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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마크 해던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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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해던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읽고


영국 작가 마크 해던(Mark Haddon, 1962-)의 2003년 소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입니다. 이 작품은 열다섯 살의 자폐증 소년 크리스토퍼 존 프랜시스 부운을 주인공으로 한 일종의 액자소설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 화자가 크리스토퍼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크리스토퍼가 작품 속에서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도 합니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영국의 작은 마을 스윈던을 배경으로 합니다. 엄마가 2년 전 돌아가시고 크리스토퍼는 아버지와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수학과 물리에 뛰어나고 기억력이 월등하지만, 크리스토퍼는 자폐 장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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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밤 12시 7분. 개 한 마리가 시어즈 부인의 집 앞 잔디 한가운데 드러누워 있다. 눈은 감겨 있다... 잠자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개는 죽어 있었다. (p.7) _첫 문장

 

소설은 크리스토퍼의 이웃집 개 웰링턴이 한밤중에 의문사를 당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죽어 있는 웰링턴을 발견한 크리스토퍼는 이웃집 마당으로 가 죽어 있는 웰링턴을 4분 정도 꼭 안아줍니다. 그러다 사건이 휘말려 잠시 경찰서에 다녀왔고,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듣지만 크리스토퍼는 웰링턴 사건을 해결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은 아닐 것이다. 나는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농담을 못한다. (p.21)

 

일인칭 화자가 등장하는 부분이 바로 크리스토퍼가 쓰는 책입니다.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책이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라도 미리 말해둡니다. 왜냐하면 그는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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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 사건을 '수사'하면서 크리스토퍼는 혼자 지하철을 타고 낯선 곳으로 가기도 하고 부모님에 대한 뜻밖의 과거 이야기를 알아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을 바라보는 자폐증 소년의 시선이 놀랍고 기발하기까지 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만 기억하는 크리스토퍼의 능력을 보다 보면 자폐증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수는 모든 규칙들을 지우고 났을 때 남는 수다. 나는 소수가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소수는 매우 논리적이지만 당신이 한평생 생각하더라도 소수가 만들어지는 규칙은 결코 알아낼 수 없다. (p.28-29)

 

크리스토퍼는 마침내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냅니다. 심지어 책을 썼으며, 혼자 런던까지 갔고 지하철도 탔습니다. 용기 있고 똑똑하기 까지 한 크리스토퍼가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소설 속에서 크리스토퍼가 자신과 같이 자폐가 있는 이들에 대해 묘사한 부분입니다. 

 

그 사람들은 나처럼 모두가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며 좀처럼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 그들은 콩고의 정글에 사는 영양의 한 종류인 오카피처럼 매우 수줍음을 타고 그 수도 극히 적기 때문이다. (p.338)

 

누군가 책에서 자폐증은 고도로 진화한 인류의 특성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그럴지도...


2025.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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