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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빈트 부흐홀츠(Quint Buchholz)의 「책그림책」을 읽고 마법적 사실주의 기법의 다채로운 점묘화로 유명한 독일의 화가이자 작가 크빈트 부흐홀츠(Quint Buchholz, 1957-)의 그림책 입니다. 제목 그대로 책을 모티브로 한 그림과 글을 엮은 그림책입니다. 기획 과정이 조금 독특한데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을 골라 전 세계 46명의 작가들에게 보내 '한 자 적어달라'는 부탁을 했고 모두가 동참한 덕분에 이 책이 탄생했습니다.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오르한 파묵(Orhan Pamuk),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수전 손택(Susan Sontag), 세스 노터봄(Cees Nooteboom), 요슈타인 가아더(Jostein Gaarder)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단상과 크빈트 부흐홀츠의 매력적인 점묘화를 함께 감상할 수..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고ㅣ사회심리학 철학 정치심리학 분야의 고전이자 선구적 역할을 한 저서로 이 책의 탄생에는 20세기 중반 시대적 배경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출신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이자 철학자 에리히 프롬(Erich Seligman Fromm, 1900-1980)의 입니다. 1941년에 출간한 책으로 독일 나치즘의 성립과 지탱 과정에 관한 사회심리학적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중산계급이 나치즘에 왜?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것에 영향을 주게 된 역사와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근데 유럽과 미국의 역사는 인간을 속박해온 정치적 경제적 정신적 족쇄에서 풀려나 자유를 얻으려는 노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계속된 투쟁 끝에 마침내 자유를 얻으면 지켜야 할 새로운 특권도 얻게 되고, 그러면 어..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Ich und Du」를 읽고ㅣ종교철학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계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의 대표 저서 입니다. 마르틴 부버는 빈에서 태어나 스위스, 독일의 대학에서 학업하고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강의했습니다. 그러나 1923년 나치 독일의 박해를 피해 여러 나라로 망명했으며 이후 팔레스타인 히브리 대학의 교수를 지낸 이력이 있습니다.  이 책 는 신을 비롯한 세계와의 관계를 기조로 한 인격주의 철학을 다룬 책으로 1923년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유럽, 미국의 기독교 신학이나 철학, 정신의학에까지 폭넓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목차는 크게 제1부 근원어 / 제2부 인간의 세계 / 제3부 영원자 너 로 구성됩니다.    사람에게 세계는 두 겹이다. 사람의 몸가짐은 그가 말할 수 있는 근원어(根源語)..
스탕달(Stendhal)의 「파르마 수도원」을 읽고ㅣ장편소설 19세기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스탕달(Stendhal, 1783-1842 / 본명: 마리 앙리 벨 Henri Marie Beyle)의 대표작 입니다. 을 발표한 지 약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로 스탕달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습니다. 스탕달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마리 앙리 벨은 일생동안 약 170개의 필명을 사용해 집필활동을 했으며 은 16세기 이탈리아 고서를 골자로 겨우 52일 만에 써낸 작품입니다.   스탕달은 일정한 주소도 직업도 자식도 없었으며 오직 소설 속에서 그의 삶이 영위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설가로서라도 성공해야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생전에 영예를 누리지 못하고 사후에야 거장으로 재평가됩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행복한 작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은 1796년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나로 존재하는 법」을 읽고ㅣ산문집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미번역 원고와 산문 같은 소소한 기록을 모은 책입니다. 작품을 통해서 작가를 만나기도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특히 저처럼 헤르만 헤세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은 2024년에 편역 출간된 책으로 자서전 같은 내밀한 이야기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낸 헤세의 고독하지만 고유한 발자취를 담고 있습니다.    비루한 삶에 대항하는 최상의 무기는 용기와 고집, 인내다. 용기는 자신을 강하게 해주고 고집은 인생을 재미있게 해 주며 인내는 평안을 허락한다. (p13) _「용기, 고집, 인내」 헤르만 헤세는 그가 사랑하는 미덕으로 '고집'을 이야..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를 읽고ㅣ철학서 스위스 철학자 막스 피카르트(Max Picard, 1888-1965)의 저서 입니다. 법정 스님께서 생전에 추천하신 책으로 책 표지 표제 바로 밑에 적힌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추천사 역시 이 책의 가치를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직접 읽어주시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막스 피카르트는 고뇌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고뇌의 특징은 그것이 무서울 만큼 엄밀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_Rainer Maria Rilke  는 가장 강력한 언어이기도 한 침묵 속에 담긴 수많은 의미를 탐구함으로써 침묵의 세계를 인지하고 말로 설명해 보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없는 상태인 침묵을 언어로 묘사하는 것은 아마도 침묵을 둘러싼 구체적인 어떤 것들을 통해 점점 범위를 좁혀가는 방식으로만 가능하지 않을까 ..
카르스텐 두세의 「명상 살인: 죽여야 사는 변호사」를 읽고ㅣ장편소설 독일 변호사이자 작가인 카르스텐 두세(Karsten Dusse, 1973)의 데뷔작 , 부제는 '죽여야 사는 변호사'입니다. 2019년 발표한 소설로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소 자극적인 표제라 몇 차례 그냥 지나치다가 첫 문장에서 뭔가 심상찮은 느낌이 들어 읽어봅니다.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결코 난폭한 사람이 아니다. (p9) 이 첫 문장에서 주인공은 가벼운 심리적 문제를 가졌거나 혹은 치료 불가능할 만큼 중증의 정신 질환자가 아닐까 상상해 보게 됩니다. 이어지는 문장에서 자신이 42세에 첫 살인을 했으며 이후 6건이 추가되었다고,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업무환경에 비춰보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태연히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 주인공은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오규원 시집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를 읽고ㅣ시집 시인 오규원(1941-2007)의 만년기 작품 54편을 모아 엮은 시집 입니다. 2005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오규원 시인의 '날(生) 이미지 시'라는 본인의 시론으로 오롯이 형상화한 시편들이 담겨있습니다.   '날(生) 이미지 시'라는 것은 나(주체) 중심의 관점을 벗어나 낱낱의 물물(物物)의 관점에서 그저 서로를 바라본다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시인에 의해 다듬어진 시가 아니라 세상 만물이 날것 그대로 살아 있는 이미지로서 그 자체로 시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붉은 양철 지붕의 반쯤 빠진 못과 반쯤 빠질 작정을 하고 있는 못 사이 이미 벌겋게 녹슨 자리와 벌써 벌겋게 녹슬 준비를 하고 있는 자리 사이 퍼질러진 새똥과 뭉개진 새똥 사이 아침부터 지금까지 또닥 또닥 소리를 내고 있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수많은 운명의 집」을 읽고ㅣ여행기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1942)의 여행기를 엮은 입니다. 빈의 유복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문학에 재능을 보였으며 대학에서 철학과 문예학을 공부한 슈테판 츠바이크는 1920-1930년대 유럽 최고의 작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1934년 나치 집권 후 고향 오스트리아를 떠나 런던과 미국을 거쳐 브라질로 망명하게 되고 그곳에서 유럽의 멸망을 지켜보며 절망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은 여행을 즐겼던 츠바이크의 여행기 일부를 연도순으로 발췌해 편역 한 것으로 이제 거의 100년도 더 된 그의 여행기는 전 세계의 역사이자 츠바이크 개인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팬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셸 투르니에 「짧은 글 긴 침묵 Petites proses」을 읽고ㅣ산문집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된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 1924-2016)의 산문집 입니다. 미셸 투르니에는 '로빈슨 크루소'를 재해석한 데뷔작 으로 주목을 받고 이후 1970년 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입지를 굳힙니다. 문학적인 성공을 거둔 후 1972년부터 미셸 투르니에는 파리 근교 슈아젤의 사제관에서 은둔하며 집필에 전념합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신화, 종교, 철학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독자들로 하여금 게으를 틈 없는 사색을 요구하는 작가입니다. 선입견인지 사진 속 미셀 투르니에의 얼굴에 천주교 사제와 같은 느낌이 묻어납니다.   에는 여덟 개의 큰 주제에 관한 짧은 단상들이 여러 편 수록돼 있습니다.   그 아무..
존 케네디 툴 「바보들의 결탁」을 읽고ㅣ장편소설, 퓰리처상 수상작 1980년 출간되어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존 케네디 툴(John Kennedy Toole, 1937-1969)의 장편소설 입니다. 저자의 생몰연대를 보면 이 작품이 존 케네디 툴 사후 10년도 더 지난 시점에 출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툴은 생전에 이 책을 출간하려 했으나 거절당하고 우울증과 좌절감에 시달리다 32세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이후 어머니의 노력으로 1980년에 마침내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은 결국 존 케네디 툴의 대표작이자 유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록색 사냥모자가 살덩어리 풍선 같은 머리통 윗부분을 쥐어짜듯 꾹 덮고 있었다... 북슬북슬한 검은 콧수염 밑으로는 두툼한 입술이 일자로 앙다문 채 툭 불거져 있었고, (p15) 은 1960년대 초 미국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
J.D.샐린저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를 읽고ㅣ아홉가지 이야기 中 으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 1919-2010)의 대표 단편소설집 입니다. 1953년에 출간된 이 작품집은 J.D. 샐린저가 1940년부터 1965년까지 쓴 서른다섯 편의 중단편 가운데 아홉 편을 모아 엮었습니다. 수록된 작품은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코네티컷의 비칠비칠 아저씨」, 「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웃는 남자」, 「작은 보트에서」,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예쁜 입과 초록빛 나의 눈동자」, 「드 도미에 스미스의 청색 시대」, 「테디」까지 9편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를 꼽고 싶습니다.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는 1950..
J.D. 샐린저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읽고ㅣ아홉가지 이야기 中 으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 1919-2010)의 대표 단편소설집 입니다. 1953년에 출간된 이 작품집은 J.D. 샐린저가 1940년부터 1965년까지 쓴 서른다섯 편의 중단편 가운데 아홉 편을 모아 엮었습니다. 그 가운데 첫 번째 수록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전세계에 마니아층을 양산할 만큼 여운이 크게 남 작품입니다. 1948년 《뉴요커》에 발표한 이 단편은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후속 작품들의 근원이 됩니다.   "아뇨, 그냥 그 사람이 그 책에 대해서 묻더라구요.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 알고 싶어 했어요." (...) "무섭구나. 무서워. 사실 그건 슬픈 일이야. 네 아버지가 지난밤에 말하길..." (p18) 「..
줌파 라히리의 「내가 있는 곳」을 읽고 독특한 형식의 소설입니다. 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Jhumpa Lahiri, 1967년생)의 입니다. 2018년에 발표한 소설로 마흔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들을 옴니버스식으로 엮어내고 있습니다. 소설은 주인공 그녀에 관해서는 이름도, 사는 장소도, 직업도 말하지 않습니다. 이라는 표제를 따라 그녀가 존재하는 46개의 공간들만이 무심히 펼쳐질 뿐입니다.  그녀가 머물고 그녀가 지나치는 모든 장소를 조용히 따라가며 함께 사색할 수 있게 하는 소설입니다.     그는 마흔네 살에 목숨을 잃었다. 바로 여기 이 보도, 잡초가 돋아난 담벼락 옆에서 세상을 떠났고, 그래서 묘비가 담벼락 밑 행인이 지나는 발치에 있는 거라고 상상해 본다. (p15) _'보도에서' 가운데 주인공은 굽어진 오..
조르조 바사니의 「금테 안경」을 읽고 페라라 연작 소설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조르조 바사니(Georgio Bassani, 1916-2000)의 1958년 작 입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볼로냐 대학에서 수학한 조르조 바사니는 유년시절을 페라라에서 보냈습니다. 또한 페라라의 한 일간지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반파시즘 운동으로 체포되어 페라라 감옥에 수감되었으며 사망 후 유해는 페라라의 유대인 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페라라는 조르조 바사니를 품은 도시입니다.  , , , 등으로 이어지는 페라라 연작 소설은 이탈리아 파시즘 치하를 살아가는 민중의 혼란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이 기억을 흐리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페라라에서 파디가티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p7) 이라는 표제..
에스페란토(Esperanto) 알아보기ㅣ국제적 인공어 ◆ 에스페란토(Esperanto) 에스페란토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국제어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인공어입니다. 언어적 장벽을 줄이고 세계 평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국제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배우기 쉽고 중립적인 언어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연발생적 언어가 아닌 에스페란토는 언어가 규칙적이며 예외가 거의 없습니다.  ◆ 창시자 에스페란토는 폴란드의 안과의사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Lejzer Ludwik Zamenhof, 1859-1917) 박사가 창시한 언어로 1887년 'Lingvo Internacia(국제어)'라는 책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 문자와 어휘의 특징 에스페란토는 로마자 알파벳 28자를 사용합니다. 어휘는 대체로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등 유럽어에서 차용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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