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입체주의 표현기법 Cubism + 콜라주, 피카소 Picasso 따라하기 (ft.콜롬비아보고타미술교육)
지난 시간에 신조형주의(Neo-Plasticism) 수업을 한 게 반응이 좋아 서양미술사조 수업을 계속 이어서 하기로 합니다. 매주 수요일은 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이 10명 정도 그룹으로 오시는 날이라 그분들께 맞춰 입체주의(Cubism) 표현기법 수업을 해봅니다. 그림으로 그리는 건 어려워하시니 종이 하나에 눈, 코, 입, 귀, 머리카락 등을 그리고, 채색한 후 가위로 오려 다른 종이에 그것들을 붙이는 콜라주(Collage) 방식을 택했습니다.
입체주의에 대해 설명하면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를 대표적인 화가로 소개했는데 다들 피카소를 모르는 표정입니다. 피카소는 스페인 출신이라 같은 문화권이니 아는 분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난 시간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을 소개했을 때와 분위기가 유사합니다. 설명을 이어나가는데 모두들 입체주의 표현기법에 대해 무척 흥미로워하십니다. 딴생각을 하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는 분들이 한 분도 없습니다. 입체파 작품 몇 가지를 예시로 보여드리고 오늘 할 작업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첫 단계로 얼굴을 표현해봅니다. 눈, 코, 귀, 입, 눈썹, 이마, 머리카락 등을 종이에 그립니다. 신디와 제가 돌아다니면서 도화지에 연필로 8개의 구획을 나눠드리고 한 칸에 하나씩 그리시도록 합니다. 채색까지는 다들 직접 하시고 가위로 오리는 작업은 몇몇 분을 제외하고는 신디와 제가 돌면서 도와드립니다. 작업을 먼저 끝내신 세 분은 결과물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십니다. 선 하나 곧게 긋는 것도 힘들어하시는 분들이라 보통의 드로잉에서는 본인들 작품에 만족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비뚤어지고 형태가 어그러지는 게 목표라 더 편하게 작업하신 듯합니다.
인지장애나 신체장애가 있는 분들께는 이런 작업이 자기 만족도를 높이는 데 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비장애인 수강생 네분은 다른 쪽 테이블에서 작업을 하셨는데 왜곡과는 다소 거리가 먼, 눈 두 개, 귀 두 개, 반듯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누군가에겐 어려운 작업이 누군가에겐 쉽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사물이나 형태에 대한 개념을 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게 그림을 가르쳐주신 은사님도 '형태를 왜곡해보라, 사물을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라.'는 주문을 많이 하셨었는데 그게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더 어렵고 괴롭기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코이카콜롬비아사무소(KOICA Colombia)에서 한-콜우호재활센터(DIVRI) 신임 기관장 면담 겸 사업회의 차 기관에 방문했습니다. 당초 계획으로는 회의 후 단원들 활동하는 모습을 둘러보고 점심을 같이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회의가 길어져 수업 참관은 못 하고 바로 오찬장소로 이동합니다. 아무래도 한-콜우호재활센터가 KOICA 프로젝트 사업기관이라 DIVRI에서 요청하는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12시까지 수업인데 11시 30분에 같이 이동해야해서 오늘 수업 뒷정리는 신디가 맡아줍니다.
식사 장소는 DIVRI 근처 페루음식 전문점(El Esturión)인데 제가 좋아하는 샐러드가 메뉴에 없어 해산물이 들어간 리조또를 주문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파타콘(Patacón; 튀긴 플라타노) 먹다가 치아가 깨진 기억이 있어 같이 플레이팅 되어 나온 파타콘은 조심조심 먹습니다. 셰어메뉴에 음료까지 먹었더니 메인메뉴는 절반도 못 먹고 남은 건 포장해 옵니다. 동기 한 명과 저는 오후 2시에 수업이 있어 식사 후 다시 기관(DIVRI)에 복귀합니다. 감사하게도 기사님이 태워다 주셔서 편하게 잘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할 일이 없었는데 콜롬비아에서는 늘 대중교통만 이용하다 보니 가끔 누가 차를 태워주면 얼마나 감사한지, 기사님께 인사를 여러 번 하고 내립니다.
(요한복음6:27)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께서 인치신 자니라. Do not work for food that spoils, but for food that endures to eternal life, which the Son of Man will give you. On him God the Father has placed his seal of approval."
2023.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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