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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고르즈 <D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ㅣ편지 에세이 아내이자 평생의 연인이던 여성을 향한 한 남자의 러브레터입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사상가 앙드레 고르즈(Andre Gorz, 1923-2007)가 쓴 편지 형식의 에세이 입니다. 저저 앙드레 고르즈는 최저임금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생태주의 이론을 정립한 철학자입니다. 2007년 9월 한 철학자와 그의 아내가 파리 교외의 자택에서 나란히 누운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바로 84세의 앙드레 고르즈와 아내 도린(당시 83세)의 동반자살 현장입니다. 이 책 는 죽기 1년 전 아내 도린을 위해 쓴 책으로 앙드레 고르즈는 불치병을 앓던 아내를 1983년부터 20년 넘게 간호해 오던 중이었습니다. 책은 '어느 사랑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두 사람이 함께한 삶의 모든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한 남자가 평생 사랑한 한 여자..
파트릭 모디아노 <까트린 이야기>를 읽고ㅣ성장소설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과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딸의 애틋함을 그린 작품입니다.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소설가 파트릭 모디아노(Patrick Modiano, 1945-)의 1988년 소설 입니다. 책 속에는 글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장 자크 상페(Jean-Jacques Sempe, 1932-2022)의 삽화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주인공 까트린은 어릴 때부터 안경을 썼습니다. 무용수가 되기 위해 춤을 출 때는 안경을 잠시 벗어두는데 그때 보이는 세상은 안경을 통해 보는 것과 다릅니다. 안경을 쓰지 않고 보면 세상은 더 이상 꺼슬꺼슬하지 않았고 뺨을 대면 스르르 잠을 불러오던 내 커다란 새털 베개만큼이나 포근하고 보들보들했다. 안경을 쓰고 나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다시 딱딱해지고 또..
헤르만 헤세 <환상동화집>을 읽고ㅣ26편의 중·단편 수록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중단편 26편을 수록된 입니다. 헤세가 동화작가이기도 하구나.. 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깁니다.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동화의 형식을 하고 있지만 특유의 마술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어 특별히 '환상동화'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동화이지만 상징과 은유가 많고 해석이 단순하지 않아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스물여섯 편의 환상동화에는 헤세가 , 등의 작품들에서 다루는 주제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헤세만의 스타일이죠. 특히 몇몇 작품들에서는 안전한 문학형식인 동화나 우화를 빌려 야만적인 문명의 아이러니와 전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을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ㅣ다른 별에서 온 놀라운 ..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고ㅣ장편소설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라는 작품 소개문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197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소설가 하인리히 뵐(Heinrich Boll, 1917-1985)의 1974년 작품 입니다. 표제는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문장으로 부연하고 있습니다. 와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하인리히 뵐은 적극적인 사회 참여 목소리를 내는 지식인이기도 합니다. 이 책 역시 그런 맥락 속에 있습니다. 1974년 어느 날 한 일간지 기자 베르너 퇴트게스가 살해당합니다. 용의자로 27세의 평범한 여인 카타리나 블룸이 지목되고 조사 과정에서 그녀의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행적을 재구성하여 보고하는 형식으로 소설은 진행됩니다..
윤홍식 풀이 <화엄경, 보살의 길을 열다>를 읽고ㅣ불교서적 불교 경전 중 하나인 《화엄경》의 원문을 풀이한 책입니다. 유튜브 홍익학당을 운영하는 윤홍식 대표의 책 로 4년 반에 걸친 화엄경 강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보살의 길'을 걷는 중생이 매뉴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했다는 친절한 의도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선 《화엄경》이 무엇인지 구글링 해봅니다. 《대방광불화엄경》을 줄여서 《화엄경》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는 초기 대승불교의 주요 경전 중 하나로 화엄종을 비롯한 많은 종파의 핵심 경전으로 사용됩니다. 산스크리트어 원전은 전하지 않고 「십지품」이 화엄경의 일부를 담고 있어 남아있는 원전으로 추측할 뿐입니다. 내용은 고타마 붓다가 깨달음을 증득한 후 그 깨달음의 경지와 증득이 가능케 하는 수행을 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알도 팔라체스키 <연기 인간 Il Codice di Perela>을 읽고ㅣ장편소설 이탈리아 소설가 알도 팔라체스키(Aldo Palazzeschi, 1885-1974)의 소설 입니다. 작가 나이 26세이던 1911년에 초판을 내놓은 이후 50여 년 간 다섯 차례에 걸쳐 개정판을 출간합니다. 그만큼 알도 팔라체스키가 이 작품에 품은 애정이 지대하다 할 수 있습니다. 1958년 일흔셋의 팔라체스키는 이 자신에게는 환상적 글쓰기의 극치이자 행복한 예술적 출구였다고 회상합니다. '환상'이라는 형용사가 들어간 작품은 대체로 읽기 수월하지 않지만 뇌에 자극을 주는 데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 '환상' 소설적 성격 덕분에 독자가 쉽게 이해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는 작품이라 해설을 먼저 읽어봅니다. 소설은 독특하게도 등장인물들 간 대화가 주를 이루고 연극의 형식과 분위기를 차용하고 있어 연극소설이라..
헤르만 헤세 <나의 믿음>을 읽고ㅣ신앙 에세이 믿음은 무엇일까? 어떤 종교를 가져야 하나? 평생에 걸쳐 이 물음에 천착한 헤르만 헤세(Hermann Karl Hesse, 1877-1962)의 책입니다. 표제는 으로 헤세가 쓴 글 가운데 종교성과 영혼 믿음에 관해 고찰한 것들을 모아 편역했습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헤르만 헤세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갖고 자랐으나 불교나 동양의 사상 역시 익히고 받아들였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와 종교에 대한 고찰과 견해가 잘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헤세는 공동체 울타리 밖에서 살았다. 그리스도교보다 불교에 더 심취하고 공감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요란하게 저항하다 자신의 원천인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였다. (p12) _지크프리트 운젤트, 서문 中 헤르만 헤세는 믿음..
장 콕토 <앙팡 떼리블 Les Enfants terribles>을 읽고ㅣ장편소설 영화 로 잘 알려진 프랑스 영화감독이자 작가 장 콕토(장 꼭또 Jean Maurice Eugene Clement Cocteau, 1889-1963)의 장편소설 입니다. 1929년 출간한 작품으로 장 콕토가 1928년 아편 중독을 치료받던 중 단 17일 만에 집필했습니다. 표제 중 '떼리블(Terrible)'은 무서운, 위험한, 나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로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고아들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의 주인공은 엘리자베뜨(Elisabeth)와 뽈(Paul) 남매로 부모 없이 고립된 상태로 살며 반사회적이고 반관습적인 통제불가능한 행동을 일삼으며 살아갑니다. 5학년 아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유년의 불가해한 충동들을 이기지 못한다. 또 어른들이..
줄리언 반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를 읽고ㅣ장편소설 운명은 우연의 모습을 하고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예상할 수 없는 우연, 이 책의 한국어판 표제를 한참 들여다봅니다. 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Julian Patrick Barnes, 1946-)가 여든이 가까워지는 만년에 쓴 소설 입니다. 작품의 원서 제목은 'Elizabeth Finch'로 소설에 등장하는 한 교수의 이름을 표제로 쓰고 있습니다. 소설은 인생에서 여러 실패를 경험한 한 남자가 삶에 영감을 주는 교수 엘리자베스 핀치를 만나 다양한 분야의 강렬한 질문들을 받아 들고 그것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출판사 소개문에서는 에 대해 줄리언 반스의 40년 문학의 결정판이자 문학적 지문과도 같은 작품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메모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를 읽고ㅣ장편소설 195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유대계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Boris Pasternak, 1890-1960)의 대표 장편소설 입니다. 1955년 완성 후 1957년 출간된 작품으로 데이비드 린 감독의 1965년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의사이자 시인인 주인공 유리(유라) 지바고의 청년시절부터 생을 마칠 때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시대적 배경은 러시아 혁명 전후인 1905년부터 1929년까지로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혁명을 비판한 내용이 들어있어 1988년까지 금서로 지정됐으며 같은 이유로 노벨문학상 메달 역시 작가 사후인 1989년 아들이 대신 받습니다. 이처럼 사연 많은 이지만 오늘날까지도 러시아 문학의 대표작이자 위대한 고전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주요 인물만 2..
장 로랭 <장 로랭 환상 단편집 中 가면>을 읽고ㅣ단편소설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 장 로랭(Jean Lorrain, 1855-1906)의 단편집 입니다. 장 로랭은 19세기말 파리의 전형적인 보헤미안이었습니다. 기이한 행동과 도발적인 복장에 심미주의자이면서 동성애자였으며 이 모든 것을 서슴없이 드러냈습니다. 또한 당대 최고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시, 소설, 비평, 동화, 희곡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을 남깁니다. 특히 프랑스 환상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 소설집에는 그 가운데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여덟 편의 단편은 , , , , , , , 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장 로랭의 작품에서 가면은 주목할 만한 테마로 사용됩니다. 가면으로 민낯을 가린 인물, 가면보다 흉측한 민낯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
제인 볼스 <에미 무어의 일기>를 읽고ㅣ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中 [2/2] 단편소설집 입니다. 이 책은 문학잡지 《파리 리뷰 The Paris Review》가 2012년 미국에서 출간한 에 실린 단편소설 중 열다섯 편을 골라 옮긴 것으로 새로운 글쓰기에 관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이름난 작품 혹은 성공한 작가의 작품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낯선 작가의 낯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제 올린 에 이어 두 번째로 리뷰할 작품은 미국의 작가이자 극작가 제인 볼스(Jane Bowles, 1917-1973)의 단편소설 입니다. 저자는 태어날 때부터 무릎에 장애가 있었고 뇌졸중, 알코올 중독, 공포증, 조울증, 시력장애 등 평생 육체와 정신의 병마와 싸우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세워갔습니다. 는 약간 독..
데니스 존슨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를 읽고ㅣ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中 [1/2] 단편소설집 입니다. 이 책은 문학잡지 《파리 리뷰 The Paris Review》가 2012년 미국에서 출간한 에 실린 단편소설 중 열다섯 편을 골라 옮긴 것으로 새로운 글쓰기에 관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이름난 작품 혹은 성공한 작가의 작품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낯선 작가의 낯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수록된 단편은 을 쓴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데니스 존슨(Danis Johnson, 1949-2017)의 입니다. 이 작품은 데이스 존슨의 1992년 대표 단편 소설집 에 수록된 작품으로 1989년 The Paris Review 110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원작이 수록된 소설집의 제목 에서 암시하듯 이 작품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읽고ㅣ장편소설 어릴 적 이 작가의 책을 한 번도 읽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작가죠. 동화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Astrid Anna Emilia Lindgren, 1907-2002)의 판타지 장편동화 입니다. 1973년 출간한 작품으로 아동 장르에서는 이례적으로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을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의 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p15) 은 10살이 채 되지 않은 소년 칼과 그의 형 요나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폐질환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동생 칼에게 외모며 성격이며 학업성적까지 완벽한 형 요나탄은 영웅과도 같습니다. 칼은 그런 ..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모렐의 발명>을 읽고ㅣ장편소설 아르헨티나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Adolfo Bioy Casares, 1914-1999)의 대표 장편 입니다.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1986)와 함께 중남미 환상 문학을 이끈 대가로 서문도 친구인 보르헤스가 맡아 썼습니다. 1940년 발표한 이 소설은 공상과학, 추리, 환상소설의 요소를 동시에 지닌 작품으로 외딴섬 빌링스로 망명한 사형수 '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사람들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늪지대에 숨어 사는 그는 매일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입니다. 난 불운한 기적의 증거를 남기고자 이 글을 쓴다... 나는 피서객들을 바라본다. 여기에는 헛것도 없고 영상도 없다. 그들은 진짜 사람, 적어도 나만..
루이스 세풀베다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를 읽고ㅣ장편소설, 동화 행동하는 지성으로 불리는 칠레의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Luis Sepulveda, 1949-2020)의 소설 입니다. 2013년 60세가 넘은 만년의 작가가 쓴 창작동화로 느림의 가치와 환경 보전에 대한 성찰을 권하고 있습니다. 원제는 'Historia de un caracol que descubrió la importancia de la lentitud'로 번역하면 그대로 한국어판 표제가 됩니다. 는 수많은 장애를 헤치고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가는 한 달팽이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정의 목적은 표제에서 말하듯 느림의 가치, 그러니까 자기 정체성인 느림의 가치를 찾겠다는 것이었죠. 다행스럽게도 깨달았다고 하니 달팽이의 여정은 해피엔딩입니다. 어느 들판에 달팽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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