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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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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독설의 팡세ㅣ에밀 시오랑, 철학적 아포리즘의 대가 (문학동네) [책] 독설의 팡세ㅣ에밀 시오랑, 철학적 아포리즘의 대가 (문학동네) 조용한 초저녁에 가끔 밖에서 고양이나 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그들의 언어라 저는 이해할 수 없지만 다콩이는 알아듣는지 밖에서 소리가 나면 캣폴 위에 올라가 목을 빼고 창 밖을 내다봅니다. 길에서 태어나 몇 달을 길에서 자란 5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건지 아련한 표정입니다. 아님 그냥 단순한 호기심으로 쳐다보는데 집사가 오버하는지도. 속을 알 수 없는 우리집 귀염둥이 파수꾼입니다. 루마니아 출신 프랑스 철학자 에밀 시오랑(Emil Michel Cioran, 1911-1995)은 '절망의 대가', '폐허의 철학자'라는 애칭을 갖고 있습니다. 에밀 시오랑은 글을 쓰는 것 외에 어떤 직업도 갖지 않았으며 철저한 주변인으로 전 생애에 걸쳐 철..
[책] 몸의 정령 헨리ㅣ타니스 헬리웰, 인류의 영적 진화 (정신세계사) [책] 몸의 정령 헨리ㅣ타니스 헬리웰, 인류의 영적 진화 (정신세계사)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나오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엄청나게 큰 달이 떴습니다. 오! 보름달인가 싶어 운동화를 잠시 미끄럼틀 위에 올려두고 사진을 찍습니다. 화질 굉장(?)하네요. 달인지 해인지. 원참. 카메라가 문제인지 제대로 사용을 할 줄 모르는 건지. 아마도 후자일 확률이 높겠지요. 집에 와서 뉴스를 찾아보니 '슈퍼 블루문'이라고 합니다. 14년 후에나 다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엉겁결에 귀한 달님을 만났습니다. 실물이 훨씬 멋진 달님, 잘 찍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씻고 나와서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책을 읽습니다. 다콩이가 옆에 와서 따라 눕습니다. 타니스 헬리웰(Tanis Helliwell, 1949)의 라는 상당히 ..
[책] 에이징 솔로 Aging Soloㅣ김희경, 혼자 나이드는 사람들 (동아시아) [책] 에이징 솔로 Aging Soloㅣ김희경, 혼자 나이드는 사람들 (동아시아) 올해 3월에 출간된 아직 따끈한 신간입니다.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담은 김희경 작가의 입니다. 전에 없던 가족의 형태, 1인 가구가 자연스러운 삶의 한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그들의 삶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싱글세, 자격요건 등에 관한 소소한 갈등도 생겨나는 시대입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이력이 있어 에는 싱글의 삶에 대한 정책적인 고민도 담겨있습니다. 내용 중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같이 흥분하며 성토를 내뿜고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이 중반부를 지날때 즈음에는 결국 모든 사람에 관한 이야기, 인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로 수렴된다는 ..
[책] 남자의 자리 La Placeㅣ아니 에르노, 아버지에 관한 자전적 소설 (1984BOOKS) [책] 남자의 자리 La Placeㅣ아니 에르노, 아버지에 관한 자전적 소설 (1984BOOKS) 다콩이가 가끔 묘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습니다. 저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며 '읭 뭘봐. 왜봐.' 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뭔가 높은 차원의 깨달음을 얻은 듯 한 모습이기도 하고, 제 눈엔 뭐 그저 귀엽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에서 고양이는 50대 인간 수준의 통찰력을 가졌다고 하던데 그래서 늘 앞에서 헤벌쭉 웃고 있는 저를 저런 표정으로 내려다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헤헤 까꿍. 지난해 202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Annie Ernaux, 1940)의 책을 한 권 빌려왔습니다. 노벨 문학상, 언젠가 ..
[책] 예언자 The Prophetㅣ칼릴 지브란, 잠언 명언 (책만드는집) [책] 예언자 The Prophetㅣ칼릴 지브란 (책만드는집)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931)의 명저 입니다. 이 책은 일종의 잠언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생의 근원적인 질문, 예컨대 사랑, 일, 결혼, 먹고 마시는 것, 기쁨과 슬픔, 시간 등에 관한 가르침이 담겨있습니다. 저자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의 기독교 집성촌이라고 불리는 브샤리 마을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성서를 배우며 자랍니다. 그의 집은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할 정도로 몹시 가난했으며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12세 되던 해에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갑니다. 지브란은 유년기 시절부터 글과 그림에 소질을 보였으며 일생동안 글을 쓰고 그림 그리며 생애를 보냅니다. 이 책 는 칼릴 지브란이 청소년기 때부터 고민한 질문..
[책] 너무 시끄러운 고독ㅣ보후밀 흐라발, 체코문학 장편소설 (문학동네) [책] 너무 시끄러운 고독ㅣ보후밀 흐라발, 체코문학 장편소설 (문학동네) 다콩이가 좋아하는 자리가 몇 군데 있는데 싱크대 앞 작은 창틀도 그중 하나입니다. 캣폴 같이 높은 곳에 잘 뛰어오르지 못하던 새끼일 때 자주 앉아있었는데 요즘도 제가 설거지하고 있으면 창틀에 올라앉습니다. 바깥 전망은 다콩이가 보고, 저는 전망 보는 다콩이를 보며 설거지합니다. 창틀이 작아 보이는 건 제 기분이겠지요. 5세 고양이 덩치에도 여전히 안성맞춤입니다. 체코문학 한 편을 골랐습니다. 보후밀 흐라발(Bohumil Hrabal, 1914-1997)의 입니다. 보후밀 흐라발은 동시대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1929-2023)와 함께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이후 체코를 대..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ㅣ올리버 색스, 신경정신의학 (알마)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ㅣ올리버 색스, 신경정신의학 (알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다콩이 행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시원한 타일이나 대리석 바닥만 찾다가 이젠 카펫이나 패브릭 소파 위에 앉습니다. 고양이가 머무는 자리만 봐도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온기가 아직 남아있는 샤워실 입구 카펫 위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식빵자세로 앉아 졸고 있는 귀여운 5세 고양이입니다. 미스테리 추리소설 같은 제목의 논픽션 의학서적,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1933-2015)가 쓴 입니다. 신경의학자로 환자들을 만나면서 겪은 이야기를 엮은 것인데, 인간의 뇌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나타나는 기묘한 증상들에 관한 24건의 임상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제목 「아내를 ..
[책] 네이티브 가드 Native Guardㅣ나타샤 트레스웨이, 시집 (은행나무) [책] 네이티브 가드 Native Guardㅣ나타샤 트레스웨이, 시집 (은행나무) 산책길에 치즈냥이를 만났습니다. 저 자리는 고등어가 즐겨 누워있는 곳인데 영역을 공유하고 있나 봅니다. 쉬는데 방해될까 봐 반대쪽으로 돌아갑니다. 가다 보니 화단 건너편에 고등어가 동네 주민에게 쓰다듬을 받고 있네요.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요즘은 시집같이 얇은 책이 좋습니다. 얇은 책은 대체로 표지도 내지도 군더더기가 없고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병철 철학자의 책도 사유의 깊이와 철학적 무게에도 불구하고 시집처럼 얇고 작습니다. 네, 저는 한병철 철학자의 팬입니다. 화려한 장식이나 홍보를 위한 미사여구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단정한 책들입니다. 도서관에서 이런류의 책을 4권 빌려왔는데 그중 하나인 입니다. 나타샤 ..
[책] 이 사람을 보라ㅣ프리드리히 니체, 자서전 (세창출판사) [책] 이 사람을 보라ㅣ프리드리히 니체, 자서전 (세창출판사) 프리드리히 니체가 직접 쓴 자서전이자 그의 마지막 저작입니다. 1888년에 쓰이고 1908년에 출판된 인데 부제는 '어떤 변화를 겪어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라고 달려있습니다. 제목과 부제만으로도 이 책의 자서전적 성격, 그리고 니체 스스로의 자신감이 잘 드러납니다. 책의 서문은 니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가 제정신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여길만 합니다. 에는 니체 자신의 생애와 철학적 견해가 잘 정리되어 있고 작품별 성향도 저자인 니체가 직접 설명해두고 있어 이 책을 '니체 입문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니체는 당시 여러 작품을 썼으나 상업적으로도 성공하지 못했고, 긍정적인 평가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위대한 저서로 분류되는 의 경우 동시..
[책] 사서삼경(2) 중용ㅣ자사, 심범섭 해설, 유교 경전 (평단) [책] 사서삼경(2) 중용ㅣ자사, 심범섭 해설, 유교 경전 (평단) 은 흔히 유교 철학의 개론서라 일컫습니다. 유교의 철학적 배경을 천명하고 있는 경전이기 때문입니다. 은 전체 3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음을 말하는 '중용', '중화사상'에 대해 말하고 후반부에서는 우주 만물의 운행 원리인 '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의 저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심범섭 해설본인데 크게 5부로 나뉘어 있으며 33장을 각 장의 주제에 맞게 배치하고 있습니다. 제1부 자연은 인성의 본보기다: 1장 제2부 중용은 사람답게 사는 길이다: 2~11장 제3부 모든 도덕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12~19장 제4부 중용은 선을 이루는 길이다: 20~26장 제5..
[책] 사서삼경(1) 대학ㅣ자사, 동양고전연구회, 유교 경전 (민음사) [책] 사서삼경(1) 대학ㅣ자사, 동양고전연구회, 유교 경전 (민음사) 은 , , 와 함께 유교 도덕철학의 근본서인 '사서'로 불리는 유교경전입니다. 사서 가운데 분량이 가장 적고 간단명료한 글입니다. 대학의 저자는 확실하지 않으며 여러 설이 있으나 공자의 손자 자사라는 견해가 현재 다수설입니다. 은 전체 10장 42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자신의 고유한 본성을 갈고닦아 이상적인 인문 세계의 길을 제시해 주는 책이고, 다른 하나로는 최고 교육과정에서 지식인을 길러내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고른 이 책은 동양고전연구회에서 해설한 역본입니다. 맨 앞부분에는 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실어두었으며, 번역한 본문 내용은 본론으로 배치하고..
[책]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ㅣ플로리안 아이그너, 과학도서 (동양북스) [책]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ㅣ플로리안 아이그너, 양자물리학자 (동양북스) '성공은 다 운이다?' 모두가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질문을 부제로 앉힌 과학도서입니다. 플로리안 아이그너의 라는 제목의 책인데 플로리안 아이그너(Florian Aigner, 1979)는 오스트리아의 양자물리학자입니다. 미신이나 신비주의적 주장을 과학적으로 반박해 내는 것이 주특기인 과학 저널리스트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우연'과 '삶'의 상관관계, 우연의 과학적 해석이 궁금합니다. 150년 전만 해도 우연을 그저 환상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현대 과학(카오스 이론, 양자물리학)은 이 질문에 대해 조금은 차별화된 시각을 열어준다. 책 제목에서 예상한대로 양자물리학이 등장합니다. 거시세계를 살아가는 우..
[책] 절반만 먹어야 두 배 오래산다ㅣ후나세 슌스케, 단식 자기치유 (보누스) [책] 절반만 먹어야 두 배 오래산다ㅣ후나세 슌스케, 단식 자기치유 (보누스) 시원하게 폭우가 쏟아집니다. 거실 창 밖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만큼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습니다. 좋다.. 감탄하면서 비 구경하는데 세탁실 쪽에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콩이가 거실 캣타워에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세탁실 쪽에 나갔나 봅니다. 뒷마당 구경하라고 실외기실 위에 앉을자리를 마련해 놨는데 세탁물 바구니 안에 세탁망을 이불 삼아 들어가 앉았습니다. 아늑한 바구니 안에서 비 구경하는 낭만을 아는 녀석입니다. 까꿍. 요즘 단식에 관심이 생겨서 음식도 조절하고 관련 책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책으로 후나세 슌스케의 를 꼽을 수 있는데 단순하지만 핵심을 담은 책 제목에, 일본인 작가라는 것에 마음이 ..
[책]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ㅣ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책]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ㅣ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작가한 강 작가의 첫 시집 입니다. 시집은 대체로 표지가 야단스럽지 않아 손에 들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자기를 들어 올려 읽어보라고 아우성치는 요란한 표지의 책들과는 다른 목적을 가진 듯 고고하고 단정하게 서가에 꽂힌 시집이 좋습니다.   시 한 편 한 편 아끼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는데 캣타워 꼭대기 투명해먹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다콩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묘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듯합니다. 마침 읽고 있던 시와도 잘 어울리는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올여름 내내 애먹인 피부병이 거의 다 나아가는 중이니 다콩이도 '회복기'입니다.  회복기의 노래 이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물으며 누워 있을 때 얼굴에 햇빛이 내렸다 빛이 지나..
[책] 도덕경ㅣ노자, 오강남 풀이, 동양철학 (현암사) [책] 도덕경ㅣ노자 원전, 오강남 풀이, 동양철학 (현암사) 오강남 교수의 풀이로 엮은 노자의 입니다. 도 그렇고 현암사의 책은 표지만 봐도 현자 느낌이 물씬 나서 같은 내용이면 현암사 책을 고르게 됩니다. 은 도가사상을 창시한 노자의 어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81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글자수는 5,000자 정도로 분량이 많진 않습니다. 상편 37장을 「도경」, 하편 44장을 '덕경'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도가사상의 핵심은 '무위자연', 모든 인위와 거짓에서 벗어난 자연과 합일되는 상태를 추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노자와 장자에 마음이 끌리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릅니다. 은 해설자에 따라 조금씩 표현은 다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같습니다. 해설자에 따라 어디에 강조점을 두느냐도 다를..
[책]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ㅣ김영하, 단편소설 (문학동네) [책]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ㅣ김영하, 단편소설 (문학동네) 산책길에 검은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오른쪽 뒷다리가 불편한 듯 약간 절뚝거립니다. 주변을 살피지도 않고 곧장 반대편 숲길로 들어가길래 '먀오' 소리를 내봤는데 전혀 관심을 끌지 못하네요. 재도전, '아가야' 불렀더니 멈춰 서서 돌아봅니다. 잠시 쳐다보고 다시 돌아서서 가길래 한번 더 '아가야' 했더니 다시 돌아봅니다. 호박색 눈이 너무 예쁘네요. 아마도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누군가가 그렇게 부르나봅니다. 빈손으로 성가시게 하는 행인에게 더는 속지 않기로 한 듯 돌아서서 총총총 가던 길 갑니다. 귀엽다.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을 자극하는 소설 김영하 작가의 에 대해 적어봅니다. 오디오북으로 먼저 들었는데 감정을 가득 실은 발화자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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