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 작가의 책을 한 번도 읽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작가죠. 동화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Astrid Anna Emilia Lindgren, 1907-2002)의 판타지 장편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 The Brothers Lionheart>입니다.
1973년 출간한 작품으로 아동 장르에서는 이례적으로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을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의 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p15)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10살이 채 되지 않은 소년 칼과 그의 형 요나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폐질환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동생 칼에게 외모며 성격이며 학업성적까지 완벽한 형 요나탄은 영웅과도 같습니다. 칼은 그런 형을 '사자왕 요나탄'이라 부릅니다.
소설은 칼이 자신의 형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서사를 이어갑니다.
칼은 우연히 엿들은 어른들의 대화에서 자신이 곧 죽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되고 형 요나탄에게 그 말을 털어놓자 요나탄은 죽음 너머의 멋진 별나라 '낭기열라'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생을 위로합니다.
이제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요나탄 형이 지금 낭기열라에 가 있는 것입니다. (p26)
어느 날 형제가 살던 2층 아파트에 불이나 요나탄과 칼이 창 밖으로 뛰어내렸고 불행히도 요나탄이 먼저 낭기열라로 떠납니다. 죽기 직전 칼에게 낭기열라에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남긴 채 말이죠.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3부에서부터 낭기열라에서 재회한 두 형제의 판타지 모험은 시작됩니다. 두둥.
용감한 형 사자왕 요나탄은 그곳에서도 동생 칼의 영웅입니다. 평화를 방해하는 폭군 무리에 맞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위험도 무릅써야 한다며 독재에 저항합니다. 자유를 위해 전쟁도 불사합니다. 낭기열라 역시 평화롭기만 한 곳은 아니었죠.
형은 아무리 위험해도 반드시 해내야 되는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밀이란 언제까지나 지켜지는 게 아니거든. 더구나 자유에 대한 우리의 꿈은 자칫 부서져 버리기 쉬운 거야." (p86, p291)
이 세계에서 사자왕 형제는 용감하게 싸우며 여전한 형제애를 확인합니다. 결국 형제의 여정은 또 다른 세계인 '낭길리마'로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동생인 칼이 형 요나탄을 등에 업은 채로 말이죠.
"낭길리마! 형, 보여! 낭길리마의 햇살이 보여!" (p327)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죽음이 끝이 아님을 그곳에도 삶이 있음을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또 다른 삶이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 순간 사랑과 용기가 필요함을 이야기합니다.
사자왕 요나탄과 사자왕 스코르판이 낭길리마에서도 서로를 알아보고 형제애를 이어가길 바랍니다.
2025.6.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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