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콜롬비아 자전거 여행 사진전 관람 Bicimorfosis, 라칸델라리아 대학가 구경 (ft.보고타몬쎄라떼)
몬쎄라떼 정상에 있는 교회당(Basílica Santuario del Señor Caído y Nuestra Señora de Monserrate) 뒤편 능선을 따라 조금 걷습니다. 기념품 가게와 간이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면 산 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언어가 들려옵니다. 중국인 관광객입니다. 중국인들은 해외에 나오면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목청이 더 커집니다. 예전에 친한 중국인 친구가 교육의 문제라고, 본인들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는데 저에게 말을 걸고 싶으신 듯 가까이 다가오시길래 도망치듯 반대쪽으로 걸어갑니다. I형 인간에게 낯선 사람이, 그것도 무리가 말을 걸어오는 건 거의 공포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벼락을 맞은 건지 불에 탄 듯한 나무도 보이고 개발 후유증인지 땅을 뚫고 나온 거대한 나무뿌리도 있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산의 산세는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나무들의 키도 제각각, 형태도 다 다릅니다. 보고타에 최근에 비가 많이 오고 어제도 비가 왔는데 우리나라 산처럼 습기를 머금고 있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막 지형 같이 땅도 흙도 건조하고 척박합니다. 적도에 위치한 3,200m 고산지대의 식생이 궁금해집니다.
교회당 지하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Bicimorfosis>을 보러 갑니다. 사진전 주제는 '자전거로 콜롬비아 여행하기'인데 제가 다녀온 곳들을 사진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여행에 사용한 자전거도 같이 전시돼 있네요. 자전거를 탈 줄은 알지만 자전거 여행은 생각해 본 적 없는 저로서는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뿐입니다. 만년설이 덮인 지역 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Laguna Grande, 보야카주(Boyacá)에 있는 설산에 위치한 자연호수인데 가보고 싶네요.
푸니쿨라 역 2층 테라스에 내걸린 태극기 사진도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위치가 바뀌었는데 저 당시에는 정면에 걸려있었네요. 몬쎄라떼에 올라온 지 1시간이 넘어가니 또 살짝 컨디션이 떨어집니다. 내려가야겠습니다. 앞으로도 걸어서 몬쎄라떼를 올라가거나 내려갈 계획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은 소원 비는 우물(Pozo de los deseos)도 한산하고 포토존도 조용합니다. 케이블카(Teleférico) 타는 곳에서 내려다보니 지난번 넬비드랑 갔던 하얀색 예쁜 카페가 보입니다. 아직 영업전인지 실내가 깜깜하네요.
11시 조금 넘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갑니다. 내려가기엔 이른 시각인지 케이블카 내부가 널널합니다. 수리 중인 푸니쿨라(Funicular) 선로를 보니 경사가 거의 90도에 가깝네요. 오..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어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채식 식당(Nativa)에 점심 먹으러 갑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가끔 생각나는 식당으로는 이곳이 유일한데 제 입맛에 맞는 음식 먹을 생각에 설렙니다. 콜롬비아는 1월에 대학 학기가 시작됩니다. 안데스대학교(Universidad de Los Andes) 근처가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다니던 수상한 사람들도 안 보이고 분위기가 지난 연말에 왔을 때랑 확연히 다릅니다. 대학가 느낌이 제대로 나네요.
이 골목도 제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데 탁 트이고 깔끔한 느낌이 좋습니다. 확 트여서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는다는 단점은 있지만 기분 좋은 공간입니다. 친구랑 저 노천카페에 앉아 수다 떨고 싶네요. 제 최애 식당은 오늘도 영업 중입니다. 언제 와도 붐비지 않아 좋고, 지글지글 굽고 볶는 소리가 안 나 조용하고, 고기 요리를 하지 않으니 잡내가 없어 쾌적합니다. 오늘의 메뉴(Menu del día)와 오가오(Hogao) 하나를 주문합니다. 역시 오늘도 음식 하나하나 다 너무 맛있습니다. 행복합니다.
(에베소서4:32)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Be kind and compassionate to one another, forgiving each other, just as in Christ God forgave you.
2023.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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