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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생활 봉사

(150) 2023년 설날 몬쎄라떼 산책 Monserrate, 전망대 케이블카 (ft.콜롬비아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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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2023년 설날 몬쎄라떼 산책 Monserrate, 전망대 케이블카 (ft.콜롬비아보고타)


요즘 한파로 서울은 -20℃ 이하로 내려가고 부산도 -10℃ 밑으로 내려갔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연이어 연락이 옵니다. 차 안에 두고 내린 생수가 밤새 꽁꽁 얼었다며 사진을 보내주는데 집 냉동고 온도를 보니 -16℃, 냉동실이 서울보다 따뜻하네요! 콜롬비아 보고타(Bogotá Colombia)는 연중 가을날씨라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좋은데, 추운 날씨 좋아하는 저도 지금 한국 날씨는 피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이번주가 설 연휴입니다. 저도 설을 맞아 몬쎄라떼 산행에 나섭니다. 케이블카 타지 않고 걸어서 정상까지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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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쎄라떼(Monserrate) 입구에 도착해서 등산로 쪽으로 걸어가는데 잠깐 사이 숨이 찹니다. 마음을 바꿔 올라갈 땐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때 걷기로 합니다. 매표소에서 "One-way, One persona, por favor." 영어와 스페인어가 뒤섞인 이상한 말을 하고 혼자 피식대고 웃는데 오늘 등산로가 폐쇄돼서 걸어 내려올 수 없다며 왕복 티켓을 끊어줍니다. 새해 다짐도 할겸 큰맘먹고 1시간 등산하려 했는데 주님이 편하게 케이블카 타고 다녀오라고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푸니쿨라(Funicular)도 점검중이라 오늘은 케이블카(Teleférico)만 운행합니다.





등산로가 폐쇄되고 오늘 날씨도 흐린 탓에 몬쎄라떼 정상은 한산합니다. 교회(Basílica Santuario del Señor Caído y Nuestra Señora de Monserrate) 외부도 수리 중이네요. 덕분에 몬쎄라떼에 사는 멈머는 평온하게 낮잠을 즐깁니다. 누군가 티셔츠도 입혀줬네요. 동물들, 심지어 길에 사는 들개나 길고양이에게까지 친절한 문화가 참 보기 좋습니다. 전망대에 기대 서서 보고타 전경을 내려다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게 크고 작은 변화가 많을 텐데 너무 두려워하지도, 너무 설레거나 기뻐하지도 않길 바라며 잠잠히 기도합니다.  






지난 연말에 넬비드랑 야경 보러 왔을 때 어둠 속에서 스치듯 본 산티아고 순례길(Ruta de Santiago de Compostela) 표지석도 다시 제대로 봅니다. 제 삶의 순례길에도 방향과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다면 좋을 텐데요. 이 땅에 오셔서 머리 둘 곳 없으셨던 예수님 동상(Jesús sin techo)도 다시 가서 봅니다. 작가 티모시 슈말쯔(Timothy Schmalz, 1969, Canada)가 예수님의 얼굴은 어떻게 조각했는지 궁금해서 쪼그리고 앉아 망토 속을 들여다봅니다.





교회 외부는 수리 중이지만 11시가 되니 내부는 개방을 합니다. 옆 문으로 조용히 예배당에 들어갑니다. 기도대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떤 종교이냐를 떠나 기도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감동을 줍니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겸손함이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라 그런 것이겠지요. 몬쎄라떼(Monserrate)에 3번 정도 올라왔는데 오늘이 가장 조용합니다. 본당 회랑을 지나 뒤편 작은 예배실 의자에 앉아 초콜릿을 꺼내 먹습니다. 그림과 글씨가 같이 장식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에 들어오네요. 




3,200m 고산에 위치한 몬쎄라떼에는 응급의료실이 있습니다. 씨빠끼라(Zipaquira) 소금성당 입구에도 관광객들의 고산증에 대비하기 위한 응급의료실이 있는데 지난해 8월에 그곳 응급실 신세를 졌던 기억이 납니다. 의료실 건너편에는 지난번 넬비드가 알려준 희귀 식물 프라일레혼(Frailejon)이 철조망 안쪽에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잠시 대중에 공개했던 구역인데 다시 출입 금지 표지판이 내걸렸습니다. 철조망 사이로 카메라 각도를 잘 맞춰 한장 찍습니다. 낮에 보니 색깔도 모양도 더 낯설고 신비롭습니다.   




오늘은 어딜 보고 사진을 찍어도 사람이 없으니 맘 편하게 셔터를 누릅니다. 몬쎄라떼 공중화장실은 유료인데 1,000pesos(3백원)를 내면 화장지를 줍니다. 유럽은 대부분 유료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면 롤화장지가 칸마다 비치되어 있는데 콜롬비아는 이렇게 입구에서 나눠줍니다. 안쪽에 화장지를 두면 누가 들고 가서 그러는 걸까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복음9:58)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하시고. Jesus replied, "Foxes have holes and birds of the air have nests, but the Son of Man has no place to lay his head."


2023.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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