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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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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을 읽고


2024년, 올해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사후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41세에 요절한 카프카의 젊은 시절 사진만 남아있으니 언제나 그 나잇대로만 여겨지는데, 카프카가 19세기 인물이라는 걸 되새기게 해 주네요. 사후 100주년을 기념해서 카프카의 드로잉 60점과 시 116편을 엮어 이 책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출판됐습니다.

 

핫핑크색 표지가 카프카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왜 드는지, 알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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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 / 너의 마음의 안정을 잡아채는 것은 무엇이냐? / 네 방문의 손잡이를 더듬는 것은 무엇이냐? // 아아, 네가 방해하고 있는, / 네가 그 마음의 안정을 잡아채고 있는, // 바로 그 사람이다. _#11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에 중간중간 삽입된 카프카의 드로잉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낙서하듯 끄적인 것들이라 스타일이 획일적이지 않고 펜을 든 순간의 감정을 따라 자유롭게 그려나간 듯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위 그림이 마음에 드는데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 Momo>에 등장하는 시간 도둑인 '회색 신사들'이 연상되는 그림체입니다. 카프카의 시간을 뺏으러 온 것은 아니겠지요. 느낌 있는 드로잉입니다.

 

그는 / 지그재그로 된 선 / 세 개만 남겼다. / 그가 얼마나 / 자신의 일에 몰두했었는지. / 또 그가 실제로는 얼마나 / 자신의 일에 몰두하지 않았는지. _#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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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있으나, / 길은 없다. /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 망설임이다. _#43

 

내 인생을 / 나는 보냈다, / 삶을 끝내고 싶은 / 욕구에 / 저항하는 것으로. _#80

 

 

예전에는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 왜 내 질문에 / 대답을 얻지 못하는지. / 오늘날에는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 질문할 수 있다고 / 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었는지. _#72

 

제게 문학의 즐거움을 가르쳐준 카프카의 시를 한 권의 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그저 좋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모두 소각해달라던 그의 부탁을 친구 막스 브로트(Max Brod, 1884-1968)가 그대로 들어줬다면, 이 작품들은 세상에 남아있지 않았겠지요. 다행입니다.  


2024.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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