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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크리스티앙 파쥬(Christian Page)의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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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파쥬(Christian Page)의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를 읽고


프랑스 유명 레스토랑 소믈리에로 일하며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다 한 순간에 거리로 내몰린 어떤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한 순간에 일상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을까.. 의아하기도 하지만 늘 '찰나'로 방향이 바뀌는 게 인생인 듯합니다. 

 

책의 제목은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저자는 크리스티앙 파주(Christian Page)입니다. 그가 노숙인 생활을 하며 트위터에 올린 글이 계기가 되어 이 책이 나오게 되었고 덕분에 파주는 다시 아파트를 구하고 거리생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대도시의 거리 생활이 얼마나 혹독 한 지에 대한 이야기를 당사자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건 독자로서는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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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가장 큰 위험은 추위도, 배고픔도, 알코올도 아니다.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을 알아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_본문 가운데 

 

크리스티앙 파주는 노숙 생활에서 가장 조심해야할 것으로 사람에 대한 부주의를 꼽습니다. 일례로 매달 노숙인들 앞으로 얼마간의 정부지원금이 들어오는데 그것을 노리고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훈련', 이 말은 결국 인간에 대한 신뢰를 점차 잃게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나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난다. 거리에서 생활한 뒤로 새벽에 일어나는 버릇이 생겼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다. 나는 그들에게 실패한 내 인생을 보이고 싶지 않다. 희망이 되지 못한 나 자신을 확인하고 싶지도 않다. _본문 가운데 

 

파쥬는 이혼으로 가정을 잃고, 그 여파로 직장을 잃고, 또 그 여파로 집을 잃는 세 단계를 거치며 거리로 내몰린다고 말합니다. 노숙인 쉼터는 그야말로 지옥이며 그곳에서 탈출(!)해서 거리 생활에 접어들게 되면 길어야 5년 안에 그 생활이 마무리된다고 합니다. 거리에서의 삶은 수명을 극도로 단축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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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정말로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다행히도 그는 선교회를 발명해냈다. _본문 가운데

 

선교회를 통해 끼니를 해결하고 기초 의료서비스를 받는 노숙인들에게 선교회는 '베이스캠프'가 되어줍니다. 주소가 없는 이들에게 주소지도 제공하니 500명이 넘는 노숙인이 선교회로 우편물을 받고 정부보조금도 받습니다. 크리스티앙 파주 역시 선교회의 도움을 받고 그는 여기 더해 휴대폰 SNS로 세상과 소통하며 크고 작은 도움도 받습니다. 

 

가난한 자 중에 더욱 가난한 자, 거리 생활을 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더없이 차갑고 혹독합니다. 

 

거리에서는 실수할 권리가 없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넘어져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의는 빈민을 보호하지 않는다. 빈자의 발목을 잡고 벼랑 끝으로 내몰아 매장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정의다. 이따금 빈자의 편을 드는 것은 드물게 찾아오는 행운뿐이다. _본문 가운데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크리스티앙 파주에게 SNS에 글을 올리는 일은 스스로 생존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것이 그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올렸으니 그의 기도는 성취된 것이겠지요. 간절히 살고자 했던 그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는 이유도 그가 삶으로 보여준 기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2024.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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