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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41) 부활절 연휴 후 첫 수업, 도자기점토 porcelana fría 작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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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부활절 연휴 후 첫 수업, 도자기점토 porcelana fría 작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부활주간 Semana Santa 긴 연후 후 첫 출근하는 날입니다. 어제 출근한 동기가 기관 DIVRI(한-콜우호재활센터)에 수영장도 운영 안 하고 직원도 이용자도 거의 없다는 걸 보면 이번주까지도 대부분 휴가를 쓰는 듯합니다. 휴가기간 동안 저지대 따뜻한 시골 마을에 있다 와서 그런지 보고타가 더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아침 출근 시간에 여유가 있어 산책도 할 겸 조금 둘러 갑니다. 



오늘은 장애인분들만 모시고 수업하는 날이라 재활코디네이터 신디가 권하는 재료를 사용합니다. 포르셀라나프리아 Porcelana fría 라는 재료인데 클레이 plastilina도 아니고, 점토 arcilla도 아니고, 지점토 arcilla papel도 아닌데 뭔가 비슷한 재질이긴 합니다. 그대로 번역하면 '차가운 도자기', 말랑말랑할 때 주물러서 형태를 만들면 도자기 또는 유리처럼 매끈하고 딱딱하게 굳습니다. 점토 소재와 달리 손에 묻지도 않고 작업 후에도 깔끔합니다.  


고양이를 만들었는데.. 곰? 강아지? 두더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다들 만족하시면서 한 분도 빠짐없이 집에 가져가시는 걸 보면 콜롬비아 사람들은 점토보다 이 재료(Porcelana fría)를 선호하시는 듯합니다. 



두번째 시간에는 지난 수업에 종이 접기로 콜라주 하던 작업을 이어서 합니다. 나무, 해, 한복 치마까지 접었으니 오늘은 한복 저고리와 잠자리를 접어서 붙입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오스피나는 제 바로 옆 자리에 앉으시도록 하고 하나하나 같이 접습니다. 장애인 분들과 종이접기를 하면 수업 내내 엄청 바쁘고, 1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갑니다. 거의 제가 다 접어서 그런 걸까요. 그러면 안 되는데.. 직접 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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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동안 누가 와서 작업을 한 건지 미술실에 못 보던 그림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저 천사 뒷모습이 낯이 익은데.. 얼른 생각이 나지 않네요. 수업 도중에도 계속 그림 앞을 왔다 갔다 하며 천사 그림을 어디서 봤는지 계속 떠올리려고 애씁니다. 두 번째 시간이 다 지나가려는 데 번뜩 누구 그림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음.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인데 오토바이 사고로 척수 손상이 있었던 걸까.. 휴대폰은 왜 세 개나 그려져 있을까.. 군인이셨나.. 이런저런 추측을 하며 그림을 또다시 봅니다. 서명도 없이 조용히 가져다 놓으신 걸 보면 제가 보는 그분 평소 성품대로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잠언3:7) 스스로를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 Do not be wise in your own eyes; fear the LORD and shun evil.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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