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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199) 비 오는 날 타비오 식물원, 공원묘지 산책ㅣ콜롬비아 Colombia Ta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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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비 오는 날 타비오 식물원, 공원묘지 산책ㅣ콜롬비아 Colombia Tabio


아까 커피숍에서 만난 동네 주민을 타비오 식물원(Jardín botánico de Tabio) 입구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큰 개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 중인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잠시 큰 비를 피하고 서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저는 식물원으로 들어갑니다. 입구에 관리인도 없고 별다른 안내문도 없네요. 장화를 신은 덕분에 진흙으로 엉망인 길도 불편함 없이 지나갑니다.  




비 오는 날이라 방문객은 없고 새 소리, 빗소리, 바람소리만 들리고 풀냄새 흙냄새만 가득합니다. 혼자 콧노래도 흥얼거리며 산림욕을 즐깁니다. 나무나 꽃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는데 햇빛에 색이 바래 희미합니다. 나뭇가지가 보행로까지 길게 늘어져 있어 잘 피해서 다녀야 합니다. 방문객 위주가 아니라 자연중심주의 식물원입니다. 그래서 구글 리뷰에 '관리가 전혀 안 되어있다'는 글이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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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먹구름을 걸친 야트막한 산도 보이고 경치가 말할 수 없이 근사합니다. 맑은 날도 좋겠지만 비 오고 흐린 날 식물원 산책하는 것도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와 형태를 한 정자도 보입니다. 저 지붕 아래 거미와 벌레가 오순도순 살고 있겠지요.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가까이 가면 벌레 때문에 무섭습니다. 연못 주변으로는 오리들이 추위를 피해 풀 숲 위에 올라앉아 있습니다.   





커다란 얼굴 형태의 석조 조각상이 여기도 여러개 있습니다. 토칸시파(Tocancipá) 자연보호구역(Ecoparque Sabana)에도 이런 조각상이 몇 개 있었는데 큰 바위 얼굴은 인디헤나(Indígena) 문명에서 종교적인 상징을 나타냅니다. 나무덤불을 이불 삼아 자는 남자 얼굴, 풀 숲 그늘 아래 누운 소녀 얼굴, 태양 아래 반듯하게 누운 여성 얼굴, 이렇게 3개의 큰 바위 얼굴이 있습니다.  





식물원(Jardín Botánico Tabio)내부를 다 둘러보는 동안 딱 한 명 마주쳤습니다. 비가 내린 덕분에 여유롭게 잘 둘러보고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관리가 안 되어서 오히려 자연보호구역 느낌도 나고 좋습니다. 하얀 꽃 속에 곤충 한 마리가 일하는 중입니다. 가만히 멈춘 듯하지만 자연은 쉼 없이 생명을 위해 움직입니다.   


 



식물원에서 나오니 빗발이 더 강해집니다. 구글맵을 켤 여유가 없어 일단 마을 쪽으로 직진합니다. 교차로에 인디헤나(Indígena) 추장의 모습인듯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네요. 날씨 탓인지 어딘가 근심이 가득한 표정입니다. 대로변 가방 가게에 BTS(방탄소년단) 이미지가 인쇄된 가방이 맨 앞에 내걸려있습니다. 문제는 가방 공장에서 한국어가 아닌 한자를 우측 하단에 인쇄했네요. 아미(Army)가 보면 속상할 상황입니다.  



"Aquí terminan las vanidades del mundo.(여기서 세상의 허영심은 끝이 난다.)"

 

타비오 공원묘지(Cementerio de Tabio) 입구에 인상적인 문구가 쓰여있습니다. 시외버스가 다니고 가게가 늘어선 하이스트릿에 공원묘지가 있는 모습은 동양 문화권에서는 낯설지만 서구 문명에서는 익숙합니다. 열린 문 틈으로 들어가 봅니다. 입구부터 바닥에 라틴어 숫자 1~14까지가 새겨져 있는데 삶의 완성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이사야40:9) 아름다운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너는 높은 산에 오르라 아름다운 소식을 예루살렘에 전하는 자여 너는 힘써 소리를 높이라 두려워하지 말고 소리를 높여 유다의 성읍들에게 이르기를 너희의 하나님을 보라 하라. You who bring good tidings to Zion, go up on a high mountain. You who bring good tidings to Jerusalem, lift up your voice with a shout, lift it up, do not be afraid; say to the towns of Judah, "Here is your God!"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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