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 한글로 이름 적기, 수묵화 기초 + 민화 따라그리기ㅣKOICA 콜롬비아 보고타 미술교육
잘 지워지지 않는 먹물에 점토 기름까지 얼룩져서 엉망이던 작업대가 깨끗해졌습니다.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수업 전에 두꺼운 전지를 미리 깔아 둡니다. 여사님 두 분이 제가 컬러링 도안으로 그려둔 그림을 종종 달라고 하시는데 오늘도 자녀들과 조카들이 좋아한다며 도안을 더 줄수 있냐하셔서 넉넉하게 챙겨드립니다.
조나단과 리나가 집에서 그려온 그림을 꺼내 보여줍니다. 조나단은 섬세한 펜드로잉에 재능이 있는데 표범을 그려왔습니다. 멋지네요. 경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리나는 2주 전쯤 집에서 해 오겠다고 가져간 한국 상징물 그리기와 컬러링을 완벽하게 해 왔습니다. 특히 한복 입은 외국인 커플이 예쁘게 잘 어울리네요.
오늘은 한글로 본인 이름 적는법을 알려드리고 민화(Minhwa)에 대해서 배워봅니다. 화선지와 붓펜, 일반 붓과 먹물도 같이 사용합니다. 죠반니는 한글에 관심이 많습니다. 자음, 모음을 써드리고 이름이 어떻게 조합이 되는지 알려드리니 신기한 듯 여러 번 적습니다. 우리나라 전통민속예술인 민화에 대해 알려드리고 예시 그림을 보여드립니다. 대부분은 꽃, 난초를 그리시고 조나단은 '작호도(까치호랑이그림)'에 흥미를 보여 시도해 봅니다. 다음 시간에는 화선지 전지에 작호도를 그려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기대가 됩니다.
제가 한글을 적고 있으니 다들 너무 재미있어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구경합니다. 한글이 예쁘고 귀엽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국어 발음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결국 종합하면 한국어는 '아름다운 언어' 입니다. 한글에 곡선이 많고 발음에도 동그란 느낌이 많아서 그런 듯한데, 한국어 원어민인 저로서는 그 느낌을 정확히는 알 수 없네요. 화선지를 여러 장 쓰며 먹물 사용법을 익힙니다. 다음 수업시간에는 부채에 그림 그리고 한글로 이름도 적기로 합니다.
기초반은 건너편 작업대에서 연필드로잉을 합니다. 펜드로잉 하는 분들은 언제 물감을 사용하는지 물어보시고, 수채화 하는 분들은 언제 아크릴화 하는지, 언제 캔버스(lienzo)를 사용하는지 물어보십니다. 제가 돌아갈 날이 다가오니 수강생분들 마음이 조급해지시는 듯합니다. 지난해에는 그런 질문 하시는 분이 없었는데 요즘 부쩍 많아졌네요. 임기 끝나기 전까지 모든 분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식당 앞 잔디밭에 뒹구는 깐델라(Candela)를 만났습니다. 온 몸에 잔디를 묻히고 뒹구는 모습이 너무 신나 보이네요. 잔디를 깎고 나면 약간 까슬거려서 뒹굴면 시원한가 봅니다. 점심 후에 마당 산책하는데 탄자니아(Tanzania)에서 활동 중인 동기에게 카톡이 옵니다. 탄자니아는 하늘에 별도 많이 보이고 달이 크고 밝아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고 합니다. 보고타는 고산지대라 그런지 밤하늘이 늘 약한 안개가 낀 듯 뿌얘서 별 보기가 어려운데 동기가 보내준 사진을 보니 아프리카의 하늘은 정말 다르네요. 아프리카 대륙도 궁금합니다.
(마태복음7:13)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Enter through the narrow gate. For wide is the gate and broad is the road that leads to destruction, and many enter through it.
2023.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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