를 읽고 캐럴라인 냅(Caroline Knapp)의 「명랑한 은둔자 The Merry Recluse」를 읽고 스스로를 '명랑한 은둔자'라고 멋지게 정의내리는 작가 캐럴라인 냅(Caroline Knapp, 1960)의 유고 에세이집 입니다. 이 책은 42세에 세상을 떠난 냅의 삶 전반을 담아낸 작품으로 고독의 즐거움과 고립의 괴로움 사이 아슬아슬한 경계에서의 삶을 우아하고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캐럴라인 냅은 혼자 살고, 혼자 일하면서도 가족과 친구, 반려견과 관계를 맺으며 살았습니다. 중독, 결핍, 상실, 슬픔, 성장, 고립, 고독 같은 키워드로 묘사되는 저자의 삶은 자신의 실수와 결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기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라는 제목을 달고 말이죠. 우리 안에도 존재하는, 그러나 인지하지 못하..
존 그린(John Green)의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를 읽고 존 그린(John Green)의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Turtles All the Way Down」를 읽고 불안과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이 어떤 내적 갈등을 겪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게 하는 작품입니다. 미국 작가 존 그린(John Michael Green, 1977)이 2017년 출간한 소설 입니다. 주인공 에이자 홈스는 극도의 불안과 강박장애에 시달리는 16세 소녀로 생각의 소용돌이에 갇혀 힘겨운 매일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에이자를 괴롭히는 공포는 다양한데 세균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심합니다. 차츰 심해지는 증세로 남자친구와의 스킨십도 어려워지고 손 세정제를 마시기까지 합니다. 여기 더해 에이자는 자신의 존재가 허구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에도 휩싸입니다. 내가 소설..
톰 필립스(Tom Phillips)의 「진실의 흑역사」를 읽고 톰 필립스(Tom Phillips)의 「진실의 흑역사 Truth: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를 읽고 수많은 정보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오늘날은 정보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꾸며낸 것이 확실한 정보임에도 끝까지 사실로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대체 왜 거짓 정보가 더 빠르게 유통되고 소비자는 하필 거짓정보에 종종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요. 영국의 비영리 팩트체킹 기관의 편집자로 일하는 톰 필립스(Tom Phillips)는 에서 거짓뉴스의 근원과 역사를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유머러스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글이 어찌나 유려한지 톰 필립스가 하는 말은 모두 다 진실일 것만 같습니다. 톰 필립스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 노란 거짓말, 파란 거짓말, 빨간 거짓말, 색깔별로 분류하..
장 주네(Jean Genet)의「도둑 일기」를 읽고 장 주네(Jean Genet)의 자전적 소설 「도둑 일기 Journal du Voleur」를 읽고 '작가가 된 도둑', 프랑스 작가 장 주네(Jean Genet, 1910-1986)의 자전적 소설 입니다. 장 주네는 생후 7개월에 어머니로부터 유기되어 파리 빈민 구제국에서 자랍니다. 초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직업학교에서 잠시 인쇄술을 익히지만 정규 교육은 더 이상 받지 못했습니다. 10대 중반부터 절도, 무임승차, 부랑죄 등으로 교도소를 수시로 들락거렸으며 감옥에서 쓴 소설로 장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장 콕토의 관심을 끌고 예술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와도 교제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장 주네는 초등학교 수준의 학력으로 천재적인 집필 실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이 책 는 어떤 교훈이나 감동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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