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아크릴화 수업 pintura acrílica, 전시회 준비 exposición, 라틴아메리카 미술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3월 초에 전시회(exposición)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전시회 이후 수업은 2개월 정도밖에 안 했지만 그 기간 동안 나온 작품들과 지난해 작품도 같이 포함해서 하기로 했습니다. 새로 전시회에 내걸 아크릴화(pintura acrílica)는 12점 정도 됩니다. 사실 모든 수강생분들이 아크릴화를 하고 싶어 하시는데 재료 조달 문제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분들께만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다. 현재 일곱 분 정도가 중급반으로 아크릴화(acrílico)와 유화(al óleo)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수요일은 장애인 분들만 대상으로 수업을 하니 중급반 수강생분들은 다른 요일에, 그것도 일주일에 2회 정도만 수업에 오십니다. 불만이 있으실 듯도 하지만 기관(DIVRI)에서 장애인 대상 미술수업에 더 비중을 두고 있으니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여섯 분(죠반니, 루이스, 알렉스, 아이껜, 까르멘, 가브리엘)이 오셨는데 각자 자기 그림을 다듬고 또 다듬습니다. 루이스는 몇 년 전 사용한 캔버스를 재활용하는 중인데 어두운 색에 꽂힌 듯 작품 4점째 모두 검정+짙은 파랑이 주된 컬러입니다.
까르멘은 자화상이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1개월째 계속 고치고 또 고칩니다. 꽃이 있는 풍경화만 그리다가 처음 초상화를 그리는데 언젠가 본인 스타일을 찾게 되겠지요. 아직은 작가 본인도, 지켜보는 저도 어딘가 불편한 그림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남미 DNA가 담긴 독특한 매력의 그림이 좋습니다. 다들 스케치도 과감하고 화려한 컬러를 부담스럽지 않게 잘 사용합니다. 군인, 경찰, 혹은 장애라는 배경을 가진 분들의 특징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그림에 강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알렉스와 아이껜은 이번에도 비슷한 스타일의 그림을 그립니다. 콜롬비아 전통 가옥인데 문도 크고 창문도 크고 마루는 넓습니다. 안정감 있고 편안한 그림인데 색감은 역시 강렬합니다. 그림은 직접 그리는 것도 너무 재미있지만 감상하는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고, 보는 이는 또 그 자신의 배경으로 그림을 해석합니다. 자연스럽게 작가의 삶과 생각이 궁금해지고 나의 감정 상태도 돌아보게 되니 결국 모든 미술은 치료적이라는 결론입니다.
아크릴물감 뚜껑 좀 잘 닫아주길 바라며.. 오늘 수업도 그래서 10분 늦게 마무리합니다.
(잠언24:33-34) 네가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누워 있자 하니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리르리라. A little sleep, a little slumber, a little folding of the hands to rest and poverty will come on you like a bandit and scarcity like an armed man.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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