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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멜랑콜리의 묘약 A Medicine for Melancholy」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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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멜랑콜리의 묘약 A Medicine for Melancholy」을 읽고


우울증세에 좋은 약, 제목과 표지에서 뭔가 암시하는 게 있어 보입니다.

 

환상소설, 과학소설, 공포소설의 거장 미국의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 1920-2012)의 1959년 소설집 <멜랑콜리의 묘약 A Medicine for Melancholy>입니다.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그려낸 환상적인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시적 감수성으로 써 내려간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의 SF 작품 대부분에서 레이 브레드버리가 뮤즈 역할을 했다고 고백합니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 <멜랑콜리의 묘약> 역시 어딘가 기묘한 구석이 있는, 그렇지만 꿈같은 낭만이 스며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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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이름 모를 병을 앓는 소녀 카밀리아 윌크스입니다. 마을의 유명한 의사, 약사, 목사들도 제대로된 진단이나 처방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흐릅니다.

 

어느 날 카밀리아의 동생 제이미가 누나의 침대를 문 밖에 내놓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증세를 보여주자고 제안합니다. 한 시간이면 천 명, 하루면 2만 명이 지나가는 길에 누나를 내놓으면 누군가 특효약을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카밀리아 네 생각은 어떠니?" / "차라리 밖에서 죽는 게 낫겠어요. 거긴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이라도 날려주겠죠. 아아. 제가 날고 있어요. 날아가요!" _「멜랑콜리의 묘약」 가운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동생의 말대로 다양한 진단과 처방을 쏟아냅니다. <멜랑콜리의 묘약>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한 여자는 기묘한 약물과 약초 이름만 무수히 늘어놓고 갑니다.

 

하늘을 볼 수 없는 방에서 우울해하던 카밀리아는 밖에 나와 하늘을 보고 수많은 행인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병세가 호전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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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두워져 카밀리아의 침대를 다시 2층 침실로 옮기려는데 얼굴에 검댕을 가득 묻힌 청소부가 다가오더니 침대를 달빛 아래 밤새 내놓으라는 처방을 합니다. 자신의 누이도 같은 방식으로 치유되었다면서 청소부는 보름달에 관한 낭만적인 말을 남깁니다.

 

"송구스럽습니다만, 보름달은 사람이든 저 들판의 짐승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앓는 자들을 달래준답니다. 보름달이 뿜어내는 고요한 빛깔과 평온한 빛살을 받으면 몸도 마음도 달콤하게 가라앉지요." _「멜랑콜리의 묘약」 가운데

 

그날 밤 보름달 아래 누워있던 카밀리아는 '작은 언월도'처럼 반짝이는 미소를 가진 청소부의 관심과 정성으로 깨끗하게 낫습니다.  

 

"당신의 병명은 카밀리아 윌크스입니다." 

 

이 병을 치유하는 것은 오직 <멜랑콜리의 묘약>뿐. 다양한 상징과 암시, 서정적인 문체가 아름다운 단편입니다. 


2024.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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