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 보고타에 동그란 무지개 햇무리 뜬 날, 코이카 KOICA 사무소 방문ㅣ콜롬비아 Colombia Bogotá
일이 있어 코이카 콜롬비아 사무소 KOICA Colombia에 오랜만에 들릅니다. 꽤 오래전에 빌린 책도 반납하러 갖고 갑니다. 임기가 이제 100일도 채 안 남았으니 다시 사무소에 올 일이 거의 없을 듯합니다. 오늘 코이카 사무소가 있는 삼성타워 Torre SAMSUNG 1층 로비 모니터에 우리나라 산세로 보이 풍경이 떠있네요. 일출인지 일몰인지 화면 왼쪽에 밝은 주황색 빛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름답네요.
담당 코디님이 임기 연장 여부를 물어봅니다. 통상 임기 종료 2개월 전까지 연장 여부를 확정해야하는데 저는 당연히 가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할 여지가 없으니 아쉽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2년 정도 활동하면 언어도, 수업도 제대로 배우고 경험하고 할텐데 어쩔 수 없지요. 더운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고 왔더니 여기저기 모기랑 개미에 물리고, 차가 없어 늘 백팩을 메고 다니니 어깨랑 팔이 자주 아파 파스랑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 하나씩 챙겨서 나옵니다.
가끔 빌딩 숲이 우거진 보고타 북부 우사껜 Usaquén에 오면 한국에 온 듯한 기분입니다. 건물 밖 벤치에 앉아 도시냄새 맡고 있는데 빌딩 중간중간에서 사람들이 목을 뒤로 한껏 꺾은 자세로 휴대폰으로 하늘을 찍고 있습니다. 뭔가 올려다보니 동그란 무지개가 떴습니다. 오! 이런 건 처음 보네요. 신기합니다. 일단 저도 선글라스를 고쳐 쓰고 사진에 담습니다. 구글링 해보니 '햇무리'라는 현상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듯합니다. '행운'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어떤 좋은 일이 생길까요.
현지적응 훈련 때 스페인어 수업 했던 위워크 Wework 쪽은 평일 오전이라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뒷편 공원에 살던 검은 고양이 두 마리가 아직 있나 싶어 한참 기웃거렸는데 안 보이네요. 어디 구석에서 자는 듯합니다. 전엔 눈에 안 들어오던 가게 간판도 이제 좀 보이네요. '킨디오미오 Quindio mio', 커피문화경관 Coffee Cultural Landscape of Colombia(에헤 카페테로 Eje cafetero)에 속하는 킨디오 지역 커피를 파는 곳입니다. 한국에 선물로 사갈 커피도 좀 봐야하는데 바가지 쓰지 않으려면 현지인 친구랑 같이 가야겠습니다.
윗동네 올라온 김에 챠피네로 Chapinero 한국 식재료마트 HiperMAR fish에 제가 좋아하는 해산물 샐러드 먹으러 갑니다. 걸어가는데 마침 휴대폰 케이스 파는 곳이 많이 보입니다. 휴대폰을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려 심하게 깨졌는데 휴대폰 사러 다니다가 마땅치 않아 포기하고 케이스를 하기로 합니다. 20,000pesos(6천원), 깨진 부분이 유리라 손 다칠까 테이프를 바르고 다녔는데 케이스를 하니 안심이 됩니다. 뒷면 카드홀더를 떼내니 안쪽은 더 많이 깨졌네요. 액정이랑 카메라가 멀쩡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한국 갈 때까지 조심해서 써야겠습니다.
해초 샐러드와 새우가 얼마전부터 너무 먹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먹게 되네요. 한국 식재료마트 HiperMAR fish와 같은 층에 있는 식당입니다. 해산물 시장과 같은 층이라 수산시장 냄새가 나지만 곧 적응됩니다. 해초 샐러드가 너무 맛있습니다. 집에서도 늘 포크만 사용하다가 오랜만에 젓가락질을 해서 그런지 밥풀이 자꾸 흐르네요. 그래도 자존심(!)이 있으니 끝까지 포크는 안 집습니다. 배불리 먹고 마트에 살게 있나 둘러봅니다.
지난번 코이카 KOICA에서 보내준 설 격려품 음식이 아직 남아있어 다른 건 괜찮고 라면만 몇 개 삽니다. 신라면은 없고 불닭이랑 순라면이 많네요. 불닭 중에 수프형태로 먹을 수 있는 것도 낱개 2개뿐이라 그것만 사 옵니다. 계산대 옆에 신라면 블랙이 몇 개 있는데 매운걸 잘 못 먹지만 신라면은 역시 오리지널입니다. 블랙은 약간 이도저도 아닌 맛이라 패스입니다.
(로마서12:12)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Be joyful in hope, patient in affliction, faithful in prayer.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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