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 멕시코 장군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방문, 그림 구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는 콜롬비아 Colombia 국방부 산하 기관이고 코이카 KOICA 프로젝트 사업으로 설립한 곳이라 시설도 좋고 프로그램도 다양해 외부에서 벤치마킹하러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봉사단원들에게까지 세세한 외부 방문객 일정이 공유되진 않아 수업하다 보면 방문객이 와서 둘러보고 가는 일이 수시로 있습니다.
오늘도 수업 중에 기관 DIVRI 코디네이터 스테파니와 마르셀라가 멕시코 장군을 모시고 미술실에 왔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간단하게 작품들 소개를 합니다. 그림 하나가 마음에 든다며 구입하겠다고 하시네요. 마침 작가인 가브리엘이 수업중이어서 기념촬영도 하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합니다. 신나는 날이네요.
오늘따라 만달라 Mandala 그리기나 컬러링을 하고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뭔가 함께 교육 들으신 게 있나.. 할 정도로 만달라 도구와 그림 도안을 찾으시네요. 따로 한쪽 작업대에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원하는 만큼 도안도 가져가시도록 합니다. 연휴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으셨던 건지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신가 봅니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 늘 후식 postre을 주는데 오늘 후식이 그 유명(?)한 아로스꼰레체 Arroz con leche입니다. 쌀 푸딩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달콤한 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밥이 주식인 한국인으로서는 익숙해지지 않는 맛입니다. 포크로 한두번 코콕 찔러먹고는 남깁니다. 식사 후 마당 산책 중에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기관 DIVRI에서 고양이는 처음 보네요! 소변보는 듯 화단에 앉아 꼬리를 부르르 떱니다. 다콩이 처럼 젖소무늬인데 흰털이 더 많습니다. 발소리를 안 내고 조용히 영상으로 담아봅니다. 너 너무 귀엽구나 종종 보자!
코워커 신디가 오늘까지 휴가라 오후 수업에 에두아르가 출석체크를 해주러 왔습니다. 오전 출석자는 찍어둔 사진을 공유해줍니다. 출석률을 기준으로 6월에 마지막 수료증이 나갈 거라서 요즘 신디가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저는 대충 모든 분들께 수료증 드리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 테지요.
파마머리가 인상적인 어린 수강생 한 분이 어머니, 이모와 함께 처음 수업에 왔습니다. 연필 드로잉을 하고 싶다고 해서 재료를 챙겨주고 원하는 방식으로 그려보라고 합니다. 자를 달라고 하더니 꼼꼼히 분할하고 칸에 맞춰 그림을 그립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뇌전증을 앓고 있는데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이라 미술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해서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눈빛을 보니 호기심도 많고 욕심도 있어 보입니다. 조금만 도와주면 수업에 금세 재미를 붙일 듯합니다.
칸을 분할해서 신중하게 그린 예수님이 이상하다며 난감한 표정입니다. 마음 편하게 손이 가는 대로 그려보라며 시범 삼아 낙서처럼 그려 보여주니 재미있다며 웃습니다. 선에 힘이 없고 자신감 없어해서 종이 몇 장에 낙서를 한참 시켜보다가 다시 예수님을 그리게 합니다. 어색해하면서도 보조선 없이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좋아합니다. 미술실 안에 붙여 둔 연필드로잉 중 몇 개를 골라 설명해 주고 집에서 다양하게 그려보라고 스케치북 하나를 챙겨줍니다. 말도 어눌한 외국인이 첫 시간부터 주문이 많아 다음 시간에 안 올지도 모르지만 상기된 얼굴로 인사하고 갑니다. 건네준 스케치북에 어떤 그림을 채워올지 궁금합니다.
(전도서3:19)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그들이 당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짐승이 죽음 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Man's fate is like that of the animals; the same fate awaits them both: As one dies, so dies the other. All have the same breath ; man has no advantage over the animal. Everything is meaningless.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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