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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Ich und Du」를 읽고ㅣ종교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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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출신 유대계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의 대표 저서 <나와 너 Ich und Du>입니다. 마르틴 부버는 빈에서 태어나 스위스, 독일의 대학에서 학업하고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종교철학을 강의했습니다. 그러나 1923년 나치 독일의 박해를 피해 여러 나라로 망명했으며 이후 팔레스타인 히브리 대학의 교수를 지낸 이력이 있습니다. 

 

이 책 <나와 너>는 신을 비롯한 세계와의 관계를 기조로 한 인격주의 철학을 다룬 책으로 1923년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유럽, 미국의 기독교 신학이나 철학, 정신의학에까지 폭넓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목차는 크게 제1부 근원어 / 제2부 인간의 세계 / 제3부 영원자 너 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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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세계는 두 겹이다. 사람의 몸가짐은 그가 말할 수 있는 근원어(根源語)가 둘임과 발맞추어 두 겹이다... 하나는 '나-너(Ich-Du)', 또 하나는 '나-그것(Ich-Es)'이다. (p12) 「제1부 근원어」

 

첫 문장부터 이해하기 어려워서 부록의 「마르틴 부버에 관한 이해」를 먼저 읽은 다음 다시 본문을 펼칩니다.

 

마르틴 부버에 따르면 인간이 세계를 대할 때 두 가지 태도를 취하는데 하나는 세계를 '너'로 보는 시각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상을 '그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너'로 본다는 것은 대상과 관계 맺는다는 의미가 있고 '그것'은 사물로ㅡ이미 죽은 혹은 과거가 된ㅡ 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이죠. 이것을 근원어(根源語)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현재는 현존하는 것, 길이 남아 있는 것이다. 반대로 대상물은 영속하지 않는다. 대상물이란 바로 '관계'와 '현재'의 결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실재적인 것은 현재를 산다. 이에 반해 대상적인 것은 과거를 산다. (p31) 「제1부 근원어

 

「제1부 근원어」에서는 '나'와 '너', '그것'에 대해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읽을 땐 이해가 되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면 잡음이 들어옵니다. 그나마 31페이지의 정리가 가장 친절한 편입니다. 주변 세계를 '그것'으로 대하느냐 '너'로 대하느냐는 영속하는 현재에 살아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나'와 '너'의 만남은 은총에 의한 것이지 결코 찾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남'이란 결국 '택하는 것'인 동시에 '택함을 입는 것'이요, '능동'인 동시에 '피동'인 것이다... 온갖 참된 삶은 만남(Begegnung)이다. '너'와의 관계는 직접적이다. (p28-29) 제1부 근원어

 

마르틴 부버가 이 책 <너와 나>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가르침의 핵심이 "온갖 참된 삶은 만남이다."라는 메시지입니다. 이는 기독교 신학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일반 철학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데 기독교인이라면 이 부분에서 고개를 크게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말씀이나 설교에 수시로 등장하기 때문이죠. 

 

'나'와 '너'의 관계를 위한 만남이 이토록 중요하지만 그 만남은 은총ㅡ의도하여 배우는 것이 아닌ㅡ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된 삶을 이루는 '나'와 '너'의 만남은 직접적이고 개별적이며 본질적인 사건이 됩니다. 

 

참된 삶을 살기 위해서 '나-너(Ich-Du)'의 인격적인 관계 맺음이 중요하다. 중요.


2025.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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