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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캐티 아펠트(Kathi Appelt)의 「마루 밑 The Underneath」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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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티 아펠트(Kathi Appelt)의 「마루 밑 The Underneath」을 읽고


미국의 아동문학가 캐티 아펠트(Kathi Appelt, 1954)의 소설 <마루 밑 The Underneath>입니다. 이 책은 캐티 아펠트의 첫 번째 소설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늪지대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냥개와 삼색 어미 고양이, 그리고 쌍둥이 새끼 고양이 퍽과 사빈입니다. 그리고 아동문학에서 빠질 수 없는 악당 캐릭터 '악어 동갈치 낯바닥'이라는 청년이 등장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루 밑>의 첫 페이지, 첫 문장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저 역시 그렇게해서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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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사랑받다가 길가에 버려진 고양이보다 더 외로운 존재는 없다. 조그만 삼색 고양이. 가족은 해묵은 이 숲에, 빗줄기가 부드러운 털을 적시고 스며드는 이 숲에 고양이를 버리고 떠났다. _본문 가운데 

 

<마루 밑>의 도입부는 일본 애니메이션 '토토로'나 '원령공주'에 나오는 숲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서정적인 프롤로그가 지나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흥미진진ㅡ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ㅡ한 전개와 토막극처럼 끊어지는 구성이 책을 놓기 어렵게 합니다.  

 

 

숲에 버려진 삼색 고양이는 한참을 걷다 처절하게 울부짖는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 갑니다. 짧은 쇠사슬에 묶인 사냥개 레인저, 자신의 천적이지만 고양이는 주저 않고 사냥개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버려질 때 새끼를 밴 상태였던 고양이가 쌍둥이 퍽과 사빈을 낳고 그렇게 넷은 '가족'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레인저는 파라오가 나일 강을 지켜보듯, 별들이 잠든 지구를 굽어보듯, 바닷가 모래사장이 바다를 바라보듯 고양이 가족을 지켜보았다. 레인저가 가장 좋아한 건 셋이서 함께 가르랑거리는 소리였다. 세상에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었다. _본문 가운데

 

골골송을 불러주는 다정한 고양이, 그것도 셋이서 부르는 골골송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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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잔인한 소년, 이 암흑의 소년을 조심하라. 소년에게도 한때 이름이, 진짜 이름이 있었다. _본문 가운데 

 

'악어 동갈치 낯바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부모의 폭력성을 물려받아 그보다 더 잔인한 인간이 되어버린 비참한 존재입니다. 레인저를 짧은 쇠사슬에 묶은 장본인으로 <마루 밑>에 사는 '가족'에게 끝없이 고통을 가합니다. 

 

특히 소년은 '이름'을 잃어버린 것으로 설정되는데 '인간성'과 '이름'을 같은 무게로 바라보는 시각이 느껴집니다. 

 

 

<마루 밑>은 슬픈 결말이자 아름다운 결말을 갖고 있습니다. 삼색 어미 고양이는 '악어 동갈치 낯바닥'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만 레인저와 퍽, 사빈은 가족에게 버림받았던 삼색 고양이가 만들어낸 '가족' 안에서 서로를 위해주며 살아갑니다. 

 

레인저를 의지하며 새끼들을 맡겼던 친구는 멀리 떠났다. 레인저는 약속, 약속을 했다. 약속. _본문 가운데

 

책에는 미국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데이비드 스몰(David Small, 1945)의 삽화가 함께 수록돼 있습니다. 글과 그림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그리고, 고양이는, 뒷모습이며 꼬리며 다리며 귀며 코 입 눈 어깨 등 뒤통수 정수리... 대체 귀엽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먀옹)


2024.8.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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