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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나쓰카와 소스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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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카와 소스케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를 읽고


'나쓰메 소세키'의 책인줄 알고 집어 들었는데, 나쓰카와 소스케(Sosuke Natsukawa, 1978)의 판타지 소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입니다. 재미있는 건 작가 이름이 필명인데 나쓰카와의 '나쓰'가 '나쓰메 소세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걸려든 합리적인 이유가 생겼습니다. 

 

무튼 이 책은 고양이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고등학생인 나쓰키 린타로, 작은 고서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소설은 나쓰키 린타로의 할아버지가 어느 날 주무시던 중 조용히 숨을 거두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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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장례 후 홀로 남겨진 나쓰키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나쓰키 서점'을 폐업하고 고모네로 가기로 합니다.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에 묻은 서점의 책들을 하나둘 정리해나갑니다. 책으로 가득한 작은 서점의 한가운데 작은 램프 밑에서 조용히 책을 펼치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일류 서양화가가 정성껏 그린 품위 있는 초상화처럼 독특한 음영과 함께 린타로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책에는 힘이 있지. 시대를 초월한 오래된 책에는 큰 힘이 담겨 있단다. 힘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

 

 

그러다 어디선가 말하는 얼룩고양이가 불쑥 나타납니다. 이름은 '얼룩'. 그 고양이는 나쓰키 린타로에게 느닷없이 책들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나쓰키를 그 책들이 있는 장소로 안내합니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의 등장입니다. 

 

"네 힘을 빌리고 싶어." 

"갇혀 있는 책을 구해야 해. 나를 좀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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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나쓰키는 책을 구출하기 위한 모험에 나섭니다.

 

책을 많이 읽기만하고 그것을 깨끗하게 진열해 보관만 하고 있는 사람, 종잇조각처럼 그저 판매물로만 여기는 사람 등 책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차례대로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책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여기는 소중한 책을 꽂아두는 책장이 아니에요. 그저 당신이 가진 책을 과시하기 위한 쇼케이스에 불과하다고요."

 

"당신은 책을 종잇조각처럼 대하시더군요."  

 

 

나쓰키 역시 얼룩이와 모험을 하며 진정한 책의 가치,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배웁니다. 무턱대고 책을 많이 읽는다고 눈에 보이는 세계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나 스스로 생각하고 그대로 살아내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골동품에 불과함을 깨닫습니다. 

 

결국 서점을 폐업하고 고모네로 가려는 계획을 수정해 '나쓰키 서점'의 주인으로 남기로 결정합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발로 걸음을 내디뎌보고 싶었다. 선택지가 없다는 말은 착각일 뿐만 아니라 변명에 불과했다는 걸 지금 린타로는 똑똑히 알고 있다. 길은 사방팔방에 얼마든지 있다. 자신이 선택하느냐, 떠밀리느냐 그것뿐이다. 

 

어쩌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얼룩이를 통해 손자를 찾아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쓰키 서점'의 2대 대표를 위해.   


2024.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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