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 구아스카 Guasca, 인디헤나 칩차 Chibcha 문명ㅣ콜롬비아 보고타 근교 여행
시에차 교회당(Capilla de Siecha)에서 구아스카(Guasca) 마을까지는 4km, 걸어서 40분쯤 걸립니다. 가이드분이 태워주신 덕분에 10분 만에 마을에 도착합니다. 해발 2,800m 산악마을에 바람이 불더니 이내 비가 내립니다. 마을 주민들은 거의 우산을 쓰지 않고 관광객들만 우산을 받쳐 쓰고 다닙니다. 쌀쌀하기도 하고 곧 비가 그친다고 하니 구아스카 교회당(Iglesia de Guasca)으로 잠시 비와 바람을 피할 겸 들어갑니다.
밖에서 촉촉한 빗소리가 들려오는 고요한 예배당은 운치있습니다. 앞쪽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Oracion a San Juan Pablo II)에 대한 기도문이 꽂혀 있습니다. 저 역시 전쟁을 멈추고 평화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헌금하고 기도문을 하나 가져옵니다. 시에차 교회당 가이드분이 구아스카 예배당까지 동행해 주고 인근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도 한잔 사주고 가십니다. 한국인 방문객은 처음이라며 안전하게 여행하고 가라며 인사해 줍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하고 나오니 날이 개기 시작합니다. 우산을 접고 구아스카 중앙공원(parque principal de Guasca)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쿤디나마르카주에서도 특히 구아스카와 과타비타 그 인근은 대대로 콜롬비아의 인디헤나, 무이스카(Muisca) 칩챠(Chibcha) 문명이 이어져온 곳입니다. 가는 팔, 두꺼운 입술, 일자로 감은 눈, 큰 얼굴, 작은 몸통, 무이스카의 전형적인 석조 조각상들이 공원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볼수록 매력 있는 역사입니다.
마을 서쪽에 위치한 공원묘지(Cementerio San Jacinto)로 가봅니다. 시에차 교회당 가이드분이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한 곳인데 가는 동안 골목 양쪽으로 벽화 장식들이 보입니다. 구아스카 마을을 상징하는 동물과 사람을 주제로 한 듯합니다.
공원묘지 입구는 컬러나 디자인이 예전에 갔던 타비오(Tabio)의 공원묘지와 비슷합니다. 이곳을 왜 추천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들어가는 길목도 타비오 공원묘지(Cementerio de Tabio)와 거의 같습니다. 타비오 공원묘지에 적혀있던 "Aquí terminan las vanidades del mundo.(여기서 세상의 허영심은 끝이 난다.)" 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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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ilovejesus.tistory.com
공원묘지 안쪽에 들어가니 360º로 시원한 전망이 펼쳐집니다. 너른 벌판 가운데 묘지를 조성했습니다. 죽은 이들에게도 아직 살아있는 이들에게도 근사한 위치 선정입니다. 조금 더 안쪽에는 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아늑한 공간이 있는데 작은 제대와 십자가가 놓여있습니다. 일상을 살다가 기쁜 일이 있을 때나 마음이 어려울 때 이곳에 가족들을 만나러 오겠지요. 생과 사가 함께 있는 콜롬비아 시골마을입니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간판이 나름 느낌 있는 송고소롱고(Songo Sorongo)로 정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길에 사는 동물(Perro callejero)을 위한 식사 장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오! 식당을 잘 골랐습니다. 오늘의 메뉴 중 닭가슴살(pechuga)과 삶은 야채(verdura caliente), 감자 샐러드, 과일을 주문합니다. 음식도 정갈하고 맛있습니다. 점심 먹고 나니 오후 1시 30분쯤 됐네요. 구아스카 성당 옆 골목에서 보고타 Calle72행 버스를 타고 보고타로 돌아옵니다.
(에베소서5:9)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for the fruit of the light consists in all goodness, righteousness and truth)
2023.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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