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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 Finnegans Wakeㅣ제임스 조이스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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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 Finnegans Wakeㅣ제임스 조이스 (어문학사)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1941)의 작품 중 영문학에서 난해하기로 손꼽히는 <피네간의 경야 Finnegans Wake, 1939>를 드디어 펼쳐봅니다. 제임스 조이스는 소설 <율리시스 Ulysses, 1922>로 잘 알려진 작가인데 그가 죽기 2년 전 마지막으로 쓴 소설이 피네간의 경야입니다.

 

제임스 조이스는 <율리시스>에 대해서도 '나는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그 속에 담았기에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논하면서 바쁠 것이요, 그것이 인간의 불멸을 보증하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니, 그보다 더 난해한 <피네간의 경야>는 감히 '읽다'는 표현보다는 '보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기로 합니다. 

 

 

이 책은 5년전 쯤 같이 근무하며 친해진 직장 상사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는 분인데 수시로 제게 책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곤 했습니다. 어느 날 제가 딱 좋아할 스타일의 책이 있는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이 책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아직도 제가 왜 이 책을 좋아할 거라고 말씀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이 어렵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책은 서론부터 길고 어렵습니다.

 

독자를 위한 일러두기 / 역자 서문 /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 서문 / 경야와 아인스타인의 새 물리학 및 등가원리 / 이야기의 골격 / 이어위커 가족 계보 / 각 장의 개요

 

여기까지가 모두 서론에 속합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무슨 서론이 이렇게 길고 심지어 어려운지, 본론이 너무너무 궁금하네요. 

 

음.. 책을 끝까지 '살펴'봤습니다. 번역본이라 역자의 세심한 조율이 있었을텐데도 문장 구성이나 단락 흐름에 구멍이 숭숭 나있어 흩어진 퍼즐 조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역자이신 김종건 교수의 한자어 번역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난해함을 더합니다. 중간중간 성경 속 인물들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에서 시선이 멈추기만 할 뿐 결국, 눈 운동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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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떤 내용인지 구글링 해봅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 사용되었고 실험적 서술방식과 언어의 왜곡이 <피네간의 경야>의 특징'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아. 난해한 문체와 내용이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원문 자체가 그런 거였습니다. 천재적인 작가가 1922년부터 1939년까지 17년간 이 책을 썼다고 하니 한낱 저 같은 범인이 한 문장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게 이상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의 소개문을 보면 '작품의 시작과 끝이 연결되어 무한히 순환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책의 마지막 4부 제목이 'Recorse(회귀)'인 것이 그걸 의미하는 듯합니다.

 

책을 읽고 '후기'를 쓴 게 아니라 문장 '여행기'를 적었다고 해도 좋겠습니다.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다시 읽어보자는 의욕마저 꺾는, 이 책은 현재 제 수준에선 그야말로 수수께끼입니다. 조금 더 지식과 지혜가 쌓이면 책이 눈에 들어올까요. 오랜만에 제게 이 책 추천해 준 분께 연락이나 해봐야겠습니다.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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