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 제2회 미술작품 전시회, 여성의 날 행사 참여 Mujer Fest 2023ㅣ콜롬비아 보고타
오늘 미술작품 전시회가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 1층 로비에서 있습니다. 미리 챙길 게 있을까 싶어 7시 30분쯤 기관에 출근합니다. 기술팀 직원분들이 대형 이젤을 1층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층 사무실에 올라가니 오늘 행사 때문에 근사하게 차려입은 신디가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눈이 동그래집니다. 미술실에 남아 있는 작은 캔버스들은 신디와 같이 내리고, 대형 이젤 다 내려가고 나면 가서 정리하기로 합니다.
1층 로비 정면에 걸린 '삼성(SAMSUNG)'모니터에 오늘 행사 홍보영상이 송출되고 있습니다. 기관(DIVRI) 내 각 부서들이 프로그램을 담당해서 운영하는데 제가 속한 사무실 사람들은 뷰티스쿨(Escuela de belleza) 담당입니다. 대형 이젤들이 다 내려간 걸 확인하고 미술실 문은 잠가두고 1층 로비로 내려갑니다. 12월에 전시회 했을 때보다 캔버스 개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림 수준도 반년 동안 조금 더 나아졌다고 신디와 기분 좋게 이야기 나누며 캔버스와 이젤을 정리합니다.
세계 여성의 날(Mujer Fest 2023) 축제 일부로 전시회를 하는거라 여성 수강생분들 그림을 전면에 주로 배치합니다. 12월 전시회 때는 수료식과 경품 행사를 같이 해서 자리를 내내 지켜야 했는데 오늘은 그림만 전시해 두면 됩니다. 신디는 뷰티스쿨 프로그램 준비하러 가고 저는 전시회장 분위기를 영상으로 담습니다. 남은 3개월 동안 다시 전시회 할 일은 없을 테니 두 번째 이자 마지막 전시회가 되겠네요.
미술실(Salón de Arte)에 올라오니 건너편 전산실에서 회의 중이던 분들이 오셔서 화이트보드를 빌려달라고 합니다. 11시에 마치면 바로 갖다놓는다고 하시며 태극기(TaeGukKi) 걸린 그대로 가져가십니다. 회의 참석자 중 한 분이 태극기를 보시더니 한국에서 왔냐며, 본인 부친께서 한국전(La Guerra de Corea) 참전용사이신데 올해 94세라고 하십니다. 아버지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본인도 평생 군인으로 복무하며 콜롬비아 내전(Guerras civiles de Colombia)에 참전한 베테랑(veterano)이라고 말씀하시네요. 너무 반갑고,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드립니다.
미술실 비었을 때 대청소 해주신다며 여사님들이 오셨습니다. 여사님 중 한 분이 종종 인사는 나눴었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으니 본인 딸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올해 고등학생인데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있다고 합니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한국어 4개 국어를 하는데 해외에서 공부하고 싶어 해서 보내셨답니다. 한국인 봉사단원에 대해 딸에게 이야기하니 너무 멋지다고 했다는데, 제가 볼 땐 여사님 딸이 더 멋진 것 같습니다. 제 한국 이름과 연락처를 줄 수 있냐고 하셔서 메모지에 적어드렸습니다.
신디에게 음성메시지가 옵니다. 재미있는 일이 있다며 구내식당 쪽으로 내려와보라고 합니다. 여사님들이 청소 후에 문 잠가놓고 가겠다며 가보라고 하셔서 내려갑니다. 저를 기다리던 신디가 제 손을 보더니 '최고다(Súper!)'라며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뷰티스쿨 행사장인데 11시부터 방문객들이 올 테니 제게 테스트 삼아 받아보라고 합니다. 다들 매니큐어를 한 상태라 네일 안 된 사람으로 저를 불렀습니다. 손톱이 작아 네일 받으면 아파서 안 하는데 재미삼아 받아봅니다. 옆자리에는 기관 보건의사 마우리시오가 테스트 대상으로 불려 와 헤어커트를 하고 있습니다. 11시쯤 방문객들이 몰려와서 테스트 대상 둘은 얼른 마무리하고 자리를 내어드립니다.
미술실에 올라와 빌려줬던 화이트보드를 돌려 받고 오후 수업 준비를 합니다. 오전에는 행사가 있어 어차피 수업에 못 오시니 휴강하고 오후 수업은 열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도 콜롬비아 공휴일이라 신디랑 이야기해서 오후 수업은 진행하기로 한 건데 금요일 오후라 많이 안 오실 것 같긴 합니다. 11시 50분쯤 구내식당에 점심 먹으러 내려갑니다. 1층 로비에서는 클라이밍 체험 중이네요. 여성 한분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갑니다. 오!
(골로새서1:29)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 To this end I labor, struggling with all his energy, which so powerfully works in me.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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