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설 시 독후감 (732)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고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고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 1948)의 대표작 입니다. 전쟁에 참전한 여성, 전쟁을 목격한 여성 200여 명의 인터뷰 내용을 마치 소설처럼 써 내려간 작품으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들과 유사한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책 뒷표지에 적힌 글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 이 말이 정말 이 책에 딱 맞는 표현입니다. 이 책의 운명은 그리 순탄치 못했습니다. 는 1983년 집필을 마쳤으나 2년 동안 출간되지 못한 채 수차례의 검열과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 발터 뫼르스의 차모니아 시리즈「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고 발터 뫼르스(Walter Moers)의 차모니아 시리즈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고 독일의 만화가이자 소설가인 발터 뫼르스(Walter Moers, 1957)의 환상소설 입니다. 차모니아(Zamonia)라는 가상의 섬에 사는 공룡족에 관한 이야기로 발터 뫼르스의 '차모니아 시리즈' 중 네 번째 소설입니다. 책의 주인공은 린트부름 요새의 젊은 공룡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로 그는 자신의 대부인 시인 단첼로트의 유언에 따라 어느 천재 작가의 흔적을 찾기 위해 꿈꾸는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으로 향합니다. 단첼로트 대부는 독서광이었습니다. 그는 살아생전 그토록 완벽한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며 열 페이지 정도의 원고를 언급합니다. 그 원고는 대부의 집 서재에 꽂힌 속에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단첼로트 대부는 미.. KBS <신의 뇌> 제작진이 밝혀낸 과학과 종교의 비밀「뇌, 신을 훔치다」를 읽고 KBS 제작진이 밝혀낸 과학과 종교의 비밀 「뇌, 신을 훔치다」를 읽고 KBS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팬의 한 사람으로 이 책의 저자가 KBS 를 제작한 PD라는 것에 주저함 없이 선택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편수가 줄면서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실었다고 합니다. 제목은 입니다. 글쓴이는 KBS 김은주 프로듀서와 박정아 작가입니다. 과학이 이토록 발전한 21세기에도 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 사람들, 오히려 더 번창하는 종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인간이 만든 우주비행선으로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신앙은 더 강해졌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무신론자가 가장 적은 직업군이 과학자라고 할 만큼 연구를 하면 할수록 신의 존재를 부정.. 쥴퓌 리바넬리(Zulfu Livaneli)의「어부와 아들」을 읽고 쥴퓌 리바넬리(Zulfu Livaneli)의 「어부와 아들 Balikci ve Oglu」을 읽고 너무나 실제 같아서 소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일은 왠지 실화일 것만 같은 작품, 쥴퓌 리바넬리(Zulfu Livaneli, 1946)가 2021년 발표한 소설 입니다. 완벽한 작품이라는 표현을 에둘러 이렇게 써봅니다. 쥴퓌 리바넬리는 튀르키예의 대표 지식인으로 국제, 사회 등 다양한 방면에서 목소리를 내는 글을 써 왔습니다. 이 소설 역시 난민이라는 국제적 이슈를 다루는데 모성애와 부성애,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감수성으로 접근합니다. 쥴퓌 리바넬리는 '메시지'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늘 독자 몫의 '메시지'가 담깁니다. 의 주인공은 튀르키예의 에게해와 맞닿은 .. 루시아 벌린(Lucia Berlin)의「청소부 매뉴얼」을 읽고 루시아 벌린(Lucia Berlin)의 「청소부 매뉴얼」을 읽고 조용히 몇몇의 팬들과만 소통하던 루시아 벌린(Lucia Berlin, 1936-2004)을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밀어 올린 작품입니다. 저자 사후 11년이던 2015년 출간된 로 총 서른세 편의 단편을 모은 650페이지에 달하는 묵직한 단편집입니다. 가끔 이렇게 사후에 명성을 얻는 작가들을 보면 결국 될 일은 된다는 걸 확인하게됩니다. 저는 이 책 보다 먼저 을 읽었는데 사실 그 책에 반해서 이 책도 읽어보게 됩니다. 루시아 벌린의 단편소설에는 잘게 떼어낸 그녀 자신의 인생이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단편은 내용과 구성이 제각각인 듯하지만 결국 커다란 하나의 삶으로 수렴됩니다. 표제작인 「청소부 매뉴얼」에서는 가사도우미 일.. 소냐 하트넷(Sonya Hartnett)의「한밤의 동물원」을 읽고 소냐 하트넷(Sonya Hartnett)의 「한밤의 동물원 The Midnight Zoo」을 읽고 동물들과 대화가 가능하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수많은 반려인의 바람일 것입니다. 동물과 교감을 넘어 실제 말이 통하는 상황을 가정한 이야기, 소냐 하트넷(Sonya Louise Hartnett, 1968)의 장편소설 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동유럽 체코의 어느 마을입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집시 소년 안드레이와 토마스 형제는 갓난아기인 여동생 빌마를 넣은 가방을 안고 여기저기로 피난을 다닙니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도 몇 시간 또는 하룻밤 이상 머물지 않습니다. 가장 먹을 게 있음 직하고 가장 사람이 없음 직하고 가장 햇빛이 잘 듬 직한 길을 골라 갔다. 안드레이는 뒤에 남겨 .. 수잔나 카할란(Susannah Cahalan)의「브레인 온 파이어: 내가 아니었던 시간들 Brain on Fire」을 읽고 수잔나 카할란(Susannah Cahalan)의 「브레인 온 파이어: 내가 아니었던 시간들 Brain on Fire」을 읽고 질병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특히 '뇌'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의학 미스터리 회고록 의 저자 수잔나 카할란(Susannah Cahalan, 1985)은 진단 불명의 질병으로 '내가 아니었던 시간들'을 경험합니다. 저널리스트로 일하던 스물네 살의 수잔나는 신체 일부에 마비 증상을 겪은 후 정신을 잃습니다. 병실 침대에 묶인 채 깨어난 수잔나는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고 폭력성, 정신증, 도주 위험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어있습니다. 대체 무슨 병에 걸린 것인, 정확한 진단 없이는 인생 전체가 위험에 처하게 될 ..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멜랑콜리의 묘약 A Medicine for Melancholy」을 읽고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멜랑콜리의 묘약 A Medicine for Melancholy」을 읽고 우울증세에 좋은 약, 제목과 표지에서 뭔가 암시하는 게 있어 보입니다. 환상소설, 과학소설, 공포소설의 거장 미국의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 1920-2012)의 1959년 소설집 입니다.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그려낸 환상적인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시적 감수성으로 써 내려간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의 SF 작품 대부분에서 레이 브레드버리가 뮤즈 역할을 했다고 고백합니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 역시 어딘가 기묘한 구석이 있는, 그렇지만 꿈같은 낭만이 스며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이름 모를 병을 앓는 소녀 카밀리아 윌크스입.. 나쓰카와 소스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를 읽고 나쓰카와 소스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를 읽고 '나쓰메 소세키'의 책인줄 알고 집어 들었는데, 나쓰카와 소스케(Sosuke Natsukawa, 1978)의 판타지 소설 입니다. 재미있는 건 작가 이름이 필명인데 나쓰카와의 '나쓰'가 '나쓰메 소세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걸려든 합리적인 이유가 생겼습니다. 무튼 이 책은 고양이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고등학생인 나쓰키 린타로, 작은 고서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소설은 나쓰키 린타로의 할아버지가 어느 날 주무시던 중 조용히 숨을 거두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할아버지 장례 후 홀로 남겨진 나쓰키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나쓰키 서점'을 폐업하고 고모네로 가기로 합니다.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 이솝(Aesop)의 「이솝 우화: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정본」을 읽고 이솝(Aesop)의 「이솝 우화: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정본」을 읽고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천병희 역자의 제레미 머서(Jeremy Mercer)의「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를 읽고 제레미 머서(Jeremy Mercer)의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를 읽고도피처에서 만난 전혀 예상치 못한 운명적인 삶.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저널리스트 제레미 머서(Jeremy Mercer, 1971)의 에세이 입니다. 작가는 캐나다 지방지의 사회부 기자로 일하던 중 글에 실명이 거론된 범인으로부터 협박을 당하게 되고 실질적인 위협을 감지하자 모든 것을 뒤로하고 파리로 도피합니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직업은 '사고가 일어나야 좋은, 삶의 어두운 구석을 들쑤셔 대중의 호기심을 채우는, 옳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2000년 1월, 빈털털이로 경력도 없고 아는 곳도 없는 파리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제레미 머서는 센강변에서 싸구려 와인으로 .. 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를 읽고 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 Sunset Park」를 읽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위 '비주류' 청년들의 모습,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Paul Benjamin Auster, 1947)의 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분투하며 살아가는 네 명의 청년이 등장합니다. 소설에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갈등이 해소되거나 그들의 바람이 실현되거나 하는 전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시종일관 나약하고 암울한 그들의 삶 그 자체에도 희망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스물여덟의 마일스는 좋은 집안과 뛰어난 재능을 뒤로한 채 플로리다로 와서 폐가를 정리하는 일로 간신히 삶을 버텨나갑니다. 야심 따위는 손톱만큼도 없는 마일스의 유일한 삶의 목표는 자신의 존재를 최소화하.. 심보선 시인의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읽고 심보선 시인의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읽고 심보선(1970) 시인의 2008년 출간된 시집 입니다. 시가 와닿고 제대로 이해가 된다는 건 삶의 깊이와 비례한다는데 아직은 좀 부족한가 봅니다. 쉽게 쓰인 시도 있지만 심보선 시인의 시 가운데는 "정말 이해하고 싶다..."라는 느낌이 드는 게 많습니다. 첫 번째 수록된 시부터 그렇습니다. 제목은 「슬픔의 진화」입니다. 소설 읽듯 읽어도 봤다가, 생각을 놓고 활자에만 집중해봤다가, 단어 하나하나 읽어보기도 합니다. 어렴풋이 뭔가 느껴질 듯하다가도 아직은 '감동'이라는 수준까지는 가 닿지 못합니다. 내 언어에는 세계가 빠져 있다 / 그것을 나는 어젯밤 깨달았다 / 내 방에는 조용한 책상이 장기 투숙하고 있다 // 나는 하염없이 뚱뚱해져간다 / 모서리를 .. 페이융(Fei Yong)의 「평생 걱정 없이 사는 법: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지혜」를 읽고 페이융(Fei Yong)의 「평생 걱정 없이 사는 법: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지혜」를 읽고불교의 주요 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불경 연구가 페이융(Fei Yong)의 입니다. 우선 「반야심경(般若心經)」이 어떤 책인가에 대한 설명부터 읽어봅니다. '반야(prajna)'의 사전적 의미는 '지혜', '심'은 '핵심', 즉 반야심경은 반야 사상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야심경은 600권에 달하는 '반야바라밀경'이라는 현장법사가 번역한 불경의 핵심을 260자로 응축해서 담고 있는 책으로 깨달음을 얻고 최고의 지혜에 오를 수 있는 근본적인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에는 반야심경 전문이 수록돼 있는데 낯익은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용타 스님의 「공(空): 공을 깨닫는 27가지 길」을 읽고 용타 스님의 「공(空): 공을 깨닫는 27가지 길」을 읽고불교에서는 '공(空)' 사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듯한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던 차에 마침 '공(空)'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어 읽어봤습니다. 본문의 90%는 이해하지 못하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으로 대략적인 불교에 관한 지식만 얻었습니다. 책은 용타 스님이 쓰신 입니다. 일단 말이 어렵습니다. 불교를 어렵다고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뒤편 책날개에 이 책이 불교 교육 프로그램의 '고급과정' 교재로 쓰인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 같은 초보에겐 어려운 게 당연하구나, 위안해 봅니다. 불교사에서 공(空)이라는 사상은 훗날 석가모니 부처님이 되는 싯다르타 태자가 얻은 '큰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공(空)'이 불교.. 지피(Gipi)의 그래픽노블「아들의 땅」을 읽고 지피(Gipi)의 그래픽노블 「아들의 땅 La terra dei figli」을 읽고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그래픽노블 작가로 불리는 지피(Gipi)의 책 입니다. 저자의 본명은 잔 알폰조 파치노티(Gian Alfonso Pacinotti, 1963)로 오랜 시간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로 일하면서 지피(Gipi)라는 필명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노블 는 인류 종말 이후의 세상, 글을 모르는 반 야생 상태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문명이 사라진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그림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와는 더없이 잘 어울립니다. 갑자기 종말을 맞이하게 된 어느 미래가 의 배경입니다. 종말 이전의 세상을 경험한 아버지와 종말 이후의 경..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