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 장애인 미술수업: 음영 표현하기 + 물감으로 색칠하기ㅣ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출근길에 만난 새끼고양이 한마리가 길 한가운데 앉아 등을 긁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만 보면 도망가기 바쁜 길고양이들만 보다가 자연스럽고 편하게 길 생활하는 고양이나 개들을 보면 콜롬비아의 동물 친화적인 문화가 그저 부럽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쓰다듬고 일어나니 오며 가며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쓰다듬어줍니다. 다음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기까지 하는 고양이가 너무 귀엽습니다.
오늘 장애인 그룹 수업에는 빛과 음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보기로 합니다. 서른명 가까이 오셔서 오늘도 자세한 설명은 코워커 신디가 도와줍니다. 첫 번째로는 가장 쉬운 오렌지를 그려봅니다. 노란색, 주황색, 진홍색, 초록색, 연두색 색연필을 각각 하나씩 챙기시도록 하고 한 단계씩 따라 그립니다. 오렌지 2개를 그리는데 1시간이 훅 지나갑니다.
매주 수요일 두 번째 시간은 장애 정도가 심한 분들을 모시고 혼자 하는 수업이라 힘이 많이 듭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종이접기 콜라주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한복 저고리와 잠자리 날개는 잘 접기 어려워 제가 미리 다 접어 두고 붙이기만 각자 하시도록 한 후 배경을 그립니다. 종이접기를 몇 주에 걸쳐 진행했으니 남은 30분은 물감으로 색칠하기를 해봅니다.
다섯 분 모두 물감 사용은 처음이라 기본적인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간단한 연필 드로잉 후 자유롭게 색칠해보시라고 주문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유화'라서 어려워하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주저 없이 좋아하는 대상을 도화지에 그리고, 좋아하는 색깔로 색칠을 합니다.
둥치가 굵고 안정감 있어 보이는 나무를 양쪽에 그리고 가운데 노란색 집을 그린 미겔, 태양이 떠오르는 바다 풍경을 그린 이반, 기차를 그린 오스피나, 고양이를 그린 펠리페, 나비를 그린 알바까지, 각자 도화지에 나름의 표현을 합니다. 색칠하는 법에 대해 코멘트를 할까 하다가 그냥 지켜봅니다. 수업 마치고 지금까지 한 것 중 어떤 활동이 가장 재미있냐고 여쭤보니 다섯 분 모두 '¡Pintar!(색칠하기)'라고 말씀하시네요. 역시!
수업 마치고 지난번 밥 사준 동기에게 오늘은 제가 밥을 삽니다. 종종 혼자 식사하러 가는 집 근처 식당인데 미 대사관 인근이라 영어가 많이 들리는 곳입니다. 오늘도 뒷 테이블에서 영어가 들리네요. 콜롬비아에 있으면서도 스페인어보다는 영어가 더 잘 들리는 걸 보면, 스페인어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끙.
(예레미야29:11)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 For I know the plans I have for you, declares the LORD, plans to prosper you and not to harm you, plans to give you hope and a future.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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