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설 시 독후감

[책]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ㅣ이욱연 (Humanist)

728x90
반응형


[책]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ㅣ이욱연 (Humanist)


20대 중반 사회 초년생 시절에 잠시 알고 지낸 소설가 한 분의 추천으로 루쉰을 처음 읽게 됐습니다. 당시 제 인생은 루쉰을 읽기엔 너무 가볍고 깊이가 없어 루쉰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그런 허술한 저를 알아보고 루쉰을 읽어보라고 하신 거겠지요. 

 

반응형

 

루쉰(1881-1936)은 중국의 사상가로 근현대 중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입니다. 루쉰은 10대 시절이던 19세기 후반, 서양 근대 사상을 접하고 새로운 의학으로 중국을 변화시키고자 일본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합니다. 당시 어떠한 계기로 의학 보다 글과 문학으로 중국의 정신을 바꾸겠다며 의학을 그만두고 이후 작가, 평론가, 정치인으로 일생을 살아갑니다. 루쉰의 굴곡진 삶의 연표가 그의 위대한 문장을 가늠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책은 루쉰을 수십 년간 연구한 서강대 이욱연 교수가 쓴 글로 프롤로그에서 '루쉰으로 우리 사회를 읽으면서 우리 사회로 루쉰을 썼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루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학자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합니다. 


<1부 루쉰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에서 이욱연 교수는 유행이 된 길을 그저 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에게로 돌아가 나의 길을 찾아서 갈 때 인생이 열린다고 말합니다. 그것을 루쉰의 삶에 빗대 '폼 나는 인생'이라고 합니다. 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루쉰은 문장을 통해 지혜를 나눠줍니다. 

 

한 개인의 사상과 행동은 반드시 자기를 중심으로 삼고 자기를 끝으로 삼아야 한다. 즉 '나 다움'을 확립하여 절대적인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 _문화편향발전론

 

 

<2부 세상을 바꾸는 사유의 힘>은 사회를 향한 메시지입니다. 노예 질서와 다를 것이 없는 현대 사회의 등급 질서, 여배우를 죽음으로 내 몬 언론과 대중의 말, 경쟁주의와 능력주의의 그늘 등을 다루며 해법으로 루쉰의 가르침을 대입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공유되는 시대에는 '말(언어)'에 대한 사유가 특히 중요해 보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니 지금 더욱더 "사람 말이 무섭다*." 기탄없이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리자. 군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인간 이하의 짐승은 되지 않기 위해서 한 번 더 생각하며 말하고 쓰자. 

 

(* 20세기 초 가십으로 고통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중국 여배우가 유서에 남긴 문장)


<3부 루쉰은 누구인가>는 인간 루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시인 김광균의 시구를 인용하며 우리가 지금도 여전히 루쉰을 불러내는 이유를 이 세상의 많은 사람이 여전히 '눈물에 젖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노신(루쉰)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철 모를 때 읽었던 루쉰의 <아큐정전>을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2023.4. 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