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야자수 가득한 푸사가수가 중앙공원·대성당 + 아트 갤러리ㅣ콜롬비아 Colombia Fusagasugá
식사하고 좀 쉬었더니 컨디션이 돌아옵니다. 푸사가수가(Fusagasugá)에도 폭우 예보가 있어 이너셔츠에 기모 후드티까지 겹쳐 입었더니 좀 덥습니다. 약간 더운 게 감기 떨어지는 데는 좋을 것 같아 그냥 입고 다닙니다. 카페에서 나오면 바로 오른쪽 편에 푸사가수가 중앙공원(Plaza Principal de Fusagasugá)이 있습니다. 야자수가 가득 심어진 광장은 전형적인 중남미(Latinoamérica) 분위기를 풍깁니다. 한쪽에는 먹구름, 반대편은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꼭 다른 공간 같습니다.
중앙광장에 위치한 두 개의 첨탑을 한 대성당은 베들레헴 성모 교회(Iglesia Nuestra Señora de Belén) 입니다. 미사(misa) 중이라 문이 열려있네요. 성당 안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햇볕이 강합니다. 교회당은 1612년에 건립되어 4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조용히 옆 문으로 들어가 성당을 둘러보고 잠시 의자에 앉았다 나옵니다. 콜롬비아는 예배당에 보라색 커튼을 많이 사용합니다. 영적인 의미가 있는 컬러이긴 한데 다른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교회 제단에도 보라색 천이 드리워져있네요. 예쁩니다.
다시 광장으로 나옵니다. 사진 앵글에 담기는 풍경이 너무 근사합니다. 건물에 어떻게 저런 형광색 컬러를 사용할 생각을 했을까요.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색 조합이 현실로 펼쳐지니 환상적입니다. 광장 한쪽에는 무장 군인과 경찰이 방탄 차량을 세워두고 경계근무 중인데, 평화롭고 아름다운 분위기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에 묘한 긴장감이 감도네요. 광장 한가운데 서서 빙 돌며 영상을 하나 찍습니다. 이마에 불붙을 듯 태양이 뜨거워 얼른 나무그늘로 피합니다.
아까 갔던 카페(TAYRONACAFE) 2층에 미술학원이 있었는데 올라가 보려다 그냥 나왔습니다. 계속 생각이 나서 다시 갑니다. 작은 이젤에 올려둔 홍보용 패널이 2층 계단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미술학원은 202호인데 2층 전체가 아트 갤러리입니다. 202호에는 수강생과 튜터분이 그림을 그리는 중입니다. 양해를 구하고 잠시 들어가 구경합니다. 튜터분은 십자가를 든 예수님 그림을 작업 중이고, 옆에는 예수님 초상화가 있습니다. 한참 보고 서있으니 다들 슬금슬금 제 눈치를 보며 작업을 멈추시길래 수강하려는 건 아니고 관광객이라고 제 소개를 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그림이 너무 멋지네요. 허락을 구하고 예수님 그림을 사진에 담아 옵니다.
2층 복도에 걸린 그림 중에도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역시 검은 고양이입니다. 노란색 만다라(Mandala)도 있네요. 노랑나비 종이접기를 실로 엮어 모빌처럼 천장에 걸어뒀습니다. 수업시간에 만들었던 나비인데 저렇게 엮어서 걸어둬도 예쁘네요. 다시 오길 잘했습니다. 그림은 그리는 것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누가복음12:27)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Consider how the lilies grow. They do not labor or spin. Yet I tell you, not even Solomon in all his splendor was dressed like one of these.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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