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장애인 재활 미술: 점토·클레이(plastilina)로 돼지 만들기ㅣ콜롬비아 보고타
지난주 금요일에 전시회 하느라 로비에 내렸던 작품들이 다시 미술실에 올라왔습니다. 무거운 이젤을 2층에서 1층으로, 1층에서 다시 2층으로 옮기다 보면 대형 이젤에 붙여둔 그림들이 찢어지기도 합니다. 수업 전에 찢어지고 떨어진 그림을 테이프로 붙이고 있는데 새로 오신 이용자 두 분이 미술실을 잠시 둘러보러 오셨습니다. 구경하면서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시고 K-Pop에 푹 빠진 딸 자랑도 하시네요. 저도 콜롬비아가 좋다고 말씀드립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수요일 10시 타임에도 점토(plastilina) 수업을 하기로 합니다. 점토를 만지는 활동은 손바닥과 손가락 근육에 힘을 기를 수 있어 재활코디네이터 신디가 자주 권하는 활동입니다. 장애인분들은 자유과제를 드리면 뭘 해야 할지 몰라 더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것 같아서 오늘은 대상을 하나 정해 다 같이 단계를 따라가며 만들어봅니다. 동그란 돼지 모형을 골랐습니다.
돼지 발 4개, 코 1개, 귀 2개, 꼬리 1개, 몸통 1개 해서 총 9개로 점토를 떼내어 형태를 잡습니다. 장애인분들께는 같은 크기로 발 4개를 만드는 것부터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신디는 최대한 수강생분들이 직접 하시도록 지켜보는 편이고, 저는 조금 빨리 개입해서 도와드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늘 제가 맡은 수강생분들의 결과물이 퀄리티는 더 낫지만 재활에는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자제하려고 하는데.. 늘 누가 손만 살짝 올리면 후다닥 도와드리러 갑니다.
점토 돼지를 다 모아놓고 보니 형태가 제각각이네요. 한 분은 뭔가 마음대로 안 되는게 짜증이 나셨는지 한 덩어리로 뭉쳐놓고 가셨습니다. 에고. 사실 장애인 분들을 대상으로 미술수업을 하다 보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약간 문제가 될 만한 상황도 여러 번 있었는데 그래서 장애인 분들만 참여하시는 수요일 오전 수업에는 신디가 늘 수업 진행을 도와줍니다. 경력직과 신규, 신디에게는 배울 점도 많고 그래서 의지가 많이 됩니다. 좋은 코워커를 만나서 참 다행입니다.
(마태복음12:33) 나무도 좋고 열매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열매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 그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 "Make a tree good and its fruit will be good, or make a tree bad and its fruit will be bad, for a tree is recognized by its fruit.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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