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꼬마 철학자」를 읽고
프랑스 소설가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1840-1897)의 <꼬마 철학자 Le Petit Chose>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별 Les étoiles>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단편소설 <별>은 <마지막 수업>과 함께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는 교육적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꼬마 철학자>는 알퐁스 도데의 첫 장편소설로 자전적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꼬마 철학자로 불리는 다니엘 에세트로 이 책은 다니엘이 어린 시절의 가난과 슬픔을 딛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한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나는 내 부모님들에게 불운을 안겨준 아이였다. 끔찍한 불행이 내가 태어난 날부터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그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_본문 가운데
다니엘이 꼬마 철학자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꼬마 철학자> 도입부에서 암시되고 있습니다.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집안이 기울기 시작했고 끝을 알 수 없는 불행, 온갖 궁핍과 모욕이 점철된 시간들이 몰아닥칩니다.
내가 맡고 있던 하급반 아이들은 모두 착했다. 눈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맑은 영혼을 갖고 있나 그대로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벌을 준 적이 없었다. 벌은 줘서 뭐 하나? 새들에게 벌을 주는 법도 있나? 그들이 너무 시끄럽게 짹짹거리면 나는 그냥 이렇게 소리치기만 하면 되었다. "조용히 해!" 그러면 내 새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_본문 가운데
다니엘 에세트가 자습감독 교사로 일할 때의 일화를 보면 알퐁스 도데가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내 새장'이라니, <별>이라는 서정적인 소설의 작가다운 표현입니다. 내 새장... (하트)
자크 형은 내게 착한 일만 했는데, 나는 형을 힘들게 하는 일만 했으니... 생각할수록 괴로웠다. 형의 끝없는 희생과 나의 이기주의. 형의 헌신적인 영혼과 나의 비겁하고 어린애 같은 영혼을 비교하는 일은 진정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_본문 가운데 다니엘의 말
자크 형 마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꼬마 철학자 다니엘은 좌절합니다. 무너진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일은 이제 다니엘, 알퐁스 도데의 몫이 됩니다.
너더러 어른이 되도록 애쓰라고 요구하진 않겠다. 넌 영원히 어린애같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부탁하건대, 부디 언제나 착하고 용감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_본문 가운데 자크 형의 말
<꼬마 철학자>를 통해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목가적인 삶, 순수한 사랑, 충만한 감수성,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수식어로 묘사되는 그의 작품은 '꼬마 철학자'의 시간을 통해 세상에 나온 것이라는 걸 말이죠.
2024.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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