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 푸사가수가 Fusagasugá 여행, 콜롬비아의 정원 도시 Ciudad Jardínㅣ보고타 근교
최근 보고타(Bogotá) 날씨가 계속 쌀쌀해서 주말엔 따뜻한 지역에 다녀오기로 하고 적당한 목적지를 찾다가 푸사가수가(Fusagasugá)를 발견했습니다. 보고타에서 남서쪽으로 60km쯤 떨어진 소도시인데 '콜롬비아의 정원 도시(Ciudad Jardín de Colombia)'로 불리는 곳입니다. 전체 면적은 239㎢인데 그중 농촌 지역이 180㎢입니다. 도시 전체는 해발 500m에서 3,050m 사이에 있어 고도 차이가 매우 크고 마을에 경사로가 많습니다. 관광지가 위치한 센트로 지역은 대체로 보고타보다 해발고도가 낮고 기후가 따뜻합니다.
남서쪽으로 가는 버스는 보고타 쌀리뜨레 터미널(Terminal de Transporte Salitre)을 이용합니다. 전날 코워커 신디가 내일(토요일) 어디 여행 갈 거면 새벽에 출발하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5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든든히 하고 6시에 나옵니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라 3일 연휴를 이용해 보고타를 빠져나가는 차량들이 몰릴 거라는 게 이유입니다. 푸사가수가(Fusagasugá)행 시외버스는 대형/소형이 있는데 가격은 15,000pesos(4천5백원)로 동일합니다. 저는 승차감을 고려해 큰 버스를 탑니다. 남부터미널(Terminal del Sur Bogotá)을 경유해 보고타 빠져나가는데만 2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정말 엄청 밀리네요.
보고타를 빠져나간 다음부터는 편도 1차선 꼬불꼬불 산길이라 앞차를 잘 못 만나면 저속으로 계속 갈 수밖에 없습니다. 도로 사정이 괜찮은 40번 국도가 아닌 시바떼(Sibaté)를 경유하는 시골길 루트입니다. 하수 냄새가 풍기는 무냐 저수지(Embalse del Muña)가 창 밖으로 지나가는데 흐리고 안개 낀 날인데도 구름이 수면에 반영된 장관을 보게 되네요. 멋집니다. 시바떼(Sibaté) 마을을 지나 본격적인 산길로 진입합니다. 앞에 초보운전자가 있는지 거북이 속도입니다. 기사님이 두 번 정도 추월을 했는데 이번에는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만납니다.
저지대로 내려가는 듯 내리막길 우측으로 깊은 계곡이 이어집니다. 절벽 앞 곳곳에 작은 십자가들이 여러 개 세워져 있는 걸 보면 이곳에서 추락 사고 난 차량들을 추모하는 의미인 듯합니다. 구불거리는 산길을 한참 달리니 기사님이 졸리신 지 흥겨운 음악을 볼륨 높여 플레이하시네요. 6시 55분에 출발한 버스는 약 3시간 30분을 달려 무사히 푸사가수가에 도착합니다. 푸사가수가에는 시외버스 터미널(Terminal de Transportes de Fusagasugá)이 따로 있는데 센트로 지역과는 거리가 좀 있어 중앙광장 인근에 잠시 정차해 내려줍니다.
심한 교통체증에 해발고도 차이가 큰 구불구불 산길까지 3시간 넘게 시달렸더니 속도 안 좋고 약간 어지럽네요. 일단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중앙광장 옆 카페(TAYRONACAFE)로 들어갑니다. 다행히 내부도 쾌적하고 시간대가 어중간해 손님도 없고 조용합니다. 간단한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고 비스듬히 누운 모양의 의자에 늘어져 잠시 쉽니다.
핫초코가 먼저 나왔는데 위에 올려진 곰돌이가 너무 귀엽네요. 바로 옆 실내 분수대에 물도 졸졸 흐르고 달콤한 핫초코도 마시니 컨디션이 조금씩 돌아옵니다. 구운 빵에 계란, 햄, 소스까지 곁들여 빈 속을 채웁니다. 5시에 아침을 먹었으니 배 고플 때가 됐습니다. 주로 5시간 간격으로 세끼를 먹는데 때를 놓치면 어찌나 배가 고픈지, 부작용(!)이 속출합니다.
(이사야34:1) 열국이여 너희는 나아와 들을지어다 민족들이여 귀를 기울일지어다 땅과 땅에 충만한 것, 세계와 세계에서 나는 모든 것이여 들을지어다. Come near, you nations, and listen; pay attention, you peoples! Let the earth hear, and all that is in it, the world, and all that comes out of it!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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