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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51) 수준별, 개인별 하루 세 타임 수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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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수준별, 개인별 하루 세 타임 수업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아침에 기관 DIVRI(한-콜우호재활센터)에 출근하면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한잔하고 미술실로 갑니다. 그날그날 한 가지 미술작업을 정해서 다 같이 진행하면 좋을 텐데, 장애 유무나 작업 수준에 차이가 커서 늘 몇 가지 옵션을 미리 정해둡니다. 오늘은 한지 색종이로 식지보 Sikjibo 만들기, 먹물로 수묵화 그리기, 수채화, 아크릴화 4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중급반인 까르멘과 루이스, 가브리엘, 죠반니 네 분이 오늘도 가장 먼저 출석합니다. 네 분은 오늘 작업대 사정상 선택의 여지 없이 아크릴화를 하셔야 해서 안내드리고 캔버스 lienzo를 내어드립니다. 죠반니는 지난 시간에 그리던 부채 그림을 먼저 마무리합니다. 오늘이 금요일인 데다 새벽부터 아침까지 계속 폭우가 내리고 있어 출석률이 낮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또 몇 분이 들어오시네요. 



새로 오신 한 분과 다른 세 분 모두 장애가 있는 초급 수강생분들이라 식지보 작업은 어려울 듯해서 먹물로 스케치하는 작업을 해봅니다. 코워커 신디는 연필드로잉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붓을 한번 잡아보는 것도 경험이 될 듯해서 일단 기초적인 사용법을 알려드린 후 하나하나 따라 그리시도록 합니다. 안드레아는 혼자 붓을 잡는 게 어려워 활동보조사분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오늘 처음 수업에 참석한 빅토르는 수업 중 말투나 행동이 좀 무례해서 코워커 신디를 불러 중재를 부탁합니다. 기관 DIVRI 직원인 신디가 오자마자 무척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걸 보니 대상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좋지 않은 성품을 가진 분이네요. 다음 수업에 한 번 더 지켜보고 개선이 없으면 보이콧 예정입니다. 남은 기회는 한.번.뿐!



금요일 오후 수업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출석부 상으로 이 시간에 오시는 분들이 수강생분들 끼리도 분위기가 좋고 다들 미술에 굉장한 애정이 있는 분들이라 자연스럽게 저도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게 됩니다. 역시나 오늘도 수업 초반부터 미술실이 화기애애합니다. 오전에 빅토르 때문에 살짝 꼬인 마음이 풀어집니다. 



초급인 하이데르와 페레이아는 화이트보드에 붙여둔 먹물로 그린 새를 그려보겠다고 해서 재료를 챙겨주고, 먹물을 몇 번 사용해 본 다섯 분께는 한국화 한 점을 노트북 화면에 띄워드리고 그려보시도록 합니다. 휴가를 3주 넘게 다녀와서 오랜만에 수업에 오신 호르헤는 감각을 많이 잃어버리셨네요. 옆에서 헤수스가 '크게 그리라'라고 저 대신 조언을 해줍니다. 파트리시아와 윌리엄 울리시스 세 분은 초급 수업 3회 만에 실력이 많이 느신 걸 보면 재능이 있어 보입니다. 



다니엘과 아드리아나, 기제르모는 다른 쪽 작업대에서 아크릴화, 수채화, 색연필 드로잉을 각각 진행합니다. 기제르모는 지난주에도 독감이 심해 어렵게 오셨는데 오늘도 완전히 낫지 않으셔서 힘들어 보입니다. 색연필 드로잉을 마치시고는 오늘은 컬러링이 하고 싶다고 하셔서 도안 몇 장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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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라메사 La Mesa 여행 갔을 때 작은 컬러링북 두 권을 사왔는데 한 권은 다니엘, 나머지 하나는 기제르모에게 드려야겠습니다. 다니엘과 기제르모는 장애 종류와 정도가 비슷하셔서 친하신데 두 분 다 요즘 만달라 그리기와 컬러링에 푹 빠지셨네요. 



하루 세 타임 수업을 하고 퇴근하는 날은 조금 피곤합니다. 그래서 퇴근길에 깐델라라도 보고 가려고 늘 두리번거리는데 오늘은 기관 밖 도로변에 나와있네요. 오전에 쏟아진 폭우에 비를 좀 맞은 듯 축축한 털을 정성스레 고르는 중입니다. 고양이 집사로서 강아지보다 늘 고양이였는데, 콜롬비아에 온 후로 약간 덩치 큰 개들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깐델라 안녕, 내일 또 보자.  



(누가복음18:27) 예수가 대답하여 가로되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 Jesus replied, "What is impossible with man is possible with God."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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