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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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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 고평론가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읽고


꽤 오래전 유튜브 강연을 통해 알게 된 분입니다. 위트있는 말투, 고급스러운 단어 선택, 가식이 없는 음성ㅡ너무 좋습니다ㅡ, 자연스러운 애티튜드를 가진 고미숙 고전평론가입니다. 덕분에 <그리스인 조르바>, <허클베리 핀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 등을 다시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는 그동안 저자가 고전들을 통해 발굴해 낸 모험가 이야기의 종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여행기의 고전인 <열하일기>, <서유기>, <돈키호테>,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스인 조르바>,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우리 삶의 진로를 탐색해나갑니다. 당시 저자가 외치던 "백수는 미래다"라는 말이 거의 계시처럼 뇌리에 박힌 걸 보면 고미숙 작가님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선구자라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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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의 책을 읽을 때면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음성'이 오디오로 동시 재생된다는 것입니다. 자동으로, 예외없이.  

 

모든 기억은 원천적으로 날조다. 스스로에게 거는 주술이요, 판타지다. 사건은 끊임없이 흘러가는데 나의 시선은 한곳에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이란 사건과 기억, 주술과 진실 사이의 '밀당'을 즐기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밀당 속에서 문득 예기치 않은 '길'들이 출현하기도 한다. _프롤로그 가운데 

 

첫번째 문장부터 역시 촌철살인입니다. 날조된 기억을 통한 우연한 '길'의 발견, 이처럼 진리에 근접한 문장을 본적이 없습니다. 역시 진리는 근엄하거나 진지한 모습을 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우선 '길'을 찾기 위해 묵은 것들을 비워내라고 말합니다. 비우기, 결코 쉽지 않은 준비작업입니다. 이것이 안 되니 길을 발견하는 일은 점점 요원해지기만 합니다.  

 

비우는 만큼 길이 열릴 것이니. 이 '로드클래식'과 더불어 그 길을 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소유에서 자유로, 증식에서 순환으로 이어지는 '천 개의 길', '천 개의 삶'을! _프롤로그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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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책을 읽고 이치를 탐구하는 것처럼 아름답고 고귀한 일이 또 있겠는가?" 정조대왕의 말이다. 과연 호학 군주답다. 그 과정은 첫째, 고전을 통해 진리를 배운다. 둘째, 탐구를 통해 문제를 밝힌다. 셋째, 호방한 솜씨로 지혜롭고 빼어난 글을 써 낸다. "이것이야말로 우주 사이의 세 가지 통쾌한 일"이라는 것. 글쓰기의 통쾌함이라! _1부. 열하일기 가운데

 

<로드클래식>의 첫번째 기수는 단연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입니다. 여행을 하고 벗을 사귀고 자연을 즐기고 글을 쓰는 삶, 길위에 있지 않은 현자를 찾기가 어려울만큼 역사적으로 모든 현자는 길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실현합니다.  

 

 

운명의 리듬에서 첫번째 스텝이 '식상'이란 영역이다. 밥, 말, 성욕 혹은 끼(재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언어능력과 식욕과 성욕이 같은 라인이라고? 그렇다. _5부. 그리스인 조르바 가운데 

 

이 글을 읽고나면 사주명리학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르바를 일컬어 '푸짐한 입'을 가졌다고 하니 말이 청산유수인 그가 끼도 많고 성욕, 식욕도 굉장했던 게 다 설명이 됩니다. 너 자신을 알라, 저는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네요. 사주명리학적 관점에서 말이죠. 


2024.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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