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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크누트 함순(Knut Hamsun)의 「땅의 혜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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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트 함순(Knut Hamsun)의 「땅의 혜택」을 읽고


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Knut Hamsun, 1859-1952)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그의 대표작 <땅의 혜택 Markens Grode>입니다. 영문 번역본 제목은 역시나 더 직관적인 <Growth of the Soil, 대지의 성장>으로 19세기말 변화의 흐름에 놓인 노르웨이 시골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1890년 <굶주림 Sult>으로 이름을 알린 크누트 함순은 1917년 <땅의 혜택>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됩니다. 

 

<땅의 혜택>의 주요 인물로는 농경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크와 잉에르 부부, 아들 시베르트, 그리고 도회지에 더 마음이 가 있는 또다른 아들 엘레세우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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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하는 한 남자, 이사크의 모습이 <땅의 혜택> 도입부에서 묘사고 있습니다. 대지에서 사는 사람답게 자신의 직감만으로 터전을 찾아냅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한다. 그렇다. 그는 이곳에 정착하려고 한다. 이곳이 집으로 느껴진다. 이 장소,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은 그만의 자리를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이제 그는 매일 일을 했다. _본문 가운데 

 

우리 모두에게 '자신만의 자리'를 찾는 일이 가장 어렵겠지요.

 

일하는 사람인 이사크는 황야를 개척합니다. 아내를 얻고, 아이들도 생기고, 오두막도 짓고, 헛간도 짓습니다. 자연은 이사크에게 많은 것을 베풉니다. 

 

 

시베르트, 내 말을 들어보게. 자네의 몫에 만족하게나. 여기 태어나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내는 자네들은 이 땅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네. 한 세대가 다른 세대를 잇고, 한 세대가 죽으면 다른 세대가 그 자리를 채워. 영원한 생명이란 바로 그런 거야. _본문 가운데 

 

젊은 농부 시베르트는 이사크의 후계자입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이들을 두고 지방 행정관인 게이슬레르가 한 말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함의는 결국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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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서는 참 이상한 물건이다. 인도자이며 목을 안아주는 팔이었다. 잉에르가 중심을 잃고 딸기 덤불 사이에서 방황할 때, 그녀는 자신의 방과 기도서를 생각함으로써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_본문 가운데

 

이사크의 아내 잉에르는 농장에 낯선 사람ㅡ남자ㅡ이 오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차분하고 경건한 농장 여주인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것은 기도와 기도서, 기도의 방 덕분입니다. 

 

 

부부의 큰 아들 엘레세우스는 시베르트와 다른 성정을 가졌습니다. 가족들 중 교육을 가장 많이 받았으며 그래서 '황무지'에서는 대단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도시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시골에도 도시에도 속하지 못한 엘레세우스는 19세기말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소외된 인물을 상징합니다. 

 

그는 황무지에서 보기 힘든 사람이었다. 사무원의 가냘픈 손을 가졌고... 괴상하고 꼬인, 이해하기 힘든 남자였다. 하지만 원래 바탕은 좋았는지도 모른다. 부자연스러운 환경에 떨어져서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 아닐까... 황무지에는 그가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지만, 그는 부러워할 줄도 몰랐다. _본문 가운데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갈 길을 잃은 청년, 인류의 역사가 이어지는 한 '엘레세우스'는 어디에나 있을 듯합니다. 


2024.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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