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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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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르 바예호(Cesar Vallejo)의 시집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을 읽고 세사르 바예호(Cesar Vallejo)의 시집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을 읽고페루의 시인 세사르 바예호(Cesar Vallejo, 1892-1938)의 시선집 입니다. 세사르 바예호는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1904-1973)와 함께 20세기 중남미의 거장 시인으로 꼽힙니다. 그는 생전에 두 권의 시집, 과 를 발표하고 사후 1939년에는 와 가 출간됩니다.  이 시선집 에는 그의 작품들 가운데서 선별한 총 122편의 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살다 보면 겪는 고통. 너무도 힘든... 모르겠어. / 신의 증오가 빚은 듯한 고통. 그 앞에서는 / 지금까지의 모든 괴로움이 / 썰물처럼 영혼에 고이는 듯... 모르겠어. _「검은 전령」 가운데 에 수록된 시입니다. 출판사 소개..
톤 막(Ton Mak)의 그림에세이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너에게」를 읽고 톤 막(Ton Mak)의 그림에세이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너에게」를 읽고귀여운 거북이가 등장하는 그림에세이 입니다. 느리고 인내심 강하고 등껍질에 여차하면 숨어버리는, 그러나 강한 이빨로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어딘가 집념 있는 거북이. 라는 제목의 그림책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작가는 홍콩 출신 비주얼 아티스트 톤 막(Ton Mak)으로 작가 소개란에 나무늘보와 거북이, 고구마를 좋아한다고 적어놓았습니다. 저랑 같네요. 호감.   그림책 주인공 거북이의 친구로 나무늘보와 고양이가 나옵니다. 역시, 맞죠, 고양이도 '이쪽'입니다. 거북이 집사가 흔드는 낚시 놀이,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고양이 세 마리가 모두 둔둔하네요.   "내성적인 사람은 오해를 사기 쉬워."  이 말이 가장 설..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집 「풀잎」을 읽고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집 「풀잎 Leaves of Grass」을 읽고19세기 영미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의 대표 시집 입니다. 시집 은 1852년 처음 쓰인 뒤 1892년까지 40여 년 간 수정, 출간되었으며 마지막 판본은 '임종판(deathbed edition)'으로 불립니다. 월트 휘트먼은 '자유시의 아버지'로 불릴만큼 문학사에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가 좋아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예술의 예술, 표현의 영광, 글의 햇살은 바로 단순함이다. 단순함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그 어떤 것도 과도함을, 분명한 결핍을 메울 수 없다. (...) 남자와 여..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소송」을 읽고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소송」을 읽고20세기 위대한 작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가 남긴 세 편의 장편소설 중 하나인 입니다. 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는 작품인데 카프카 사후 1927년에 그의 친구 막스 브로트(Max Brod)에 의해 출간되었습니다. 오래전 을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 책을 들고 졸기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 프롤로그에 수록된 해설편 소개문에도 "모든 문장이 '나를 해석해보라'고 하면서 어떤 문장도 그것을 허용하려 하지 않는다._아도르노의 「카프카 소묘」 가운데"라는 문장이 실려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카프카는 이 작품 을 집필하면서 첫 번째 장 '체포'와 마지막 장 '종말'을 먼저 써놓고 그 사이 이야기들을..
크누트 함순(Knut Hamsun)의 「땅의 혜택」을 읽고 크누트 함순(Knut Hamsun)의 「땅의 혜택」을 읽고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Knut Hamsun, 1859-1952)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그의 대표작 입니다. 영문 번역본 제목은 역시나 더 직관적인 으로 19세기말 변화의 흐름에 놓인 노르웨이 시골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1890년 으로 이름을 알린 크누트 함순은 1917년 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됩니다.  의 주요 인물로는 농경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크와 잉에르 부부, 아들 시베르트, 그리고 도회지에 더 마음이 가 있는 또다른 아들 엘레세우스가 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하는 한 남자, 이사크의 모습이 도입부에서 묘사고 있습니다. 대지에서 사는 사람답게 자신의 직감만으로 터전을 찾아냅니다. 남자는..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의 「부처스 크로싱」을 읽고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의 「부처스 크로싱 Butcher's Crossing」을 읽고미국 작가 존 에드워드 윌리엄스(John Edward Williams, 1922-1994)의 소설 입니다. 국내에는 와 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은 1960년 발표한 존 윌리엄스의 두 번째 소설로 1870년대 미 서부 캔자스 개척자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19세기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젊은 자연주의자들이 서부로 몰려듭니다. 책의 표현에 따르면 도시에서 '말썽'을 일으켜 도피해 오거나 '한몫'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서부로 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의 주인공 윌 앤드루스는 목사의 아들로 대서부에서 자신을 찾기 위해 하버드대 3학년을 중퇴하고 캔자스 부처스 크로싱으로 향합니다.    "말썽을 일으켰..
폴 오스터(Paul Auster)의 「겨울 일기」를 읽고 폴 오스터(Paul Auster)의 「겨울 일기」를 읽고두 달 전 를 읽을 때만 해도 저자가 생존해 있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4월 30일에 77세를 일기로 사망한 이력이 업데이트되어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폴 오스터(Paul Auster, 1947-2024)에 관한 소식입니다. 이 책 는 폴 오스터가 예순 넷에 집필해 2012년 발표한 에세이로 생의 '겨울'을 맞이하며 쓴 글입니다. 그 이듬해인 2013년에 출간한 가 폴 오스터의 어린 시절에 관한 회상이니 와 함께 연작 회고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예순네 살이다. 바깥은 회색이다 못해 거의 흰색에 가깝고 해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당신은 자문한다. 몇 번의 아침이 남았을까? _본문 가운데 의 주인공 폴 오스터는 또다른 화자가 되어 자신을..
앤드루 포터(Andrew Porter)의 「사라진 것들」을 읽고 앤드루 포터(Andrew Porter)의 「사라진 것들 The Disappeared」을 읽고2008년에 데뷔작 으로 문단의 관심을 집중시킨 미국 작가 앤드루 포터(Andrew Porter, 1972-)가 15년 만에 내놓은 단편집 입니다. 에서는 20대 여성의 시선이 강조되었다면 에서는 40대 중년 남성의 시선이 주가 됩니다. 다음번 작품집은 노년의 시선이 담기게 될까요.  이 소설집에는 전체 열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습니다. 고작 두 페이지로 끝나는 작품도 있고, 소설 속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전부를 설명하지도 않으며, 열린 결말로 끝나는 작품이 대부분인 앤드루 포터의 소설은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스토리텔링보다 감정선에 집중하게 합니다. 앤드루 포터의 매력입니다.    참 이상한 일이..
크리스티앙 파쥬(Christian Page)의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를 읽고 크리스티앙 파쥬(Christian Page)의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를 읽고프랑스 유명 레스토랑 소믈리에로 일하며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다 한 순간에 거리로 내몰린 어떤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한 순간에 일상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을까.. 의아하기도 하지만 늘 '찰나'로 방향이 바뀌는 게 인생인 듯합니다.  책의 제목은 , 저자는 크리스티앙 파주(Christian Page)입니다. 그가 노숙인 생활을 하며 트위터에 올린 글이 계기가 되어 이 책이 나오게 되었고 덕분에 파주는 다시 아파트를 구하고 거리생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대도시의 거리 생활이 얼마나 혹독 한 지에 대한 이야기를 당사자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건 독자로서는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거리에서 가장 큰 위험은 추위도, 배고픔..
마크 피셔(Mark Fisher)의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을 읽고 마크 피셔(Mark Fisher)의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을 읽고영국의 문화이론가 마크 피셔(Mark Fisher, 1968-2017)의 장르 문화 비평서 입니다. H.P.러브크래프트를 비롯해 H.G.웰스, 데이비드 린치,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장르 문학 작가와 작품을 '기이함'과 '으스스함'이라는 영역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분위기가 콜린 윌슨(Colin Wilson, 1931-2013)의 와 닮았습니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의 차이는 누구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바꿔말하면 차이는 알겠는데 말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마크 피셔의 설명을 먼저 찾아봅니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의 공통점은 낯선 무엇에 대한 집착이다.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낯..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을 읽고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을 읽고2024년, 올해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사후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41세에 요절한 카프카의 젊은 시절 사진만 남아있으니 언제나 그 나잇대로만 여겨지는데, 카프카가 19세기 인물이라는 걸 되새기게 해 주네요. 사후 100주년을 기념해서 카프카의 드로잉 60점과 시 116편을 엮어 이 책 이 출판됐습니다. 핫핑크색 표지가 카프카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왜 드는지, 알 수 없네요.     너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 / 너의 마음의 안정을 잡아채는 것은 무엇이냐? / 네 방문의 손잡이를 더듬는 것은 무엇이냐? // 아아, 네가 방해하고 있는, / 네가 그 마음의 안정을 잡아채고 있는, // ..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읽고 고미숙 고평론가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읽고꽤 오래전 유튜브 강연을 통해 알게 된 분입니다. 위트있는 말투, 고급스러운 단어 선택, 가식이 없는 음성ㅡ너무 좋습니다ㅡ, 자연스러운 애티튜드를 가진 고미숙 고전평론가입니다. 덕분에 , , 등을 다시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는 그동안 저자가 고전들을 통해 발굴해 낸 모험가 이야기의 종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여행기의 고전인 , , , , , 를 통해 우리 삶의 진로를 탐색해나갑니다. 당시 저자가 외치던 "백수는 미래다"라는 말이 거의 계시처럼 뇌리에 박힌 걸 보면 고미숙 작가님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선구자라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분의 책을 읽을 때면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음성'이 오디오로 동시 재..
피에레트 플뢰티오(Pierrette Fleutiaux)의 「여왕의 변신」을 읽고 피에레트 플뢰티오(Pierrette Fleutiaux)의 「여왕의 변신」을 읽고옛 동화 속에서 잘못 다루어진 여성 인물들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 작품입니다. 프랑스 「르 몽드」지에서는 "작가는 모호함, 기다림, 암흑 속에서 방치한 여성 인물들을 세심하게 다루며 이전에 남성 작가들이 저지른 엄청난 실수를 바로잡는다"라고 평합니다. 프랑스 작가 피에레트 플뢰티오(Pierrette Fleutiaux, 1941-2019)의 단편집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에는 7편의 동화가 수록돼 있습니다. , , 등 수백 년 전 쓰인 동화들을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피에레트 플뢰티오는 이 책 으로 1985년 공쿠르 상(Prix Goncourt de la Nouvelle)을 수상합니다.     수록된 작품 가운데 는 제목부터 우..
루츠 판 다이크(Lutz van Dijk)의 「처음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읽고 루츠 판 다이크(Lutz van Dijk)의 「처음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읽고네덜란드계 독일 작가이자 교육자 루츠 반 다이크(Lutz van Dijk, 1955)의 역사서 입니다.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백분리정책 반대 활동으로 입국이 금지되었다가 1997년 남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합니다. 이후 2001년 케이프타운에 정착해 에이즈 피해자를 위한 구호단체 호키사(HOKISA: Homes for Kids in South Africa)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는 제목 그대로 '처음'접하는 내용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아프리카에 대해 오해한 부분, 그리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무지함이 악함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
류근 시인의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읽고 류근 시인의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읽고2010년 첫 시집 출간 이후 다시 6년 만에 발표한 류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입니다. 비주류 이미지를 대놓고 풍기는ㅡ혹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보이고자 하는ㅡ 류근 시인의 이번 시집은 작품 한편 한편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에서 보다 에서 그런 느낌이 더 강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진실한 시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내면의 한결같지 않음을 보는 듯합니다.      에서는 특히 두 편의 시를 유쾌하게ㅡ시집의 표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후기를 남기게 되네요ㅡ 읽었습니다. 「이빨論」과 「불현듯」. 재미있는 상상력에 웃음이 나면서도 그 이면에 잔잔한 울림이 있습니다.  놈들이 도열해 있을 땐 / 도무지 존재감이란 게 없는 것이다 / 먹잇감 떼로 모여 작살내고..
스피노자(Spinoza)의 「신과 인간과 인간의 행복에 관한 짧은 논문」을 읽고 스피노자(Spinoza)의 「신과 인간과 인간의 행복에 관한 짧은 논문」을 읽고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 1632-1675)의 초기 저술 중 하나인 입니다. 논문은 크게 제1부 '신에 대하여', 제2부 '인간과 그의 행복에 대하여'로 구성됩니다. 제1부에서 스피노자는 신 = 자연이라는 자신의 가장 핵심적인 범신론적 사상을 논의합니다.   유대인이었던 스피노자는 성서에 반하는 사상으로 24세에 유대 공동체에서 쫓겨납니다. 같은 이유로 28세에는 수도 암스테르담에서도 추방당합니다. 이후 네덜란드 린스버그(Rijnsburg)에 정착해 이 책 을 집필하고 그의 명저 도 구상합니다. 고향 친척을 떠나(창세기12장) 마침내 자신의 사명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철학서적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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