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마트 장보기, 콜롬비아 보고타 Bogotá Colombia 식재료 물가 (ft.중남미과일채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큰 장바구니를 들고 다음 일주일간 먹을 식재료를 사러 갑니다. 차가 없어 손에 들고 와야 하니 부피와 무게가 나가는 계란과 우유, 파파야는 간간히 주중에 들러 따로 사 옵니다. 기관(DIVRI)에 출근했다가 집에 와서 낮잠 30분쯤 자고 일어나 마트에 갑니다. 가끔 낮잠이 정신없이 쏟아지는 날이 있는데 그런 날은 한국에서는 10년 넘게 어떻게 하루도 빠짐없이 종일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일했을까 궁금해집니다.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Bogotá)는 생활수준에 따라 6개의 구역(estrato)으로 나뉩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고급 주택지를 의미하고 공과금 요율도 높아집니다. 당연히 식재료나 생필품 물가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현재 사는 곳은 4존(Estrato 4)이라 물가는 보고타 평균, 식재료의 상태도 평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 근처 식재료 마트는 과일이나 야채의 종류가 많고 싱싱한 편입니다. 오늘도 제가 늘 구입하는 식재료들로 차곡차곡 바구니를 채웁니다.
위에 작은 바나나는 일반적으로 날로 먹는 바나나(Banano)이고 아래 큰 건 플라타노(Platano)라고 요리해서 먹는 바나나입니다. 단가로는 바나나가 1,800pesos, 플라타노는 3,800pesos로 두 배 이상 비쌉니다. 바나나는 초록색을 구입해서 집에서 후숙 한 다음 먹고, 플라타노는 노랗게 익은(maduro) 걸 사서 라면 끓일 때 넣어 먹거나 팬에 구워 먹습니다.
파파야(Papaya)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열대과일인데 2-3일에 한통을 먹습니다. 크기가 커서 잘라서도 파는데 단가는 2,750pesos입니다. 파인애플(Piña)은 손질할 자신이 없어 사 먹어보진 않았는데 단가는 2,100pesos로 파파야보다 저렴하네요. 귤(Mandarina)도 있는데 단가는 1,600pesos, 우리나라 귤과 달라 과즙이 적고 단맛도 덜합니다. 사과(Manzana)도 매일 1개씩 먹으니 많이 구입하는데 단가는 2,300pesos, 복숭아(Durazno)는 수입이라 크기도 작고 단가도 5,000pesos로 약간 비싼데 맛은 괜찮습니다.
야채는 주로 노란 애호박(Zukini amarillo, 2,600pesos)과 토마토(Tomate, 3,300pesos), 씻은 감자(Papa lavada, 2,250pesos), 당근(Zanahoria, 2,000pesos), 양파(Cebolla roja, 2,200pesos), 대파(Cebolla larga, 4,250pesos), 양송이버섯(Champiñon, 6,250pesos), 줄콩(Habichuela, 1,200pesos)을 삽니다. 단가로만 보면 대파가 비싸고 줄콩이 저렴하네요. 1주일치 먹을 걸 장바구니에 가득 담아 들고 오면 어깨가 아픕니다. 이렇게 하면 총금액은 52,000pesos(15,000원) 정도 나옵니다.
오늘 구입하지 않은 계란과 우유의 가격은 대략 계란 한 판에 25,000pesos(7,000원), 우유는 1리터에 6,300pesos(1,800원) 입니다. 우리나라 물가에 비하면 모두 저렴하지만 계란과 우유는 다른 식재료에 비해 비싼 편인 듯합니다.
코이카 콜롬비아 사무소(KOICA Colombia)에서는 매일 모든 봉사단원들을 대상으로 일일안전점검을 합니다. 가끔 주재국에 안전 관련 이슈가 생기면 같은 톡방에 올라오는데 대규모 시위가 있다는 공지가 떴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출근 준비하는데 밖에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집 건너편 공터에도 사람들이 모여있네요. 안전공지와 관련된 집회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사람들이 모여서 구호를 한참 내지르더니 열 맞춰 밖으로 나갑니다. 왜 모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제 사온 식재료로 정체불명의 수프를 끓입니다. 모든 야채를 씻어 깍둑썰기해서 넣고 물을 붓고 된장+고추장+굴소스를 넣고 끓이면 일주일치 수프가 한솥 마련됩니다. 가끔 한국음식 해달라는 현지인 친구들이 있는데 이 음식에 감히 한국음식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지 알 수 없어 저만 먹습니다. 김장해서 김치냉장고가 가득 차면 마음이 든든하다던 저희 엄마 마음이 지금 제 마음과 같겠지요. 야채수프로 가득한 냄비를 보니 든든하네요.
(레위기25:19) 땅은 그것의 열매를 내리니 너희가 배불리 먹고 거기 안전하게 거주하리라. Then the land will yield its fruit, and you will eat your fill and live there in safety.
2023.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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