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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148) 장애인 미술지도, 이어그리기+파스텔+추상화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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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장애인 미술지도, 이어그리기+파스텔+추상화, 한-콜우호재활센터 DIVRI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점점 수강생 수가 늘어 매 수업에 15명이 넘다 보니 제가 혼자 지도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코워커 신디에게 시간당 수강인원 조절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어렵다고 합니다. 보고타(Bogotá)는 오후 4시 이후 교통체증이 심해 장애인 분들은 대체로 오전 수업을 선호하신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래서 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이 그룹으로 오시는 수요일 오전은 신디가 그분들 지도를 맡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은 수업 중 계속해서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다 이해하지도 못하고 대응도 못하니 그분들께도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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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온 20대 초반의 수강생 중 한 분(루이스미겔)은 아버지가 동행해서 오시는데 수업 중에 아버지는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수업이 끝나면 데리러 오십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11시쯤 미겔이 저를 부르더니 가방에서 바나나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콜롬비아에는 온세(Once)라고 11시에 간식 먹는 문화가 있는데 미겔이 온세로 바나나 2개를 챙겨 왔습니다. 옆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조심스레 바나나를 두 개 먹고 다시 그림을 그리는 걸 보니 미겔은 I형(내향형)일까요. 이리저리 눈치 보는 모습을 보니 어릴 때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손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으신 두 분(링꼰, 기제르모)이 새로 오셨습니다. 다루기 수월한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시도록 도와드리는데 그림을 처음 그리신다며 재미있어하십니다. 링꼰의 보호자로 같이 오신 분이 5살 아들(제이꼬)을 데리고 오셨는데 태권도(Taekwondo)를 배우고 있다며 한국말로 "나는 다섯 살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태권도 사범님이 콜롬비아사람인데 한국말을 조금씩 가르쳐주신다고 합니다. 귀엽고, 멋지고, 뿌듯하고, 기분 좋습니다.     





인지장애를 가진 두 분(헤수스, 다비드)이 원래 그룹으로 수요일 오전에만 오셨었는데 금요일 오후 수업에 오셨습니다. 수요일 오전에 신디가 수업을 했는데 아마도 제 수업도 듣고 싶으셨던 게 아닌가.. 혼자 착각을 겸한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해는 컬러링과 파스텔 작업, 종이접기를 주로 하셨는데 올해부터는 간단한 스케치를 해보기로 합니다. 선 긋기, 형태 잡는 법, 그림 그리는 순서까지 어설픈 스페인어로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니 곧잘 이해해 주십니다. 원근법은 아직 조금 어려워하셔서 다음시간에 다시 해보기로 합니다. 손에 늘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 손과 몸에 긴장을 풀기 위해 같이 심호흡도 해봅니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그분들께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저도 배울 수 있겠지요.  




지난 9월, 제 첫 수업부터 같이 그림을 그린 안드리가 작년 11월에 취업을 해서 수업에 못 왔는데 올해부터는 다시 같이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두 달 만에 직장을 잃어 안타깝지만 그림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즐기는 안드리가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어 기쁜 마음도 듭니다. 안드리는 약간의 인지장애가 있지만 포르투갈어, 영어도 할 줄 알고 그림을 보면 수학적 재능도 있어 보입니다. 말 수가 적고 그림을 그리다가 혼자 씨~익 웃기도 하는 모습이 그림그릴 때 저 같아서 애착이 갑니다.  





한국은 이번 주말이 설 명절(1월 22일)입니다. 부모님께 멀리서나마 명절 인사를 드리고 용돈도 보내드립니다. 지난해 연말은 우리 가족에게 조금 힘든 일이 있어 중도귀국도 생각했었는데 콜롬비아에서 설 명절을 맞이하게 되네요. 모든 상황을 돌봐주시는 주님과 저를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마트에서 장 봐서 집 가는 길에 문득 피자가 먹고 싶어 동네 피자가게에 들릅니다. 모나리자를 로고로 사용하는 피자집인데 이름도 모나피자(La Monapizza)입니다. 시그니처 메뉴로 주문합니다. 맛은 괜찮네요. 피자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한 번쯤 먹을만한 맛' 정도로 리뷰해 봅니다.     




(요한복음16:22) 지금은 너희가 근심하나 내가 다시 너희를 보리니 너희 마음이 기쁠 것이요 너희 기쁨을 빼앗을 자가 없으리라 So with you: Now is your time of grief, but I will see you again and you will rejoice, and no one will take away your joy.


2023.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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