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생활 봉사

(240) 친구네 가족과 점심Ajiaco, 버스 10시간 타고 보고타 복귀ㅣ콜롬비아 페레이라 Colombia Pereira 여행

728x90
반응형


(240) 친구네 가족과 점심 Ajiaco, 버스 10시간 타고 보고타 복귀ㅣ콜롬비아 페레이라 Colombia Pereira 여행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9일간의 휴가가 금새 지나갔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짐을 챙겨놓습니다. 오늘 날씨가 특별히 더 화창한 듯합니다. 열린 현관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답네요. 아침마다 1층에 내려와 있던 몰리가 안 보여서 2층에 올라갔더니 친구 조카 침대 밑 구석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동물의 직감이란 정말 놀랍습니다. 오늘 점심에 친구네 가족들이 모두 모여 식사할 예정이라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를 몰리가 알아차린 듯합니다. 아니면 어제 털 빗김 당해서 삐진 게 아직 풀리지 않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식사는 그저께 산타 로사 Santa Rosa에서 사온 쵸리소 Chorizo와 아레빠  Arepa, 플라타노 Platano입니다. 일반 마트에서 사 먹는 소시지와는 식감부터가 다르네요. 맛있습니다. 아침식사 중에 셀리 할머니와 미리암이 도착했습니다. 몰리가 도통 침대 밑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해 오늘은 아쉽지만 혼자 산책을 나갑니다. 초록 잔디 위에 노란 새 두 마리가 앉아있네요. 인형같이 예쁩니다.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에 그림같이 예쁜 마을에서 편하게 잘 머무르다 갑니다. 



부활절 Pascua de Resurrección이기도 하고 며칠전 친구 사촌언니 생일도 있어서 점심은 친구의 가족들과 다 같이 먹습니다. 메뉴는 가족들이 투표를 해서 아히아꼬 Ajiaco로 정했다고 합니다. 아히아꼬는 보고타 음식이라 보고타 출신인 친구가 실력발휘를 합니다. 콜롬비아 음식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 반갑습니다. 모두 10명이라 커다란 찜통에 수프를 끓입니다. 닭가슴살은 삶은 후 잘게 찢어 놓습니다.


준비하는 동안 친구 사촌오빠와 이모, 이모부와 다른 사촌들이 차례차례 도착합니다. 사람이 많아지니 고양잇과 인간인 저도 슬슬 부담스러워 몰리가 있는 2층으로 자리를 옮겨 발코니에 잠시 앉아있습니다. 1층에서 친구네 가족들이 왁자지껄 이야기나누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외국어는 넋놓고 들으면 음악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음식이 다 준비되고 다 같이 모여 식사합니다. 셀리 할머니가 식전 축복 기도를 해주십니다. 아멘.



식사 후에 다같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해외유학중이라 오늘 참석하지 못한 친구 조카는 생일축하 카드에 남긴 메시지로 대신합니다. 가족 모임에 저를 초대해 줘서 감사하고, 여행 기간 내내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가족들 한 분 한 분이 제게 축복기도를 해주시니 더없이 행복하고 기쁜 날입니다. 다시 만날 날이 있길 바랍니다.


몰리는 오늘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고, 산책도 안 하고, 화장실도 안 가고, 침대 밑에서 꼼짝을 안 하네요. 다콩이는 손님이 와도 기웃거리며 사람 근처에 머무는데 몰리는 전형적인 고양이입니다. 몰리 잘 지내, 또 보자!



오후 1시 조금 넘어 친구 사촌언니네서 나옵니다. 사촌오빠가 터미널까지 배웅해주기로 합니다. 올 때처럼 심야버스로 보고타 Bogotá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페레이라 Pereira에 도착한 그날 티켓을 예매했는데도 이미 심야버스는 매진이라 오후 2시 표를 샀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차가 많이 밀릴 테니 보고타 도착하면 자정 이후가 될 것 같습니다. 이모가 버스에서 먹으라고 빵 Palitos을 건네주시네요. 잘 먹겠습니다.


반응형


연휴 마지막 날이라 터미널은 역시 붐빕니다. 저는 백팩 하나만 있어서 괜찮은데 친구는 여행용 캐리어가 있어 내릴 때 먼저 받으려면 마지막에 타야하니 1시 55분까지 기다리다가 버스에 오릅니다. 친구 사촌오빠가 한국 가기 전에 한번 더 놀러 오라며, 아까 찍은 단체사진도 잊지 말고 보내달라며, 제가 못 알아들을까봐 천천히 여러 번 당부합니다. 말도 서툴고 낯선 외국인을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타행 버스는 장거리 노선이라 좌석도 넓고 편한데다 좌석마다 모니터도 설치돼 있고 내부에 화장실도 있습니다. 10시간 넘게 타야 하니 시간상으로는 거의 유럽노선 비행기 수준입니다. 



이바게 Ibague에서 버스는 한번 쉬어가는데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입니다. 전국에서 보고타로 들어가는 고속버스는 모두 이 휴게소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은 버스기사님 식사 시간이라고 보면 되는데 대략 30분~1시간 정도 됩니다. 친구 이모가 챙겨준 빵에 커피와 초콜라떼를 간식으로 먹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기엔 버스를 또 바로 타야 하니 무리인 듯해서 간단히 요기만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매점을 둘러보는데 친구는 이따 밤늦게 배가 고플 거라며 간식을 삽니다. 저는 배는 고프겠지만 먹고 싶은 간식이 없어 구경만 합니다. 쥐포나 오징어 같은 게 먹고 싶네요. 



기사님이 탑승하고 인원체크 후 다시 출발합니다. 여기서부터 6~7시간 걸린다고 하니 내일 새벽에나 집에 들어가겠습니다.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이 아니라 버스 내부에 공조시스템을 계속 돌리니 춥고 시끄럽고 잠도 안옵니다. 친구도 내내 영화만 돌려보네요. 10시간 넘게 달려 밤 12시 조금 넘어 보고타 살리뜨레 터미널 Terminal de Transporte Salitre에 도착합니다. 쌀쌀한 보고타 공기가 반갑네요. 터미널 앞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를 타고 귀가합니다. 내일은 실컷 늦잠 자야겠습니다. 



(잠언23:22,25)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를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 Listen to your father, who gave you life, and do not despise your mother when she is old.May your father and mother be glad; may she who gave you birth rejoice!


2023.4.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