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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53) 치파케 Chipaque 마을 젖소 농장, 전망대 구경ㅣ콜롬비아 Colom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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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치파케 Chipaque 마을 젖소 농장, 전망대 구경ㅣ콜롬비아 Colombia 여행


배를 든든히 채웠는데 너무 채운 듯 속이 좀 부대낍니다. 급한대로 손바닥 지압점을 찾아 꼭꼭 누르며 천천히 걷습니다. 치파케 Chipaque는 작은 마을 전체가 경사로에 위치해 있어 중앙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은 내리막길, 오른쪽은 오르막길입니다. 속이 불편하니 일단 수월한 내리막길로 가봅니다. 세 블록쯤 걸으면 마을이 끝나는데 그 지점에서 한참 아래로 펼쳐지는 고산지대 경치가 근사합니다. 구름이 가득해 시경이 맑진 않아도 속이 탁 트이는 것 같네요. 뱃속도 편안해졌습니다. 



이제 마을 윗쪽으로 올라가 봅니다. 오르막길 경사도가 과장 조금 보태서 45˚는 넘는 듯합니다. 지그재그로 씩씩대며 올라가다가 잠시 경사로를 피해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동네 집고양이들이 집 앞 산책 중이네요. 특이한 외모의 외국인이 신기한 듯 제 걸음을 따라 시선을 옮기며 유심히 관찰합니다. 골목 끝에 다시 중앙광장 Plaza central Chipaque이 나옵니다. 오전엔 한산하더니 이제 좀 북적입니다.   



다시 힘을 내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집집마다 사람들이 현관 입구에 나와 앉아 오가는 동네 주민들과 인사도 나누고 반려동물 산책도 시키는 모습이 전형적인 시골풍경입니다. 인구가 몇 안 되는 작은 시골마을에선 낯선 외국인에게 시선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그 시선이 불편해 먼저 마스크를 벗고 인사하며 지나갑니다. 'Buenas tardes.(안녕하세요)'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주민들도 같이 웃으며 인사해줍니다. 인사의 위력입니다.  



동네 고양이, 황소, 젖소까지 저를 관찰하는 듯합니다. 오늘 약간 '찾아가는 외국인 서비스'하는 기분입니다. 고양이도 귀엽고 황소도 귀엽고 젖소도 귀엽네요. 한참을 올라가서 드디어 뒤를 돌아봅니다. 오! 전망이 정말 멋집니다. 왼쪽에는 소 목초지가 넓게 펼쳐져 있고 오른쪽은 구릉지 곳곳에 집들이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새끼소 한 마리는 목초지 밖 길가에 마치 반려동물처럼 목줄을 하고 있네요. 발에 줄이 걸리니 풀어낼 생각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잠을 청합니다. 순둥이입니다.  



다시 마을 쪽으로 경사진 내리막길을 지그재그로 내려갑니다. 가다보니 오른쪽 골목에 나비넥타이를 한 고양이 한 마리가 목줄을 하고 집 앞 산책 중입니다. 저를 발견하고는 자리에 떡 하니 앉습니다. 앉았을 때 뒷발이 살짝 벌어지는 걸 보니 우리 다콩이 처럼 살집이 약간 있는 아이네요. 귀엽습니다. 높은 산 중턱에 자리한 마을이라 골목이 끝나는 곳은 모두 전망대입니다. 경치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경치를 매일 보는 마을 사람들은 소중함을 잘 모르겠지요?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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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치파케 성당 Parroquia nuestra señora del rosario de Chipaque 까지 돌아왔습니다. 미사 중이라 성당 외부까지 찬양이 들립니다. 내부는 사람들로 꽉 차있고 입구 바깥까지 미사 드리는 신자들이 서 있어 성당에 들어가 보진 못합니다. 중앙광장 옆 치파케 조형물은 약간 허술하네요. 주차한 차량들로 늘 가려있을 듯합니다. 



오늘은 8천 걸음 정도 걸었네요. 평일에 운동을 못해서 주말엔 근교로 다니며 좀 걸으려고 하는데 이정도면 만족합니다. 보고타 Bogotá로 가는 버스를 타러 아까 버스 내린 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골목 한 곳에 승합차가 여러 대 보이는 걸 보니 제대로 찾은 듯합니다. 기사분께 보고타 가냐고 물어보니 지금 출발한다고 얼른 타라고 하시네요.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터미널 건물이 재미있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보고타 들어와서는 폭우로 바뀝니다. 우스메 Usme 지역에는 또 비가 안 오고,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 Bolívar는 폭우, 살리뜨레 터미널 도착하니 바닥이 바짝 마른 게 전혀 비 내린 흔적도 없습니다. 비구름 건너오기 전에 얼른 집으로 갑니다. 집 도착하고 잠시 있으니 비가 쏟아지네요. 우리나라처럼 도로가 깨끗하면 비가 와도 별 상관이 없는데 여긴 도로에 웅덩이도 많고 흙, 나뭇잎이 빗물에 쓸려와 신발이 더러워지니 비는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마태복음25:40)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보잘것없는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The King will reply, 'I tell you the truth, whatever you did for one of the least of these brothers of mine, you did for me.'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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