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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229) 셀리 할머니네 점심식사 초대, 커피 농장 Finca Café 구경ㅣ콜롬비아 페레이라 Colombia Pere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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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셀리 할머니네 점심식사 초대, 커피 농장 Finca Café 구경ㅣ콜롬비아 페레이라 Colombia Pereira


아침에 눈을 뜨니 친구 사촌언니는 커피를 끓이고 있고 고양이 몰리는 제 침대 밑 카페트에 누워 제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묵는 방이 원래 몰리 방이라 문을 꽉 닫지 않고 살짝 붙여뒀는데 역시 아침에 몰리가 문을 밀고 들어왔네요. 일어나서 몰리 산책시키고 들어와 커피 한잔합니다. 인근에 사는 또다른 사촌 미리암까지 넷이 공원 산책 후 아침식사를 합니다. 낯선 외국인을 불편해하지 않고 익숙한 듯 배려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오늘은 페레이라 Pereira 인근에 있는 셀리 할머니네 커피농장 Finca café에 식사 초대를 받아서 갑니다. 친구와 친지들은 매년 부활주간 Semana Santa에 만나서 식사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올해는 제가 운좋게 같이하게 됐습니다. 셀리 할머니는 올해 81세이신데 친구 사촌언니의 어머니시니까.. 친구의 숙모? 또는 이모?입니다.


콜롬비아 시골집은 처음 구경하네요. 동네에 리모델링한 집들도 있지만 할머니네는 전통가옥 그대로입니다. 누가 일부러 박물관으로 꾸민 것처럼 예쁜 집입니다. 셀리 할머니와 집이 꼭 닮았습니다. 



주방은 어느 그림책에서 본 듯 아기자기한 모습입니다. 커피농장에서 마시는 신선한 커피라 그런지 더 맛있습니다. 하루하루 날짜를 확인하는 달력도 너무 귀엽습니다. 오늘이 4월 3일 월요일인데 아직 한장을 뜯지 않으셨네요. 셀리 할머니네는 강아지 세 마리가 있는데 막내는 이제 태어난 지 4주밖에 되지 않아 동네 큰 개들을 피해 식사시간을 빼곤 내내 케이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귀가 팔랑팔랑 토끼보다 크네요. 



사촌언니와 친구가 덥다며 맨발로 다니길래 저도 덩달아 맨발로 땅을 밟아봅니다. 타일바닥은 시원하고 마당은 따뜻하고 흙은 폭신하네요. 맨발로 농장 구경에 나섭니다. 플라타노 platano, 레몬 limón, 오렌지 naranja, 귤 mandarín, 딸기 fresa, 커피 café, 유까 yuka 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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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ano
limón
café
yuka


커피나무 열매는 빨갛게 익은 걸 따서 너른 건조대에 깔아 말립니다. 콜롬비아 커피문화경관 Coffee Cultural Landscape of Colombia(에헤 카페테로, Eje cafetero)에서는 커피 수확에서 제조까지 기계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데 셀리 할머니도 손수 커피를 따서 말리고 판매도 합니다. 닭장에는 여러 마리의 암탉이 있고 하루에도 수십 알의 계란을 낳습니다. 문 앞에 수탉이 하우스를 지키고 있습니다. 



점심은 등갈비 costillas입니다. 페레이라 Pereira에는 알이 작은 옥수수만 있는데 보고타에 있는 알이 굵은 옥수수에 비해 더 부드럽고 쫄깃합니다. 요리는 늘 친구와 사촌언니가 하고 저는 설거지 담당입니다. 싱크대에서 바라다보이는 전망이 환상적입니다. 새소리, 물소리, 강아지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접시를 씻습니다. 셀리 할머니가 타주시는 커피를 한잔 더 마시면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시원한 타일바닥에 누워 쉬다가 5시쯤 페레이라로 돌아갑니다. 셀리 할머니께서 안전하게 지내다 가라며 성호를 그으며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강아지 두 마리가 울타리를 넘어 달려나옵니다. 친구 사촌언니가 어르고 달래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인적이 드문 시골이라 30분쯤 걸어 대로변까지 나가 택시를 잡습니다. 가는 길에 보이는 시골풍경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요한복음13: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By this all men will know that you are my disciples, if you love one another."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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