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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188) 메기 산꼬초 Sancocho bagre, 메렝곤 Merengón, 현지인 집 초대 (ft.콜롬비아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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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메기 산꼬초 Sancocho bagre, 메렝곤 Merengón, 현지인 집 초대 (ft.콜롬비아음식)


폰티본 재래시장(Plaza de mercado fontobón)에서 장 보고 나오는 길에 친구가 인근에 맛집(Bocaditos boyacenses)이 있다며 간식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가게에 앉을자리가 없어 음료를 주문하고 입구에 잠시 서 있으니 자리가 납니다. 주문한 음료는 쌀 마사토와 옥수수 마사토(Masato de arroz y maiz)인데 친구가 둘 다 먹어보고 맛있는 걸로 고르라 해서 맛을 보니 저는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미각이 둔해서 아무거나 잘 먹는 것 같습니다. 계핏가루(시나몬)를 뿌려서 먹는데 맛있네요. 이 집 빵도 맛있다고 하는데 아침을 너무 든든히 먹어 오늘은 음료만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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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해서 친구와 같이 식재료를 손질하고 메기 산꼬초(Sancocho de bagre)를 준비합니다. 물에 마늘, 양파, 고수(cilantro), 유까, 옥수수를 넣고 한참을 끓이다가 육수가 우러나면 메기를 통으로 넣고 조금 더 끓입니다. 수프가 끓는 동안 재래시장에서 사 온 기념품을 꺼내봅니다. 크로스백, 목에 거는 술잔, 열쇠고리입니다. 저렇게 다 해서 35,000pesos(9천원)니까 저렴하게 샀습니다. 가족, 친구들 선물 목록도 슬슬 정리해 봐야겠습니다.



메기 산꼬초(Sancocho de bagre)가 다 됐습니다. 접시에 메기 고기(bagre), 옥수수(maiz), 유까(yuka), 아보카도(aguacate)를 플레이팅하고 수프는 따로 그릇에 담아냅니다. 메기 고기가 쫄깃하고 육수가 잘 배어 정말 맛있습니다. 생선 뱃살은 거의 안 먹는데 비리지 않아 뱃살도 다 먹었습니다. 점심 후에 잠시 앉아 이야기하다가 후식 먹으러 나갑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먹고, 산책하고, 먹고 산책하고, 또 먹는 한량의 하루를 보냅니다. 요즘 힘든 시기를 지나는 친구가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답다(la vida es hermosa)'라며 같이 시간 보내줘서 고맙고 기쁘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왜 눈물이 날 것 같은지.. 인생은 아름답다..



후식(postre)은 집 근처에 있는 메렝곤(merengón) 가게인데 가게 이름이 'Dulce, Jusús mio(나의 예수님)' 입니다. 달콤한 것을 먹을 때 생각나는 나의 예수님, 잘 어울리는 상호명입니다. 메렝곤은 콜롬비아의 후식 종류인데 머랭쿠키에 과일, 빵, 크림 등을 곁들여 먹습니다. 근처에 친구의 친구(모나) 집이 있으니 거기 가서 같이 후식을 먹자고 해서 3개를 포장해 갑니다. 



모나네 집도 참 예쁘네요. 벽돌로 집안을 인테리어 한 센스도 멋집니다. 모나의 딸까지 넷이 메렝곤을 먹으며 둘이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 본인 가족은 어떤 사람들인지, 지금 어떤 고민을 갖고 사는지, 같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눠줍니다. 친구를 닮아 모나도 유쾌하고 다정합니다. 2시간쯤 앉아서 놀다가 5시쯤 다 같이 나와 저와 친구는 각자 집으로, 모나와 딸은 보고타 외곽으로 가족을 만나러 갑니다. 




모나네 아파트 마당에 나와 노는 이웃집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고양이는 어쩜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울까요. 경계심 없이 사람 옆에 머무는 걸 보니 즐겨 마당에 산책 나오는 고양이입니다. 친구들이 제가 버스 타는 곳까지 배웅을 해줍니다. 모나는 제게 한국 가기 전에 한번 정식으로 초대하겠다며 그전에라도 언제든 놀러 오라며 친절한 인사를 건넵니다. 친구와 모나는 둘 다 해외 거주 경험이 있고 해외에 사는 친지들이 많아 외국인인 제게 더 다정합니다. 외국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 아는 사람들입니다. 만나서 반갑고 감사합니다. 



집에 와서 친구가 준 선물을 꺼내봅니다. 친구의 숙모가 직접 뜬 크리스마스 레이스 식탁 매트인데 친구의 어머니가 제게 선물로 주라고, 제 어머니께 드리라고 했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 가족들과 보내게 될 텐데 잘 쓰겠습니다. 엄마께 카톡 사진으로 보내드리니 예쁘다고 좋아하시네요. 뜨개질은 소질 없는 제게 이런 고급스러운 손뜨개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산타클로스(papá noel) 장식이 정말 사랑스럽네요. 꺼내 쓸 때마다 제게 베풀어주신 친절을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한일서4:19)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We love because he first loved us.


2023.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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