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Aesop)의 「이솝 우화: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정본」을 읽고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천병희 역자의 <이솝 우화 Aesop's Fables>입니다.
사실 이솝 우화(Aesop's Fables) 속 몇몇 이야기는 어릴 적 많이 접했지만 정확히 이솝 우화가 어떤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이솝 우화>의 본래 모습을 최대한 생동감 있게 복원한 정본으로 총 358편의 우화가 수록돼 있습니다.
서문에 따르면 <이솝 우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독교 성서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그러나 약육강식의 냉혹한 현실세계를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이유로 많은 이야기가 목록에서 빠지고 수많은 판본이 생겨났습니다. 이 판본은 교훈을 빠짐없이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기고 필요한 주석을 달았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읽다 보니 제가 알고 있었던 <이솝 우화>는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은 처음 접하는 이야기들이네요.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생소합니다. 삶에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좋은 것들은 허약한지라 나쁜 것들에 쫓겨 하늘로 올라갔다... 나쁜 것들은 가까이 사는 까닭에 늘 사람들을 공격하지만, 좋은 것들은 하늘에서 하나씩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드문드문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_ep.001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
새끼 게가 말했다. "엄마, 나를 가르치려거든 먼저 엄마부터 똑바로 걸어보세요. 내가 보고 따라 하게요!" _ep.151 게와 어미 게
아주 똑부러지고 영리한 새끼 게입니다.
아마도 전 세계가 알고 있을 달리기 시합하는 토끼와 거북이 우화입니다.
토끼는 타고난 속력을 믿고는 길가에 누워 잠을 잤다. 거북은 제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는 쉬지 않고 뛰었다. 그리하여 거북은 자고 있던 토끼를 앞지르고 경주에서 이겨 상을 탔다. _ep.352 거북과 토끼
모든 신들이 저마다 제비로 뽑은 여자와 결혼했다. 전쟁은 마지막 제비를 뽑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남은 것은 오만 뿐이었다. 전쟁은 오만을 몹시도 사랑하여 결혼했다. 그래서 전쟁은 오만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닌다. _ep.319 전쟁과 오만
'오만'의 그리스어 hybris가 여성명사라는 각주가 달려있습니다.
<이솝 우화> 속 이야기들은 단 몇문장 속에 중요한 삶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서양 교훈 문학의 진수라고 할 만합니다.
2024.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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