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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47) 장애인 미술 수업, 연필 드로잉+수채물감 채색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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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장애인 미술 수업, 연필 드로잉+수채물감 채색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부활 주간 Semana Santa 연휴 후 깐델라 Candela를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어제 수강생 분께 물어보니 잘 있다고 하는데 저랑 동선이 계속 어긋나나 봅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오늘도 여전히 게이트에는 안 보이네요. 두리번 대며 들어오는데 게이트 옆 잔디밭에서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자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더 귀여워졌네요.   



올해 초 재활코디네이터 신디가 제게 장애인 그룹 수업을 부탁하며 했던 말이 '최종 목표가 수채화'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물의 형태를 인지하기 어렵거나 손 근육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분들이라 주로 손을 많이 사용하고 형태를 손으로 만들어내는 점토 작업, 종이접기, 콜라주 작업을 하며 중간중간 간단한 스케치나 컬러링 수업을 해왔습니다. 신디는 다음 달쯤 수채화를 시도해 보자고 했는데 오늘 시범 삼아해 봅니다. 



단순한 형태를 가진 아크릴물감 통을 앞에 놔드리고 30분간 스케치하고 이후 30분간은 수채물감으로 채색하기로 합니다. 보통 수업에 오시면 다들 서로 친하시니 작업하는 동안 시끌시끌한 분위기인데 오늘은 아무도 말을 안 하시네요. 진지한 분위기입니다. 물감사용하는 걸 기대하고 기다리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케치부터 어려워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5분 넘게 하얀 종이만 보고 있는 분들은 대략적인 형태만 잡아드립니다. 도화지 전체를 사용하고 크게 그리시라는 주문을 워낙 자주 해서 크게 그리는 건 다들 곧잘 하시네요. 



초급자용 거친 붓을 작은 사이즈로 하나씩 옆에 놔드리고 수채화 첫 수업이니 창고에서 새 물감 4세트를 갖고 와서 가운데 놔드립니다. 물통은 쏟으실 수도 있어 팔레트 중간중간 물을 조금씩 부어 놓습니다. 색연필 채색은 자유롭게 잘하시던 분들이 물감은 어떤 색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나하나 물어보십니다. 묻어도 되고 쏟아도 되니 물감도 자유롭게 짜서 사용하시라고 안내하고 예시로 물감 하나를 들고 팔레트에 푹 짜서 채색해 보입니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어떠셨냐고 여쭤보니 다들 재미있다고 하시네요. 완성 못한 건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하자고 그 자리에 놓고 가시라고 합니다. 작업대는 엉망입니다. 물감 뚜껑은 어디로 다 달아나고, 물도 여기저기 쏟기고, 물감 묻은 붓 몇 개는 바닥에 뒹글고 있네요. 몇 번 더 수업을 진행해 보고 큰 물통을 사용하게 되면 붓 씻는 법도 알려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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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펜 드로잉 수업 중인 존은 오늘 풍경화를 그립니다. 콩테 드로잉에 비해 '근사'하지 못한 연필 드로잉은 그야말로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니 결과물에 좀 실망하신 표정입니다. 기초과정에서 세세하게 관찰하는 법을 배우기엔 연필만 한 게 없다고 처음 그리신 걸로는 굉장히 잘하신 거라고 말씀드립니다. 선을 쓸 때 강약조절하는 법, 음영 표현하는 법을 연습하면 연필 드로잉도 충분히 근사할 수 있다며 집에서 심심하실 때 해보시라고 합니다.  



퇴근길에 기관 마당에서 차 클랙슨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니 파트리시아가 곧 비 올 것 같다고 태워준다고 합니다. 집이 바로 뒤라서 괜찮다고 하는데도 계속 타라고 하셔서 고맙지만 마트에 가야 한다고 둘러대고 인사 후 돌아섭니다. 퇴근길에 혼자 노래 부르면서 집 가는 게 중요한 하루 일과라 그걸 포기할 순 없습니다.(크크) 다행히 집에 도착할 때까진 비가 안 오고 귀가 후 30분쯤 지나니 하늘이 쪼개질 듯 큰 천둥번개 소리가 나고 폭우가 막 쏟아집니다. 빗소리도 좋고 빗물 밟고 지나가는 차바퀴 소리도 좋습니다. 



(야고보서2:18) 혹이 가로되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But someone will say, "You have faith, I have deeds." Show me your faith without deeds, and I will show you my faith by what I do.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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