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설 시 독후감 (728) 썸네일형 리스트형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의 「지극히 낮으신」을 읽고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의 「지극히 낮으신」을 읽고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 1951-2022)의 글을 읽고 있으면 어디선가 잔잔한 음악이 들리는 듯합니다. 단아한 글, 보뱅이라는 작가가 점점 좋아지네요. 이 책 에서는 13세기 기독교의 성인 아시시 프란체스코(San Francesco d'Assisi)의 삶을 보뱅 특유의 시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1992년 출간 이듬해에 프랑스 가톨릭 문학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은 늘 지극히 낮으신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는 기독교적인 진리가 매 페이지마다 스며 있습니다. 기독교인, 특히 가톨릭교인이라면 더 큰 감동이 있을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삶을 통해 쌓아 올린 것이 그를 움켜쥐..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왜 고전을 읽는가」를 읽고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왜 고전을 읽는가」를 읽고현대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1923-1985)의 고전 서평 모음집이라 할 수 있는 입니다. 고대 작가 호메로스, 오비디우스부터 스탕달, 발자크, 보르헤스 같은 현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서른여섯 편의 글이 수록돼 있습니다. 이탈로 칼비노는 서론에서 '왜 고전을 읽는가'에 대해 열네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칼비노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유롭게 읽는 그때에야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책을 발견할 수 있다._서문 가운데" 나만의 책, 멘토가 되어주고 뮤즈가 되어주는 책, 그 전제가 되는 '자유로운 독서'라는 것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듯합니다. #4..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어느 존속 살해범의 편지」를 읽고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어느 존속 살해범의 편지」를 읽고20세기의 역작 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단편집 입니다. 는 프루스트가 마흔이 되어서야 집필을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이전에 프루스트의 글ㅡ그리 길지 않길 바라는ㅡ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 책 에는 프루스트가 쓴 수필, 편지, 비평, 서문, 인터뷰 등 다양한 짧은(!) 글 들이 수록돼 있습니다. 표제작 「어느 존속 살해범의 편지」는 1907년 《피가로》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이전에 몇 차례 편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 섬세하고 진중하며 자애롭기까지 한 지인, 앙리 반 블라랭베르주의 부고를 신문 기사로 접한 뒤 써내려간 글입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지금이 아니면 언제?」를 읽고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지금이 아니면 언제?」를 읽고 1982년 출간된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장편소설 입니다. 이전에 발표한 저자의 작품들이 대체로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개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작품은 유대인 공동체, '집단'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는 출간된 그해 캄피엘로 상과 비아레조 상을 수상하며 큰 호응을 얻습니다. 소설은 194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와 대항해 싸우는 러시아와 폴란드계 유대인들의 유격전,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땅을 찾아 러시아에서 유럽을 거쳐 이탈리아에까지 이르는 긴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들 유대인들은 게토나 수용소를 탈출한 이들로 자발적으로 유격대(게달리스트)에 합류합니다. 유격대원들은 독일군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의 「그리움의 정원에서」를 읽고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의 「그리움의 정원에서」를 읽고 라는 산문으로 처음 알게 되어 단번에 그의 글에 반했습니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수필가 크리스티앙 보뱅(Christian Bobin, 1951-2022)입니다. 정갈하고 품위 있는 글, 근원적인 외로움과 슬픔이 단단히 버텨주고 있는 글이 보뱅의 매력입니다. 이 책 는 1996년 발표한 에세이로 크리스티앙 보뱅이 1979년 처음 만나 줄곧 사랑한 여인, 그러나 1995년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지슬렌을 향한 헌사입니다. 서문에서부터 아름다운 문장과 단어들이 페이지를 채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네가 죽은 다음 날, 이제 더는 글을 쓰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죽음은 종종 우리를 패배자로 만들고 과.. 캐티 아펠트(Kathi Appelt)의 「마루 밑 The Underneath」을 읽고 캐티 아펠트(Kathi Appelt)의 「마루 밑 The Underneath」을 읽고미국의 아동문학가 캐티 아펠트(Kathi Appelt, 1954)의 소설 입니다. 이 책은 캐티 아펠트의 첫 번째 소설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늪지대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냥개와 삼색 어미 고양이, 그리고 쌍둥이 새끼 고양이 퍽과 사빈입니다. 그리고 아동문학에서 빠질 수 없는 악당 캐릭터 '악어 동갈치 낯바닥'이라는 청년이 등장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의 첫 페이지, 첫 문장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저 역시 그렇게해서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잠시 사랑받다가 길가에 버려진 고양이보다 더 외로운 존재는 없다. 조그만 삼색 고양이. 가족은 해묵은 이 숲에, 빗줄기가 부드러운 털..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가 엮은 「세계의 환상 소설」을 읽고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가 엮은 「세계의 환상 소설」을 읽고 현대 환상 문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작가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 1923-1985)가 엮은 입니다. , 단편집 등 남다른 상상력과 관찰력으로 작품을 써내는 이탈로 칼비노는 자신만의 현미경 렌즈로 들여다보듯 모든 대상을 섬세하게 묘사해 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진부한 소재라도 그가 쓰면, 다릅니다. 그런 그가 엮은 선집 이 인기가 없을리 없겠지요. 책은 「1부 시각적 환상」편에 열두 작품, 「2부 일상적 환상」편에 열네 작품 해서 전체 스물여섯 편의 환상 소설계의 고전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탈로 칼비노의 서문과 매 작품 첫 장에 적힌 소개문 읽는 재미도 기대 이상입니다. 이 책을 '환상소설 개..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릴리트 Lilit」를 읽고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릴리트 Lilit」를 읽고1981년에 출간된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단편소설 모음집 입니다. 총 서른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자전적 서사를 비롯해 과학, 신화 등 폭넓은 소재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프리모 레비는 이들 단편을 크게 《가까운 과거(12편)》, 《가까운 미래(15편)》, 《현재(9편)》라는 3개 범주로 나눕니다. 과거엔 이러했으며, 미래는 이러할 것이니, 현재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의도로 프리모 레비의 분류 기준을 이해해 봅니다. 표제작 「릴리트」가 수록된 《가까운 과거》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인물연구가 담겨 있습니다. 첫 작품으로 실린 프리모 레비에게 유언을 남긴 폴란드..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의 「나는 태어났다」를 읽고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의 「나는 태어났다」를 읽고 프랑스의 소설가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 1936-1982)의 산문집 입니다. 조르주 페렉은 1967년 레이몽 크노(Raymond Queneau, 1903-1976)가 주도하는 프랑스 잠재문학실험그룹 '울리포(OuLiPo)'의 멤버로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덕분에 '형식적 제약'을 따르는 특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문학과 수학의 연결, 울리포(OuLiPo)ㅣ프랑스 잠재문학실험실문학과 수학의 연결, 울리포(OuLiPo)ㅣ프랑스 잠재문학실험실 ◆ 울리포(OuLiPo) 울리포(OuLiPo)는 프랑스의 실험문학집단입니다. 작업실, 문학, 잠재성을 뜻하는 세 개의 프랑스어 단어에서 첫 음절2020ilovejesus.tist.. 넬레 노이하우스(Nele Neuhaus)의 「산 자와 죽은 자」를 읽고 넬레 노이하우스(Nele Neuhaus)의 「산 자와 죽은 자」를 읽고미스터리 소설 '타우누스 시리즈'의 저자인 넬레 노이하우스(Nele Neuhaus, 1967)의 장편 입니다. 이 책은 타우누스 시리즈 제7권으로 개인적으로는 제4권 이후 두 번째 작품입니다. 국내에 넬레 노이하우스가 이름을 알린 건 2010년 출간된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밤늦도록 책을 놓지 못하고 결말까지 다 보고 새벽에야 잠자리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타우누스는 실제 독일의 지명으로 이들 소설의 배경이 됩니다. 시리즈물의 주인공은 피아 키르히호프(Pia Kirchhoff) 형사와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Oliver von Bodenstein) 형사ㅡ귀족 출신인가요ㅡ로 각각의 스토리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의 「작은 것들의 신」을 읽고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의 「작은 것들의 신」을 읽고의 저자 인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 1961)의 데뷔작인 1997년 출간된 입니다. 20년이라는 시간 차이가 있는 두 작품은 현재까지 아룬다티 로이가 발표한 소설의 전부입니다. 두 작품 모두 인도 특유의 분위기가 깃들어 있어 인도인 저자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줍니다. 은 자전적 요소가 담긴 소설로 배경 역시 저자가 성장한 곳인 인도 케랄라 주의 아예메넴입니다. 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기독교, 힌두교 등 여러 종교의 갈등, 그리고 공산당 집권으로 인한 정치적 소요가 상존하는 곳입니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이란성 쌍둥이 라헬과 에스타, 그들의 어머니 암무, 손재주 좋은 목수 청년 벨루타입니다. 31세가 된 ..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휴전 La tregua」을 읽고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휴전 La tregua」을 읽고 홀로코스트 증언문학의 기념비적 작가인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입니다. 이 작품은 1945년 1월 27일, 러시아 군대에 의해 수용소에서 해방을 맞은 프리모 레비가 고향 이탈리아 토리노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자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기록한 의 속편이라고도 불립니다. 을 읽다 보면 호메로스의 가 떠오릅니다. 트로이 전쟁 후 10여 년에 걸쳐 귀향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담, 프리모 레비의 귀향 여정과 어딘가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프리모 레비는 와 을 끝으로 아우슈비츠에서의 기억에 관한 작품은 더 집필하지 않았습니다. 1945년 1월 러시아 붉은 군대의 진격 소식에 .. 게리 폴슨(Gary Paulsen)의 「손도끼」를 읽고 게리 폴슨(Gary Paulsen)의 「손도끼 Hatchet」를 읽고의 저자인 미국의 청소년 소설 작가 게리 폴슨(Gary Paulsen, 1939-2021)의 입니다. 이 두 작품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게리 폴슨은 자연과 성장에 대한 스토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는 1987년 출간된 소설로 이듬해 최고의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Newbery Medal)을 받습니다. 청소년문학이라 부담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한 자리에 앉아 순식간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냅니다. 주인공 브라이언(Brian)은 열세 살 소년으로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여름 동안 캐나다 북부에 사는 아버지를 방문하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조종사가 심장 마비로 급사하고 혼자 남은 브라이언은 광..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독서에 관하여」를 읽고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독서에 관하여」를 읽고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산문집 입니다. 여기에는 1906년 발표한 첫 산문 「독서에 관하여」와 「침울한 주거지에 행복을」, 「달콤한 비축품」 세 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프루스트가 역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본격 집필에 들어가기 전 쓴 것들로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독서에 관하여」는 프루스트가 번역한 러스킨(John Ruskin)의 「참깨와 백합(1906)」 서문으로 쓴 글인데 책에 관한 소개는 거의 없고 자신의 어린 시절 독서에 관한 사유를 펼쳐놓고 있습니다. 독서 속에서 우정은 돌연 본래의 순수성을 되찾는다. 책과 나누는 우정..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의 「에이번리의 앤」을 읽고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의 「에이번리의 앤 Anne of Avonlea」을 읽고의 후속 작품, 2부라고도 할 수 있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의 입니다. 이 출간된 그 이듬해인 1909년 발표되었습니다. 16세가 된 앤이 에이번리 마을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앤 시리즈는 나이 불문, 전세계 모든 '소녀'들의 감성코드죠. 상상의 세계에 들어갈 때는 혼자라는 사실을 앤은 오래전에 깨달았다. 그곳으로 이어지는 마법의 길은 가장 친한 친구와도 함께 걸을 수 없었다. _본문 가운데 앤과 다이애나는 둘도 없는 좋은 친구사이입니다. 그러나 이상주의자인 앤에 비해 다이애나는 ..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읽고 프리모 레비(Primo Levi)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읽고'홀로코스트 생환자'라는 수식어가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작가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유서와도 같은 책, 입니다. 이 책은 프리모 레비가 1987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1년 전인 1986년에 발표됐습니다. 유대인 학살에 관한 서적 가운데 단연 독보적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 책 는 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그러하기에 어떤 존재가 되려고 '애써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또한 책의 띠지에 적힌 '사람들은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기를 거부한다'라는 글귀처럼 소위 제삼자ㅡ홀로코스트에 있어서는 독일 국민들ㅡ의 무관심 역시 결코 무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우선 책의 제목에서 ..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