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 치파케 Chipaque 가는 길, 보고타 근교 여행ㅣ콜롬비아 Colombia
보고타 Bogotá 북쪽과 서쪽은 여기저기 구경했는데 남동쪽으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남동쪽으로 110km 떨어져 있는 비쟈비센시오 Villavicencio에 한 번 가보고 싶긴 한데 차로 6시간 가까이 걸리고, 최근 그쪽 도로에 산사태가 있어 위험하다는 뉴스가 있어 비쟈비센시오 가는 길목에 있는 치파케 Chipaque 까지만 다녀와보기로 합니다.
치파케행 버스는 살리뜨레 터미널 Terminal Salitre에서 탈 수 있고 요금은 7,000pesos입니다. 9시에 출발하는 버스인데 승객이 저 혼자네요. 아마 가다가 중간중간 타는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버스는 남부터미널 Terminal del sur Bogotá 쪽으로 가지 않고 시우다드볼리바르 Ciudad bolívar 지역을 지나 우스메 Usme로 내려갑니다. 창밖 풍경이 조금 낯섭니다. 시우다드볼리바르는 고지대에 집이 들어선 곳이 많아 버스 대신 산악 케이블카 TransMiCable가 대중교통으로 이용되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케이블카 역 Portal tunal 근처도 인적이 드물고 한적합니다. 산 위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가 하늘에 동동 떠있네요. 이쪽은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고 관광지도 없어 와 본 적이 없는데 버스로 지나가며 분위기만 봅니다.
우스메 Usme는 보고타 남부, 도시지역으로는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동네 풍경은 여느 시골마을과 다르지 않습니다. 보고타는 도시지역, 교외지역, 시골지역으로 나뉘는데 교외와 시골의 경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버스는 우스메 터미널에 10분 정도 정차하는데 버스는 이제 빈좌석 없이 꽉 찼습니다. 보고타 경계를 벗어날 즈음 경찰이 제가 탄 버스를 세우더니 검문을 합니다. 신분증을 리더기에 찍어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인데 이 지역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일상적인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다음날 기관 DIVRI 수강생 중 경찰 한 분께 물어보니 시 경계에서 승합차 검문은 일상적인 상황이라고 합니다.)
1시간 30분쯤 걸려 치파케 Chipaque 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 어귀에서 버스가 잠시 정차하고 2명이 내립니다. 버스 목적지가 치파케인데 나머지 승객들이 그대로 타고 있길래 저도 터미널에서 내리려고 그대로 앉아있습니다. 잠시 후 버스가 마을을 벗어나 다시 고속도로를 타네요. 어.. 구글맵을 켜니 차는 치파케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버스기사님께 'Disculpa.. 실례지만..' 이라고 했더니 제가 살리뜨레 터미널에서 치파케 행 버스 티켓 끊고 탄걸 아시니 깜짝 놀라시며 치파케에 안 내렸냐고 하십니다. 그러게요 제가 안 내렸네요. 여기서 내려서 조금 되돌아 걸어가라며 차문을 열어주십니다. 버스의 최종 목적지가 치파케가 아니었습니다.
고속도로 옆 우수로를 따라 치파케까지 걸어갑니다. 사람 다니는 길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나가는 차와 오토바이들이 조심하라는 듯 경적을 울려댑니다. 성가시네요. 도로 옆 산비탈에 옹기종기 들어선 집과 농장 풍경을 감상하면서 오르막길을 15분 정도 올라가니 치파케와 보고타, 우바께 갈림길 이정표가 나옵니다. 헥헥 드디어 다 왔습니다.
시골지역의 특징인 길에서 늘어져 자는 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치파케 Chipaque는 아주 작은 마을인데 오전 시각이라 중앙 광장 Plaza central Chipaque 은 아직 한산합니다. 지난번 마니살레스에서 본 성당과 외관이 비슷한 치파케 성당 Parroquia nuestra señora del rosario de Chipaque은 미사 전에는 출입을 못 하게 돼있네요. 1889년에 건립되었다고 하니 이 성당도 역사가 130년 가까이 됩니다.
출출해서 간단하게 식사하고 따뜻한 음료도 마실 겸 광장 앞 카페 Cafetería Mustapán 로 갑니다. Desde1958이라고 하니 60년 넘은 카페입니다. 최근에 인테리어를 새로 한 듯 깔끔하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마을 중앙광장을 그린 그림이 너무 근사하네요. 과일허브차 aromática de fruta와 옥수수로 만든 마소르카 mazorca를 주문합니다. 맛있게 잘 먹고 계산하는데 100pesos 동전이 모자라 지폐를 내밀었더니 100pesos 할인해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카페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는데 표지 문구가 재미있습니다. 남자농부 campesino, 여자농부 campesina.
(시편37: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Commit your way to the LORD, trust in him and he will do this.
2023.5.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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