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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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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Paul Auster)의 「선셋 파크 Sunset Park」를 읽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위 '비주류' 청년들의 모습,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Paul Benjamin Auster, 1947)의 <선셋 파크 Sunset Park>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분투하며 살아가는 네 명의 청년이 등장합니다. 소설에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갈등이 해소되거나 그들의 바람이 실현되거나 하는 전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시종일관 나약하고 암울한 그들의 삶 그 자체에도 희망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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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의 마일스는 좋은 집안과 뛰어난 재능을 뒤로한 채 플로리다로 와서 폐가를 정리하는 일로 간신히 삶을 버텨나갑니다. 야심 따위는 손톱만큼도 없는 마일스의 유일한 삶의 목표는 자신의 존재를 최소화하는 것. 그는 형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에 짓눌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부끄러워 허둥거리면서 황망히 도망쳐 버렸다. 그들의 새로운 거처는 그들이 잃어버린 집보다는 틀림없이 작을 것이다. 집 하나하나가 실패의 이야기이다. 

 

집을 버리고 달아난 사람들의 폐가를 치우는 일은 그래서 마일스 자신의 실패한 과거를 정리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비주류 인생 마일스의 유일한 취미이자 사치는 독서입니다. 그리 오래지 않아 플로리다를 떠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때까지는 지금 상태에 만족하며 앞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합니다. 이것이 대학을 그만두고 떠돌이로 살아온 7년 반 동안 그가 배운 능력입니다. 

 

예상대로 플로리다를 떠날 수밖에 없는 사건이 벌어지고 다시 도망치듯 뉴욕으로 돌아갑니다. 그곳에서 선셋 파크의 집을 무단 점유하고 살아가는 친구 빙과 엘런, 앨리스를 만납니다. 그들은 모두 젊고 꿈이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빙은 그가 함께 있어서 기뻤다. 보잘것없던 셋에서 탄탄한 4인조로 바뀌어서 기뻤다. 

 

셋은 보잘것없고 넷은 탄탄한, 함께라서 든든한 네 사람의 만남이 어딘가 철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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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도 마일스의 삶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크고 작은 사건에 계속해서 얽히기만 합니다.

 

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여자친구 필라를 실망시키고, 모든 사람을 실망시킨 마일스의 모습은 어쩌면 지극히 사실적인 우리 인생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마일스의 깨달음처럼 잠깐이면 영원히 사라져버릴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사는 것, 그것이 인생의 유일한 희망이자 정답이 아닐까 합니다. 


2024.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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